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인류 축제 중 가장 전위적인 축제 '버닝 맨 페스티벌'은 1년에 단 일주일만 존재하는 신기루 같은 환상의 도시 블랙록시티 위에서 열리는 버닝 맨 페스티벌이 올해도 어김없이 네바다 주 블랙록 사막에서 열린다고 한다.

지역의 행복을 부르는 축제 환상적인 조명과 음악 그리고 다채로운 조형물들이 설치되는 버닝 맨 페스티벌은 환경과 과학, 기술에 대한 고민을 예술을 통해 풀어내는 전위적인 예술 축제로, 축제 마지막 날이 되면 축제에 사용되었던 모든 조형물을 부수고 완전히 불태우는 것으로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우리들의 축제는 유희 축제다. 어떤 가수가 출연하느냐에 따라 관객수는 비례하고 성공의 잣대가 되기도 한다. 축제가 연예인의 잔치로 돌변한다. 축제가 성공하려면 계획은 신중하게 설계는 촘촘하되 반드시 그 지역의 핵심 가치와 이야기가 함께 만나야 문화와 경제가 함께 살아나는 축제로 성공할 수 있다 축제가 성공하면 지역 경제 활성화, 시민들의 자존감 향상, 관광 가치 개발 등 무궁무진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보성세계차EXPO를 보면서 군수의 뚝심과 공무원들의 노력, 주민들의 결집력에 박수를 보내면서 그 축제는 내년에도, 그 후년에도 발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높다. 지역 축제에 그만의 경쟁력이 있다면 수익은 자동으로 따라오는 선물이다. 떼려야 뗄 수 없는 문화와 경제 사이, 이번 여름에 개최되는 ‘정남진 장흥 물축제’가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지 기대된다.

사람이 더욱 중심이 되는 사회, 지역 주민-관광객-지자체 모두가 열정적으로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었으면 한다. 지역 브랜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숨 쉬는 축제에서 생긴다. 우리에겐 요원한 것일까? 

어릴 적 늘 그리워하며 동경하던 장소가 하나 있었다. 서울에서 차로 5시간을 달려 도착했던 곳,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계시던 농촌, 나에게는 고향이었다. 그곳에 가면 넓은 논밭이 있었고, 도랑에는 작은 메기와 미꾸라지가 살고 있었다. 논을 지나서 바라보면 폭 30m 정도의 개울이 있었는데, 여름에는 그 개울에서 송사리와 붕어를 잠자리채로 잡고 놀았고, 이른 봄의 논밭에서는 땅을 일구면, 겨울잠 자는 개구리들이 팔딱 놀라 뛰어오르곤 하였다.

가끔 이렇게 시골을 방문하면, 자연 속에 사는 삶이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기만 했다. 그러면서 도시에서 볼 수 없는 자연과 조화된 삶, 조금씩 시골 속의 삶과 농촌에 대한 동경심도 커져갔다

하지만, 조금씩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농촌을 동경하던 마음은 사라져 갔다. 언제나 미디어에서 등장하던 그림자 짙은 이미지가 그 이유였다. 풍년이면 가격폭락, 흉년이면 가격급등, 우루과이 라운드 및 쌀 수입자유화 등, 농촌이 어려워지는 무거운 문제가 대두되었다. 한국의 농촌은 점점 내 마음속에 동경의 이미지에서 소멸 위기라는 무거운 이미지로 바꿔버렸다. 젊은 층이 사라져 간다는 과소화는 더욱 이러한 이미지를 부채질했다.

신(神)이 중심이 되었던 중세 시대를 깨고, 사람이 중심이 되기 시작한 르네상스, 하지만 다시 사람에서 산업이 중시되는 이 자본주의 시대에 우리는 다시 산업에서 사람으로 가야 하는 중요한 갈림길에 있다.

문화공연을 통한 도시와 농촌의 소통 이러한 고민은 한국만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우리와 비슷한 기후와 식습관을 가진 일본 역시 농촌의 이미지 저하로 심각한 과소화에 시달린다. 젊은 층이 계속해서 시골과 농촌 생활을 버리고 도시로 가는 것이다. 

과소화된 산촌의 농업지역에 예술공연을 불어 넣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그 예술공연은 단순한 작품이 아닌 대자연(山水)의 무대, 그리고 지역의 설화를 주제로 한 전통예술 공연을 꿈꿔본다. 우리가 무거운 이미지를 최소화하고, 자연의 山水를 무대로 지역의 문화와 농업을 통한 삶의 모습을, 예술공연을 통해 보여주는 프로젝트는 성공하리라는 예감이 든다

 문화공연이 열리는 이 지역은 자연스럽게 예술품의 캔버스로 변모하고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생동감 넘치는 도시로 변모할 것이다. 자연스럽게 젊은 층이 이곳에 모여들기 시작할 것이다. 

격변하는 시대에 농촌과 축제란 아날로그적 소통을 지향하여 농수축산의 6차 산업화로 소멸 위기에서 탈출하고 우리에게 밝은 미래가 될 수 있는 길을 문화산업에서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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