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장은 권력이다?
윤흥길(1942~)은 196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회색면류관의 계절”이 당선 되면서 문단에 데뷔 하였다.  시대적 상황을 주시 하면서 산업화와 소외의 문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으로 주목 받는 작품들을 발표 하였다. “장마”“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등은 대표적인 작품이다. 특히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는 70년대 산업화의 과정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그려 내었고 오랫동안 스터디 셀러로 독자들에게 읽혀졌다.

윤흥길의 소설 중에서 눈길을 끄는 작품은 “완장”이다.
완장(腕章)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사람의 공개적인 소속과 역할 권한을 표시하기 위해 팔에 걸거나 붙이는 휘장(armband)이다. 완장은 색깔과 표시된 문자로 상대적인 구별이 된다. 그 구별은 언뜻 역할 권한을 내포 하고 있는듯한 표식이 되기도 한다.
이런 관점에서 윤훙길의 소설 “완장”은  소설속의 주인공 임종술을 통해 인간 내면의 권력 의식을 적나라 하게 묘사하였다. 임종술은 내세울 것 없어서 실로 보잘 것 없는 삶을 살아가는 위인이었다. 그가 우연히 저수지 감시인으로 채용되고 노란 바탕에 파란 글씨의 감시인 완장을 차게 되면서부터 ‘서 푼어치 권력’에 함몰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저수지 공간을 통치(?)하는 그 조그마한 권력에 무너지는 임종술의 인간상은 비단 임종술에게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 땅의 모든 이들이 혹은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권력이 허락 되었을 때의 속성이 임종술을 통해서 들어나는 인간의 속성을 소설 속에 표현 하였다.

●선출직 완장도 권력인가?
민주주의 가장 대표적인 제도인 선거로 선출되는 모든 직책들도 완장에 비유 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 가장 근접된 일상에서 동행하고 공론 해야 하는 국회의원, 군수, 군의회 의원들도 선출된 정무직 직책들이다. 선거가 최선의 방안은 아니어서  선거 후의 부당한 결과와 후유증도 발생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제도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그들이 선출되는 과정은 치열한 경쟁이어서 당선된 후보의 성취감은 남다를 것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국회의원, 군수, 군의회 의원들은 4년간의 임기를 보장받고 주어진 역할을 수행 하게 된다. 그들의 직무와 역할은 법령에  명시 되어 있으며 여타의 역할은 사회적인 통념과 윤리를 바탕으로 운용될 것이며 무엇보다 그들을 선출해준 민의와 여론의 향방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출직들의 당선 이후에는  그 직책을 마치 “완장”을 두른 권력자들처럼 행세 하는 경우가 비일 비재 하다. 분명한 것은 선출직에게 주어진 완장의 직책은 권력의 완장이 아니라 봉사의 완장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군민의 “머슴”을 자처 하면서 읍소 하여 당선되었고 따라서 “머슴”에 합당한 봉사와 섬김의 선善한 완장을 차고 있다는 의식을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이 지극히 상식적이며 당연한 사실이 표류 하고 있는 현상이 장흥군에서 횡행하고 있다.
근간에 장흥군의회가 무소속 군수가 추진 하고자 하는 정책들을 연속적으로 부결하고 딴지를 거는 행위는 “ 완장 찬 머슴의 막가파”적인 정치 행위이다.
군민의 여론이 이를 용납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군민은 장흥군의의회 의원들의  언행을 속속들이 인지하고 있다.
장흥군의회는 장흥군청청사신축의 안건을 세차레에 걸쳐 부결 하였다.
그 과정을 군민들이 제법 상세하게 인지 하고 있고 장흥군의회 의원 7명이 파벌을 형성 하여 군정의 전반적인 사안에 명분 없는 딴지를 걸고 있다는 사실도 속속들이 알고 있다.
비단 청사 신축의 사안뿐만이 아니라 군정의 전반적인 정책 수행에 과도한 “의회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군민은 공정한 선거를 통하여 무소속 군수를 선출 하였다. 선출된 무소속 군수의 군정이 합당치 않을 경우 군민은 다음 선거를 통하여 심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임기동안에 과도한 흠결이 없다면 군민과 의회는 제도적인 규범 내에서 설사 무소속 군수라 할지라도 최선을 다해 협력 하고 성원 해야 하는 것이다.
장흥군의회가 7명의 의원들이 이 당연한 공론을 상기 하고 위민爲民의 정치를 실현 한다면 남은 임기동안 차고 있을 완장이 선한 권력의 상징으로 아름답게 보일 것이고 오래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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