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슈퍼맨처럼 되고 싶어 무려 23번이나 성형수술을 한 남자의 뉴스를 본적이 있다. 5살 때 TV에서 슈퍼맨을 보고 흠뻑 빠져 버렸다는 그는 18년 동안 피부, 턱, 코등의 부위에 칼을 댄 것도 모자라 슈퍼맨 처럼 강철 복근을 갖고 싶어 필러 주입 수술까지 시도 했다.

의사가 그건 수술보다도 운동을 통해 만들어야 한다며 거부하자 무척 실망 했다고 한다. 많은 운동으로도 슈퍼맨과 똑같은 강철 복근을 만들 수도 없겠지만 말이다.

디즈니 만화에 나오는 인어공주 처럼 되고 싶다는 열망으로 8억원을 들여 성형수술을 한 여자에 대한 뉴스도 있다. 그 만화 주인공과 똑같은 몸매를 만들기 위해 갈비뼈 제거까지 마다하지 않았고, 유럽에서는 생각지도 않은 눈동자 이식 수술을 하기 위해 성자처럼 맑은 눈동자를 가진 민족의 나라 인도로 가는 도전을 감행 했다고 한다.

그것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행동이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이상 나무랄수 는 없겠지만 보통 사람들의 의식을 뛰어넘는 특이한 발상으로 보인다.

사람들에게는 각자 닮고 싶은 선망의 대상이 있다. 위에서 소개한 사례처럼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도 있지만,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같은 유명인사, 혹은 존경받는 스승님도 닮고 싶은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런 선의적인 모방이야 각자의 이상과 취향의 영역일 터이다. 발전하여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상대의 운영 프로세스를 도입하는 ‘벤치마킹’은 오히려 권장사항이다.

수년전에는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한 ‘아이유’를 따라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난 적이 있다. 남을 따라하는 행동은 건전한 방향으로만 진행된다면 호감을 살 수 도 있을 것이다.

다만 그것이 과도하면 생각해 볼 문제이다. 자신이 동경하는 대상과 똑같이 되고 싶다는 열망을 넘어 그것이 현실과 괴리되어 깊은 좌절감으로 이어질 정도라면 과연 정상적인 것인지 되짚어 볼 필요는 있다.

물론 사람은 누구나 어느정도는 타인을 모방 하려는 원초적인 심리를 가지고 있다. 옆 사람이 하품을 하면 나도 모르게 따라 해 본 경험이 한 번 쯤은 있을 것이다.

그 연장선에서 요즘 우리 사회에 충격을 던지는 경악스런 ‘묻지마 폭행’연쇄 폭파 협박등 ‘모방범죄’의 공포도 움틀댄다. 

자기실패와 사회에 불만을 품은 자들의 비 이성적인 영웅 심리에 성냥을 그어대는 악의적인 모방으로 전이 된다면,무고한 시민의 생명이 위협받고 사회는 공포 분위기에 불안 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여 살아가는데 익숙하기에 남에게 인정 받고 싶어하는 욕구 또한 무척 강하다.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남들에게 인기있는 사람의 일부 모습을 자신에게 투영 해서라도 인정 받고 싶어한다.

모두가 멋지다고 인정하는 연예인과 똑 같은 옷을 사는데 아낌없이 지갑을 열고, 그의 헤어 스타일을 따라 하는 것이다.

유명인들을 활용한 제품 마케팅을 홍하는 전략적인 배경도 여기에 있다.

자본주의 사회는 더 많은 상품을 판매 하기 위하여 남과의 비교를 조장한다.

그런 맹목적인 모방을 통해 잠깐의 심리적인 안정을 얻을수 있을 지언정 정말로 나의 정체성이나 개성까지 유명인의 정신에 몰입해 버린다면 심각한 문제다.

자신의 가치를 부정하고 다른사람의 모조품이 되길 자처한 사람들은 마음의 길을 잃고 이리저리 해맬 뿐이다. 현대인이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다른 사람들의 ‘짝퉁’이 될 것인가, 나만의 ‘정품’이 될 것인가?

누군가를 롤 모델로 삼고 그들이 앞서간 길을 참고 하는 것은 내 성장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삶은 그들의 삶이고, 나의 삶은 나의 삶이다. 나만의 삶을 살아가는데도 너무나 짧은 인생이다.

인생은 연극과 같다. 우리가 신경 써야 할 것은 관중이 아니라 자신이 맡은 배역이다.

이제 자연이 그려놓은 청명한 가을 하늘을 조명삼아 가을밤 귀뚜라미 소리를 배경음악으로 깔고 나만의 깊은 사색에 한 번 잠겨보자.

잘 나가는 남의 삶만을 선망하고 경도 되어 자신을 지우고 마는 모방의 유혹을 이겨내고, 허튼 욕망에 천착하려는 마음의 구김살을 순녀의 머릿결 처럼 매끈하게 빗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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