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태전)전라남도 문화재 전문위원
▲김희태전)전라남도 문화재 전문위원

- 2023년 참관기를 겸하여 (연재)

지난호에 이어서
●●7. 형태
고싸움 줄당기기의 구성은 원래 줄만들기, 고샅줄당기기, 보름줄당기기로 이어진다. 줄만들기는 정월 10일경 볏짚을 거둬 길이 200여 미터, 둘레 2~3미터의 줄을 만든다. 이 줄을 반으로 접어 줄머리를 만들고 밧줄로 감는다. 그 머리에서 나온 줄을 꼬아 2합, 3합하여 굵게 몸체를 만들고 화려한 청사초롱을 달아 멜대를 묶는다. 그 뒤에 줄머리를 45도로 세우면 완성된다. 

고삿줄당기기는 동짓달 15일께부터 어린이들의 소규모 줄당기기가 벌어지고, 청년들까지 가세하여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보름줄당기기는 정월 대보름 하오에 동서의 놀이꾼들이 달려들어 청사초롱을 켜고 탐진강변으로 간다. 모래사장에 다다르면 전희로 고싸움이 벌어지고, 바로 이어 줄당기기가 시작된다. 먼저 줄을 떠받들어 숫줄을 암줄에 넣고 비녀목으로 찔러 연결한다. ‘줄들어갔다’라는 함성이 터지면 줄을 내리고 함성과 함께 격렬한 놀이가 시작된다. 놀이를 한참 하다가 불리한 쪽은 줄패장의 호령에 ‘깔기’를 하고, 상대방은 격렬한 ‘밀치기’를 시도하면서 놀이가 전개된다.

●● 8. 계승
장흥 고싸움줄당기기에 대해서 체계적인 조사와 무형문화재 지정 등의 논의가 있어 2013년에는 장흥군의 지원으로 장흥문화원에서 전문가[이경엽ㆍ양기수ㆍ이옥희]가 참여하는 학술조사를 실시하여 『장흥 고싸움 줄당기기』를 발간하고 학술대회를 열었다. 

그리고 정남진 토요시장 입구와 장흥대교에 고싸움줄당기기 상징물을 설치했고 탐진강 제방에 벽화를 그렸다. 2019년 시연한 고줄은 예양교 아래에 전시하고 있다. 

2022년에는 문화재청의 미래무형유산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2023년 3월 3일 ‘미래무형유산과 장흥 고싸움 줄당기기의 전승 방향’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발표는 이경엽ㆍ이옥희ㆍ김희태ㆍ허용호, 토론은 양기수ㆍ박원모ㆍ고대영ㆍ문병길ㆍ김상찬이 참여하였다. 

2023년 4월 10일 장흥군 향토문화유산 제20호로 지정되었고,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지정을 추진중에 있다. 2023년 4월 28일 제53회 군민의날ㆍ보림문화제에서 고싸움 줄당기기 시연을 했다. 

▲1990년 줄당기기(탐진강, 군민의날ㆍ보림문화제, 사진 양기수)
▲1990년 줄당기기(탐진강, 군민의날ㆍ보림문화제, 사진 양기수)
▲2019년 고줄 보관 전시(장흥읍 탐진강 예양교 밑)
▲2019년 고줄 보관 전시(장흥읍 탐진강 예양교 밑)

●● 9. 제작
고싸움줄당기기에 활용되는 고줄은 암고와 숫고 모두를 장흥읍 행원리에서 만들고 있다. 원래는 동부 고는 장흥읍 원도리ㆍ관덕리ㆍ상리 행원리 일원에서, 서부 고는 장흥읍 남외리ㆍ충렬리ㆍ교촌리 일원에서 만들었다. 고줄을 만드는 시기는 보림문화제가 시행되기 전 년도로, 추수시기에 볏짚을 미리 예약, 보관하여 보림문화제가 열리기 20여일 전까지 고줄을 완성한다. 

최근 군민의 날 보림문화제 행사에서 시연한 고줄의 길이는 200m 내외이다. ‘고의 머리’라 불리는 고리의 지름은 약 2m 내외이며, 굵기는 약 둘레가 0.8m 가량이다. 고의 몸통부분은 지름이 1.5m 내외이다. 주 몸통 부분에서 점차 가늘어지도록 하기 위해 옆 줄을 빼내어 뒷부분으로 갈수록 가늘어진다. 

