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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의 가사문학 깊이 읽기기획특집 (4)/ 기봉백광홍선생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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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04  10:2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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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군은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칭되고 있다. 2008년에 지정된 이 특구의 개념은 한 지역이 특산물이 아닌 ‘문학’의 정체성을 특구화하여 대내외적으로 선양하였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그만큼 장흥의 문학은 정연하고 당당한 문맥이 이어지고 있으며 문학자원 또한 그 질량의 풍성함이 여타의 지역에 우선 하고 있다. 그래서 장흥의 문학, 문학사, 문학자원은 전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렇듯 차별성 있는 장흥의 문학 그 문맥의 시원을 논할 때는 어김없이 ‘장흥의 가사문학’과 이어서 기봉 백광홍의 관서별곡이 등장한다. 국문학사에서 ‘기행서경가사’의 효시로 일컬어 지는 기봉의 관서별곡은 장흥 문학의 자긍심이다.
이러한 기봉의 문학적 업적은 2004년 문화관광부에서 6월의 문화인물로 선정하여 일련의 연구 작업을 진행하였다. 더불어 ‘기봉백광홍선생기념사업회’를 창립하여 지속적으로 기봉의 문학을 선양하고 연구하는 단체로 활동을 하여 왔다.
‘기념사업회’에서는 기봉집 국역 및 출판 기봉의 연구, 학술 자료 간행, 기봉 문학의 상징 조형물 제작 설치, 전국 대상가사문학작품공모 및 시상 학생 백일장, 가사문학 현장 문학기행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여 왔다.
2020년의 사업으로는 장흥 지역에서 가장 전통이 있고 유료 구독자가 많은 주간신문인 장흥신문과 연계하여 “장흥의 가사문학 다시 읽기-기봉 문학을 중심으로”라는 테마로  지면을 할애 받아 연재할 계획이다.
이 사업으로 장흥군민과 문학관광기행특구 장흥에 관심있는 독지와 문학도들에게 장흥의 문학사와 가사문학 기봉 백광홍의 문학적 업적을 ‘다시 읽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이 사업은 기념사업회의 자부담과 장흥군의 지원으로 진행된다.◀◀◀

   
 

오언사운(五言四韻)Ⅱ
 

●봉산관에서 밤에 읊조리다
鳳山舘夜詠
객지 생활 다시금 먼 길 떠나와                久客還征遠
올봄에도 여태 아직 못 돌아갔네.              今春亦未歸
겹겹 뫼는 구름만 자욱히 꼈고                 重岡雲漠漠
옛 역엔 버들만 휘늘어졌다.                    古驛柳依依
형제는 헤어짐을 괴로워하고                   兄弟分離苦
처자식은 의탁할 곳 많지 않으리.             妻兒寄托微
무슨 일 이루자고 이리 바쁜가                 驅馳何事業
옛 동산 고사리만 생각하노라.                 空憶故山薇

●철옹성에서 어사 박군옥에게 주다
-이름은 계현이다
鐵瓮城贈朴御史君沃[名啓賢]
천리 길  황금빛 변방 성채에                   千里黃金塞
겹겹 관문 흰 눈에 덮힌 성이라.                重關白雪城
어여쁜 아가씬 술을 권하고                      佳人勸美酒
어사는 바쁜 일정 굳이 붙든다.                 御史滯嚴程
옥피린 매화롱(梅花弄) 가락을 불고           玉笛梅花弄
거문고 녹수정(綠水停) 곡을 뜯누나.           瑤琴綠水停
차가운 창가엔 병든 서기(書記)가              寒窓病書記
양생의 경전을 혼자 읽는다.                     空讀養生經

●결승정에서 서울가는 홍장원을 전송하며 차운하다
  -이름이 부(溥)이니, 기유년에 함께 급제했다
決勝亭別洪壯元還洛次韻[名                    己酉同蓮榜]
들 해는 강물 위에 저리 환하고                野日明江水
진달래꽃 천층만층 활짝 피었네.               千層躑躅花
잡은 손 나누어도 저녁 아닌데                 分携應未夕
가는 길 술 사 줌을 깜빡 잊었네.               去路却忘賖
떠돌이 오래인데 봄마저 가니                   客久春將盡
근심을 못 가누어 살적이 센다.                 愁深髮欲華
고향 땅 가고파라 어드메인가                   鄕關何處是
피리 소리 늦바람에 빗겨 들리네.             一笛晩風斜

●창성관에서 방백의 시에 차운하여
昌城舘次方伯韻
서쪽 변방 관문 방비 튼튼하여서                西塞關防壯
전쟁 먼지 오래도록 놀람 없었네.               胡塵久不驚
장군은 농막서 바둑을 두고                       將軍碁賭墅
막객(幕客)은 취했다가 깨곤 한다네.            幕客醉還醒
늦은 노에 봄 물결은 더욱 푸르고               晩棹春波綠
청루(靑樓)에선 대낮에도 꿈이 달콤해.         靑樓午夢成
강과 호수 마치도 옛 나라 같아                  江湖如古國
흰 새가 빗 속을 가벼이 나네.                    白鳥雨邊輕

