회진 대리마을 대보름 세시풍습문화재 보존해야


매년 정월 대보름이면 해안가를 끼고 있는 어촌계의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세시풍속들을 볼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회진면 대리마을 열나흘 날 저녁 세시풍습이 문화재로 보존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알아보기로 한다.


대리마을 당산제는 1300년경 마을이 형성되던 때부터 세시풍속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는 마을의 큰 행사이다. 제단의 위치는 마을 뒷산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고 용처럼 마을을 용위하여 쌍 혈로 감싸 내려와서 정기를 머무는 곳에 당산나무가 있고 하단에 천년 암으로 암자가 놓여 있었으나 현재는 오래도록 보존하기 위해 화강석으로 표석하고 있다.


예부터 전해오는 바에 의하면, 마을 터를 호위하는 용혈이 쌍용이라 주민의 갈등이 염려되어 산신령께 마을 텃자리 앞에 형제 바위를 갔다 놓고 사이좋게 살기를 기원했다 하여 형제 바위는 지금도 보존되어 있다.
심술쟁이 할머니 신이 암상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어 그 심술 할머니 신을 달래어 마을의 잡귀와 모든 액을 쫒아 달라는 뜻으로 해마다 정월 열나흘 날 저녁을 기하여 제사를 모시고 농악을 울려서 잡귀와 액을 몰아내는 풍습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한다.


당산제의 제례는 정월 초하루부터 그해 운세가 좋은 사람을 제주와 제관으로 임명하고 마을 인사들이 협심하여 황토를 놓고 금줄을 쳐서 제단 부근을 정결이 하여 잡인이나 추한자의 출입을 금한다.


제주나 제관은 심신을 정결히 하여 보름간 근신하다 소지를 올린다. 소지는 그해 태어난 어린이들의 건강을 빌고 노인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등 혼기를 놓친 노총각, 처녀 시집, 장가들게 해 달라는 각종 소망사항이 있는 대로 소리를 올린다. 분축이 끝이 나면 황토 무덤에 제물을 골고루 묻고 나서 징을 세 번치고 뚱나팔을 분다.
이것이 바로 제사 끝났다는 신호이다.
달집에 불을 부쳐놓고 농악을 치며 제물이 술을 마시는 등 축제 분위기로 휩싸인다.


농악은 당산굿, 거랫굿, 잡신굿을 치고 상쇠의 인솔 하에 형제바위로 위치를 옮기고 바위 앞에 문굿, 들굿을 치며 바위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우리 마을 모든 사람들이 사이좋게 형제처럼 살게 해 달라고 기원하면서 간단한 주과례를 드리고 삼체굿을 치고 흥을 돋은 다음 길굿을 치며 마을 공동 우물샘을 찾아 샘굿을 친다.


샘굿은 펑펑 솟아라 가락으로 흥겹게 외치면 물이 쏟아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샘굿을 마치고 다른 행선지인 선착장으로 이동한다.
선착장까지는 일체의 말소리나 잡음을 금하며 개 부르러 가는 것이다.
여기사 ‘개’는 마을 갯벌에 있는 바다 신을 말한다. 당산제 이어 행해지는 것으로 바다 신에게 풍어를 기원하는 제례이다. 예부터 마을의 소득원이 농토나 바다가 근원이 되어 왔기 때문이다. 半農半漁의 생업으로 바다의 수익을 소중하게 여겨 오고 있기 때문에 어촌계를 끼고 있는 마을은 대다수 개제를 모시고 있다.


그해 선정된 외지 어촌계의 갯벌을 떠나가 마을의 갯벌에 접촉시켜 보다나은 증식을 꽤하는 풍습이다. 타 지역 갯벌은 항아리에 담아 선두에 세우고 군단은 조용하고 엄숙하게 개를 부른다.


상쇠는 군단을 2열로 세워놓고 영기에 하얀 뱃줄을 연결, 군단들은 뱃줄을 손에 잡고 상쇠의 소리에 맞춰 당기고 있다.
상쇠는 큰 기침 세 번을 하고 ‘물 아래 진서방’하고 세 번을 부른다. 바다는 만조가 되어 있고 둥근달은 잘게 부서진 파도 위에 은빛으로 수를 놓는데 상쇠의 부름소리에 헛되지 않았으니 진서방의 대답소리가 멀리에서 은은하게 ‘어이하고’ 들려온다.
상쇠가 반가워서 화답하기를 ‘작년에 만나고 오늘 또 만나니 반갑네’ 하니 진서방은 ‘어이하고’ 답한다.


상쇠가 ‘부탁이 있으니 들어 주소’ 하니 ‘어이하고’ 답한다. ‘올해도 우리 마을 어장도에 김이나 미역, 어패류 할 것 없이 작년보다 좋은 품질로 풍작을 이루게 해 주소’하면 ‘어이하고’ 답한다.


상쇠가 ‘금년에도 특별히 완도에서 갯벌을 따온 것을 드리겠으니 맛 좋고 질 좋은 김, 미역, 생선, 폐류 등을 많이 주게나’ 하면 다시 ‘어이’ 하고 답한다. ‘준비된 갯벌을 바다에 뿌리면 진서방도 어이 잘 왔네’ ‘염려마소 내년에 또 보세’ 하면 상쇠는 신이 나서 ‘어허영차 당거나 보세’하는 구령과 함께 군단이 합동으로 당기는 시늉을 한다.


율동가 맞춰 수차례 당기는데 인근 청산도, 금당도, 생일도, 어장도에는 어종을 모두 당긴다. 제주도, 소라도 등의 생선까지도 당긴 다음, 상쇠의 질굿에 맞춰 다음 행선지는 성주집으로 행한다. 새로 집을 지은 성주집을 찾아 대문 앞에서 대문굿, 마당에 들어가 생굿, 말래굿, 정개굿을 치며 마당 안으로 들어간다.


현재 대리마을은 그 전통의 맥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번에 각 방송사, 목포대학에서 연구자료로 하기 위해 취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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