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지나면서 그야말로 총선 승리를 위한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었다.

흔히 총선은 회고 투표, 대선은 전망 투표라고 하는데, 어떤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어야 4년이 좋을지 유권자들은 후보를 보고 선택할 것이다

제22대 총선을 55여 일 앞두고 거대 양당을 비판하며 제3지대 신당을 추진해온 4개의 세력들이 설 연휴 첫날인 9일 전격 통합에 합의하면서 간신히 설 명절 밥상머리 화젯거리로 오르내리게 됐다. 이번 제3지대 신당 추진 세력들의 전략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신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거대 양당의 지역적 기반인 호남과 영남에서 민심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교수는 왜 22대 총선에서 민주당 승리가 어렵다고 보는 이유를 “민주당엔 ‘민주’도 ‘더불어’도 없다면서 제3당이 ‘메기’ 역할해 다행”이라고 했다.

갑진년 새해를 맞아 지역민들의 관심이 55일 앞으로 다가온 4·10 총선 결과에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전통적으로 광주ㆍ전남의 지지를 받아온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도 전국적으로 과반(151석) 이상의 승리를 할 수 있을지, 또는 과반은 넘지 못하더라도 제1당이 될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사다.

현재 민주당의 의석수는 164석. 이는 국민의힘 113석에 비해 51석이나 많다. 나머지는 무소속 11석, 녹색정의당 6석, 진보당ㆍ새진보연합 각각 1석, 그리고 제3지대 정당인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이낙연신당)도 각각 1석이다.

현재의 수치만 놓고 보면 민주당의 과반 의석 확보는 어렵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이번 총선은 윤석열 대통령 집권 2년이 지난 시점에 실시된다는 점에서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광주·전남 지역민들의 평가가 ‘밑바닥’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집권 여당은 호남에서의 고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재 민주당이 과거처럼 호남인들의 일방적이고 열렬한 지지를 받을 것 같지는 않다. 민주당 일색 지역 구도, 변화 필요 목소리도 크다. 특히 ‘스윙보터’인 20대 신세대 유권자들의 이탈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그 이유는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민주당 내 고질적인 계파 갈등, 끝나지 않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진보ㆍ보수 양극의 사생결단식 대립을 배제하려는 ‘제3지대 신당’의 출현 등에서 찾을 수 있다.

민주당은 지난 6일 1차 경선 지역구를 발표했다. 민주당은 설 연휴 이후 2·3차 경선 지역구를 줄줄이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현역의원 하위 20% 명단도 개별 통보하게 된다.

정치권의 시계는 급박하게 돌아가지만 광주ㆍ전남 유권자들이 느끼는 실망감은 여전하다.

군민 박모(60)씨는 “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당리당략으로 선거구 획정도 못하는 정치권 아니냐”며 “사실 따지고 보면 거의 모든 것이 ‘엉망진창’인데, 그런 것을 바로잡을 생각은 없이 무조건 자기들만 지지해 달라고 보채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적 특수성에 따라 광주·전남의 경선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로 예상된다. 당장 6일 있었던 민주당의 1차 경선 발표 결과 컷오프된 일부 예비후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오수열 조선대 명예교수는 “현실적으로 ‘지역 지배 정당’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정치인들이 공천에 목을 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문제는 이 공천 과정이 제도화돼 있는가 하는 것인데 불행하게도 대답은 ‘아니오’(No)”라고 비판했다.

김형준 배재대 교수는 “총선은 절박함의 싸움이다”며 “절박한 마음으로 혁신을 추구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선거 구도를 만들고 시대정신을 반영한 비전과 공약을 제시하는 세력이 승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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