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겼다는 말보다 더 듣기 좋은 말이 있다.

매력 있다는 말이다. 나이가 들면서 더욱 그렇다. 매력이란 것은 겉치장, 나이, 외모와는 관계없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묘한 힘. 그게 매력이다.

재력보다 지력보다 더 힘센 게 매력이다. 국가 간의 관계에서도 매력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 군사력, 경제력보다 더 중요한 게 그 나라의 매력이라고 어느 분이 얘기하셨다.

요즘 도시의 경쟁력이니 디자인이니 말이 많은데, 사람들을 그 도시에 끌고 가고, 다시 찾게 하는 힘도 바로 매력이 아닐까 싶다. 청계천같은 인공구조물, 63빌딩 같은 고층건물, 가든파이브같은 대형쇼핑몰, 광화문 광장 스케이트장이 있다고 해서 그 도시의 매력이 높아지는 건 아닐 터.

지난해 겨울 학생들과 일본 여행 중 들른 나라현. 교토와 함께 일본의 유서 깊은 도시이지만, 교토와는 다른 풍취가 있다. 사슴 공원이다. 엄청나게 넓은 녹지에 사슴 1000여 마리를 풀어놓고 사람들과 어울리게 만들었다. 곳곳에서 관광객에게 사슴전병(사슴이 좋아하는 과자같은 먹이)을 파는데, 그걸 들고 있으며 여기저기서 사슴들이 몰려든다. 어느 녀석을 줄까 고민하고 있으면 빨리 달라고 머리로 툭툭 들이받는다.

넓은 녹지와 수많은 사슴, 잘 조경된 숲, 그리고 고도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사원과 신사. 사슴 공원이야말로 나라현의 가장 큰 매력이다.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힘이다. 나라현에서 사슴 공원을 담당하고 있는 담당과의 이름도 재미있다. 바로 '매력창조(魅力創造)과'다. 무엇이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부를 창출할 수 있는 매력인지 알고 있다는 거다. 그러면 우리 장흥의 매력은 뭘까.

강에 유람선 띄우고, 뽀다구 나는 조형물 세우고, 기획성 이벤트 몇 개 한다고 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길 수 있을까. 

음... 그건 그렇고, 나라 사슴 공원의 사슴들에게도 구제역 불똥이 튀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못지 않게 일본도 구제역 때문에 초비상이다. 

지난 겨울 사슴 전병 안 준다고 내 엉덩이를 여러번 툭툭 들이받던 그 숫사슴은 무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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