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농촌에서 대부분 농사일과 퇴비생산 등 '농경'에 큰 역할을 담당했던 한우는 이제 농업의 기계화와 국민소득의 증대로 최고급 육질의 소고기를 찾는 국민 기호에 따라 '육용'의 가치가 대폭 증대됐다. 이에 따라 한우는 국민 식생활에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하는 식량자원으로써 농촌의 소득산업으로 자리매김하여 사육 마릿수도 지속해서 증가했다.

지난 10월 축산물이력제에 따르면 전남도에서 사육하는 소는 63만534두이며 이 중 장흥은 6만1천253두로 전남에서 가장 많은 한우를 사육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통계를 보면 장흥군에서 출하되는 1+등급 이상 고품질 한우는 영암군에 이어 전남도에서 두 번째다.

하지만 축산시장 개방으로 외국산 소고기가 국내 소고기 시장을 잠식하는 속도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오는 2026년에는 미국, 2028년 호주의 관세가 차례로 철폐될 것으로 보여 국내산 축산물 시장의 위기가 턱밑까지 차오른 상황이다.

팬데믹 시대를 지나오며 소비자들의 건강에 관한 관심은 높아져 영양 보충을 위한 고품질 단백질 공급원인 소고기에 대한 수요 증가로 소고기 자급률이 소폭 상승했지만 수입국의 확대와 관세 제로 시대를 앞둔 상황에서 한우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대응 방안 모색이 절실하다.

구제역 등 악성 가축전염병의 발생 증가로 안전하고 위생적인 고품질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 증가 또한 당면한 과제다.

이에 발맞춰 장흥군에서는 '정남진 장흥한우' 브랜드 육성과 고품질 한우 출하를 위해 지난 2020년 7월 2일 '정남진 장흥한우 보호 및 육성 지원에 관한 조례'를 개정하기도 했다.

한우 우수 브랜드 인증을 위해 ▲혈통등록(종축 통일) ▲사료 급여 체계·출하 시기 등 통일된 사양관리 ▲농장의 사육환경·위생·안정성 준수 여부 ▲브랜드 육 유통 실태 등 도축·가공·유통 등 주요 심사 기준을 마련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현재 조례에 따라 엄격한 심사를 거친 '정남진 장흥한우' 브랜드 301 농가(1만8천560두)를 육성하고 있고, 장흥 축산업협동조합과 협업해 연 2회 농가교육과 횡성 축산업협동조합 등 벤치마킹을 통한 농가 인식 제고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브랜드 육성뿐만 아니라 우량암소를 보유한 관내 농가와 협의, 암소 난자를 채취해 OPU 수정란 이식 기술을 활용한 한우 개량에도 힘쓰는 등 축산농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이뿐만 아니라 장흥한우 명품화를 위해 ▲우량 번식우 고급육 생산장려금 지원·한우 등록 ▲한우 송아지 브랜드 육성 ▲장흥한우 농촌융복합산업지구 조성 등 여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관광지 선택의 주요 요소로 '미식', '식도락', '맛집'과 같은 키워드가 주로 언급되고 있다. 이제 장흥군이 한우 명품화를 위해 그동안 마련한 각종 제도적인 기반과 장흥토요시장 등 지역 인프라를 십분 활용해야 할 시점이다.

장흥군은 전남 최대 규모로 한우를 사육하고 있고, 1+등급 이상 고품질 한우 출하, 고정 판매처인 장흥토요시장을 보유해 미식 관광을 위한 최적의 요소를 갖추고 있다.

유명 쉐프, 맛 칼럼니스트의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토요시장 한우 먹거리 특화 골목 조성, 장흥 음식 맛집 육성, 한식 체험관 조성 등 미식 관광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과거의 미식(美食)은 특별한 사람들만 즐기는 특별한 음식 또는 특별한 음식을 먹는 행위를 의미했으나 현대적 의미의 미식은 지역 음식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음식을 즐기는 활동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미식 관광의 대표적인 사례는 전북의 상하농원으로 '짓다, 놀다, 먹다'라는 콘셉트 아래 상하농원 안에서는 1차 산업인 친환경 농업, 2차 산업인 친환경 식재료 가공, 3차 산업인 유통과 관광 서비스 체험으로 건강한 미식 경험을 할 수 있다.

해당 사례를 참고로 지역 특산물과 연계한 계절·테마·계층별 미식 투어 상품을 개발하여 장흥군 소득 분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한우산업을 더욱 육성하고, 나아가 장흥 관광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

전남의 미식 관광이 장흥의 특산품인 정남진 한우로 시작될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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