고줄을 만드는 주재료는 볏짚으로 새끼줄을 꼬아 만드는데 천지인(天地人)을 상징하여 3의 배수로 줄을 점점 굵게 만들어 총 81합까지 만든다. 이 81합이 세가닥 모여 한곳의 줄이 된다. 2023년 고줄은 기계로 꼰 새끼 450뭉치를 무안에서 구입하였는데, 새끼줄이 가늘어 4줄로 꼬기 시작하여 324합이 되었다. 크기는 암고가 전체길이 4,300㎝, 고머리 외경 155㎝, 줄 직경 30㎝, 고몸통의 폭 50㎝였다. 숫고는 길이 4,200㎝, 외경 140㎝로 조금 작았다.  

고머리 부분은 동부고와 서부고가 서로 맞부딪쳤을 때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대나무를 중심 부분에 넣어 만든다. 암고와 숫고의 고머리 크기는 거의 비슷하지만 암고는 약간 둥그렇고, 숫고는 양간 머리 쪽이 약간 긴 타원형을 갖춘다. 이는 고싸움 이후 줄다리기를 위해 두 줄을 연결할 때를 감안하여 만든다. 고가 모두 만들어지면 서부 고인 암고는 고머리에 붉은색 천을 감고, 동부 고인 숫고에는 청색 천을 감아 고를 구분한다.

2023년 고싸움줄당기기 고줄제작은 행원리 회관 앞에서 4월 7일에서 10일 사이 제작되었다. 마을 주민이 공동노동으로 참여하였는데, 자치운영회(이장 김기종님), 부녀회(이명호님), 청년회(이석동님)가 장흥읍번영회(백형칠님)와 계약을 맺은 뒤 고줄 제작을 주관하였다. 원로[위현종님(88세), 장세홍님(87세)]들이 입회하여 자문하였다. 

●● 10. 행군
고싸움 줄당기기를 위해 행군을 할 때는 고머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청사초롱을 달아 화려하게 장식한다. 

과거에는 장흥도호부와 벽사역 관아의 동헌 뜰에 들어가서 인사를 한 뒤 탐진강변으로 이동해서 본격적인 놀이를 펼쳤다. 1992년부터는 공설운동장에서 시연을 하고 있다.

줄을 메고 행진할 때에는 예전에는 고을 원님을 줄 위에 태웠다고 하며, 토반에 해당하는 한량과 예인들이 줄 위에 올라타서 소리를 하며 이동했다. 

근래에는 고싸움 줄당기기를 위해 행사장으로 이동할 때 군수나 국회의원이 줄 위에 타기도 하며, 지휘자가 줄 위에 올라서서 행진을 이끈다.

동부 고는 군민회관에서 출발하여 중앙로를 거쳐 옛 국도 2호선을 따라 장흥대교 지나 칠거리로, 서부 고는 석대모퉁이에서 출발하여 신작로길을 따라 칠거리에서 합류하여 공설운동장으로 향한다. 

2023년에는 동부 고는 장흥대교 밑 탐진강에서 출발하여 칠거리로 갔는데, 군민의날 참여 각 읍면 선수단과 행사단 전체가 뒤따라 시가행진을 했다. 

서부 고는 토요시장 입구에서 칠거리로 행군하여 동부와 서부고가 차례대로 동동리, 경찰서앞, 남문고개를 넘어 공설운동장 동문과 서문으로 행했다.  

올해에는 시가행진을 할 때에 동부 고에는 장흥읍장(길현종), 장흥군민의 상 수상자(김장규ㆍ김일진), 설소리꾼 국악인(정숙이, 목포), 미래세대로 장흥서초등학교 남학생이 탔다. 서부 고에는 새마을금고이사장(한용현), 장흥군체육회장(정성인), 장흥군민의 상 수상자(김점배), 소리꾼(김효정, 장흥), 장흥초등학교 여학생이 탔다. 공설운동장 행군시에는 동부 고에는 장흥군수(김성), 재경향우회장(김연식), 장흥군번영회장(주재용), 서부 고에는 장흥군의회의장(왕윤채), 장흥문화원장(김명환), 이장자치회장(위성석)이 탔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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