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포용, 영남 중진 희생만으론 감동 부족
총선 슬로건 생각하며 혁신 과제 밀어붙여야!
“특권 없앨 개헌 의석 달라” 호소하면 압승
우리들 문제엔 소극적, 그들만의 문제에 적극적

인요한이 잘하고 있나?

이 물음에 대다수 여당 지지자들은 고개를 끄덕일 것이고 야당 지지자들은 고개를 저을 것이다. 보수 성향 언론들도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크게 중계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그가 핵심을 못 짚고 있다고 본다. 아직 실망은 하지 않았지만, 남은 기간 대 분발할 것을 촉구한다.

인요한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나?

너무 그들만의 문제에 치중하고 있다. 영남의 다선이나 친윤 의원들이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거나 불출마한다고 해서 누가 얼마나 관심을 가지겠는지를 생각해 보면 이 말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김영삼-김대중 시대가 아니다. 그때는 정치 기사를 자주 읽는 국민들이 국회의원들 이름을 거의 다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 문제가 국민들 문제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정당 지도부 몇 사람이나 방송에 얼굴이 자주 나오는 의원, 비리 의원들 정도만 안다. 옛날 같은 스타들도 별로 없다.

하물며 웰빙 정당 국회의원님들임에랴…. 솔직히 그들이 왜 수도권에서 나와야 하고 왜 불출마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일 것이다.

인요한이 혁신위원장으로 들어오면서 강조한 말이 통합과 희생이었다. 그의 행보와 건의 내용으로 보건대 그것은 이준석 포용 시도와 영남 중진, 친윤 인사들 압박으로 압축된다.

이 두 가지 일이 일반 국민, 그러니까 내년 총선에서 표를 던질 유권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는가? 아주 의미가 없지는 않다. 그러나 그것은 부차적인 추진 과제가 되어야 한다.

국민의힘 의원들 그들 문제보다는 일반 유권자 국민인 우리가 관심을 크게 두고 감동하며 그래서 그들에게 표를 더 줄 수 있는 이슈에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인요한은 ‘그들’ 정당을 혁신하는 게 자기에게 주어진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것은 매우 잘못된 위치 선정이다.

그는 사실상 대통령이 발탁해서 전권을 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당 혁신과 의제 설정 임무를 받은 사람이다. 총선을 위한 게 아니라면 파란 눈의 소신파를 데려올 이유가 없다.

따라서 그가 밀어붙여야 할 과제는 내년 총선의 시대정신을 잡는 것이다. 그리하여 집권 여당이 그 구현을 위해 선거에 임할 것이니 우리에게 더 많은 표를 주어야만 한다고 외치도록 하는 일이다.

다시 말해 총선 슬로건이 될 정치 혁신 구호를 만들어야 한다. 4류로 평가되는 대한민국 정치 수준을 혁명적으로 높이자는 게 그가 주장해야 할 과제다.

이 혁명이 고작 영남의 3~5선 의원들 희생시키는 조치로 될 수 없는 건 자명한 일이다. 인요한은 너무 시시한 목 자르기에 집착하고 있다.

대표적인 혁명 과제는 국회의원 기득권을 손보는 것이다. 인요한은 개인 의견 형식으로 불체포특권 포기, 정수 10% 감축, 구속 시 세비 박탈을 당 지도부에 건의했다.

이런 정도는 국민 눈높이에서는 간에 기별이 안 간다. 의원 수는 최소 200명으로 확 줄이자고 해야 한다. 미국 인구 대비 의원 수에 비하면 그것도 3배 많다.

다음은 연봉과 보좌진 대폭 삭감이다. 그들 봉급 1억 5000여만원은 국민 평균 급여액보다 3배 많고 GDP 기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대한민국의 저질 국회의원들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받을 자격이 있나?

그리고 인턴, 운전기사 포함해서 국민 세금으로 무려 9명의 보좌진을 거느리게 하고 있다. 이거 2~3명 수준으로 줄이고 운전은 스스로 하게 해야 한다. 유럽 선진국은 보좌관 1명을 의원 2명이 공유한다지 않는가?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은 개헌 사항이다. 헌법으로 그것을 보장해 놓았다. 이거 뜯어 고쳐야 한다. 김의겸 같은 사람이 아무리 가짜 뉴스로 선동하고 장관들 능멸해도 면책특권이 있어서 처벌을 면하는 제도는 없애야 마땅하다.

국민대표로서 자유로운 의정 활동을 위해 필요하다면 독일처럼 ‘중상적 모욕’ 발언 등을 예외로 하면 된다. 불체포특권의 폐해, 꼴불견은 민주당 의원들의 이재명, 노웅래 방탄 국회에서 모든 국민이 지켜봤다.

이들 특권 폐지-축소는 말로만 해서 되지 않는다. 선거 때마다, 당 혁신위가 뜰 때마다 수없이 반복돼 온 약속이다. 안 지키면 그만이다.

그래서 인요한은 이 국회의원 ‘자살’ 슬로건을 총선에서 내걸어 이것이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여당에 표를 몰아주라고 하라고 당에 요구해야 한다. 다수당이 됐을 경우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약속도 확실하게 제시해야 국민들이 믿는다.

인요한은 이준석과 영남에 너무 집착 말고 더 중요하고, 확실한 효과가 있는 압승 전략에 집중하기를 바란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이 앞으로 한 달 더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