●병으로 의주 청심당에 누워 회포를 적다
病臥義州淸心堂書懷
삼천리 먼 길을 집 떠나 와서                     離家三千里
아파 눕자 어버이 배나 그리워.                  臥病倍思親
오랑캐 땅 바람 소리 이상도 하고               胡地風聲異
변방 백성 생김새는 신기도 해라.                邊氓面目新
근심 겨워 꿈조차 꾸기 어려워                   愁多難作夢
눈물 솟아 온몸을 적시는구나.                   淚迸欲沾身
어인 일로 서강에 내리는 비는                   何事西江雨
주룩주룩 새벽까지 내리는 게냐.                 浪浪夜達晨

●삼가 연경 가는 고응임에게 부침(2수)
  -이름은 경진. 기유년에 함께 급제했다
寄奉高應任赴燕[名景軫 己酉同蓮榜 二首]
1
근래에 중국을 살펴본 사람                        近古觀周者
그대가 나이 가장 어릴 것일세.                   吾兄最少年
황도(皇都)의 관문은 백 두 개이고               皇都關百二
고국으로 오는 길은 삼천리라네.                 故國路三千
문물은 소대(昭代)로 다 돌아가고                文物歸昭代
산하는 짤막한 채찍에 들리.                       山河入短鞭
와전된 일 모두 다 물을 터이니                   傳訛皆可質
어이 홀로 말 소리만 질문하리오.                 豈獨語音然

2
서관(西關)에 일월은 장구하건만                  西關綿日月
남국엔 또다시 전쟁이 일어.                        南國又兵戈
미관말직 얽매임을 웃는다 해도                   笑我微官縳
그대와의 이 이별을 어이하리오.                  如君此別何
북방 구름 나그네 꿈 어지러운데                  燕雲迷客夢
요동 학 호가(胡笳) 소리 섞이어 나네.            遼鶴雜胡笳
청천강의 전별을 이루지 못해                     未遂晴川餞
새 근심이 묵은 병의 곱절이로세.                 新愁倍舊痾

●숙녕관에서 기쁜 소식을 듣고 주인선생에게 드리다
肅寧舘聞喜呈主人先生
듣자니 남쪽 정벌 하는 장수가                    聞道征南將
무려 십만의 군대라 하네.                          張皇十萬軍
깃발은 바닷가에 펄럭거리고                      旌旗騰海甸
북과 피리 오랑캐 땅 진동한다네.                鼓角動胡雲
도적은 모두다 목을 벴으니                        盜賊全歸馘
하늘 땅 잠깐 사이 재앙 씻었네.                   乾坤暫雪氛
변방 신하 마땅히 경계할지라                     邊臣宜創戒
임금 염려 수고롭고 힘겨우심을.                 聖慮重勞勤

●위원군 동헌에 쓰다
題渭原東軒
흰 눈으로 뒤덮힌 황금새(黃金塞)에서           白雪黃金塞
말 달리다 한해가 하마 저무네.                   驅馳歲已殘
오랑캐 피리소리 밤에 놀라고                     胡笳驚半夜
고향 꿈은 몇 겹이나 산을 넘는다.                鄕夢幾重山
물 가까워 비파로 연주를 하고                    水近琵琶曲
뾰족한 뫼 나라 절은 스산하기만.                峯尖國寺寒
언제나 맡은 일 모두 끝나서                       何時從事罷
남해서 노래자(老萊子)의 색동춤 추나.南海舞萊斑
                                                                /국역: 정민(한양대 국문과교수)

 

   
▲예양공원의 가사비림/관서별곡

역자는 진작에 그 아우 되시는 옥봉(玉峯) 백광훈(白光勳, 1537~1582) 선생의 시에 매료되어, 그 시의 행간에서 우렁우렁 울려나오는 남도의 서느러운 가락에 오래 마음을 빼앗겨 왔다. 하지만 정작 백광홍 선생의 문집은 본 적조차 없었다. 그러다가 2003년 7월, 한국문학번역원의 주선으로 해외 한국학 연구자들과 함께 남도답사를 다녀오던 길에, 우연히 들른 전남 장흥의 기양사(岐陽祠)에서 뜻하지 않게 선생의 문집을 배견할 기회를 가졌다.
이후 틈틈이 읽고 어루만지매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일어남을 금할 수 없었다. 옥봉시의 말미암은 바가 여기에 있음도 새삼 알았다. 하지만 다망한 잡사에 치어 번역은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2003년 11월에 백광홍 선생이 2004년 6월의 문화인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지난해의 작은 인연을 잇자며 장흥문화원에서 “기봉집”의 국역을 역자에게 의뢰해왔다.
하지만 서너 달만에 작업을 마쳐야 할 만큼 시일이 말 아니게 촉박했다. 언뜻 보기에도 난해하기 짝이 없는 시를 온전히 우리말로 옮기는 일은 여러 해를 두고 진행한데도 힘들 것이 틀림없는지라 극구 사양하였다. 결국 장흥이 고향이신 소설가 이청준 선생과의 오랜 교의(交誼)와 장흥문화원 김석중 선생의 두터운 뜻 등 이런저런 인연의 끈을 외면할 수 없어, 분수없이 덜컹 번역을 수락하고 두고두고 후회했다.
그리고 기봉집 번역본이 간행되기에 이르렀다.                              /정리,편집=昊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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