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는 기쁨이 아니라 언제나 슬픔에서 나온다”
따라서 “천국에는 유머가 없는 법이다” 물질 문명을 혐오한 미국작가 마크트웨인의 말이다. 영국작가 세익스피어는 “재담이 성공하고 못하고는 듣는 사람의 귀에 달렸지 말하는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뼈있는 말을 남겼다.
사람을 웃기는 방법과 소재는 문화권에 따라 각양각색일 수밖에 없다.
정서적 토양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시사풍자다.

이것은 시대적 상황과 현실적 사물이나 사건들을 돋보기로 들여다 보듯 확대하는 방법이다. 이를 훈련하기 위해선 만화에서 성서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게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 기본이고 여러 색깔의 신문을 읽는 시사감각이 필수적이다.

나의 경우 독서에 집중하다보면 마른 하늘에 청천벽력 같이 아이디어가 번쩍 하는 때가 있다. 이것을 잽싸게 포착하는 것은 그리 간단치 않다. 마치 허공에서 무지개 잡듯 숨바꼭질 하는 것이 이 분야 사람들의 공통된 경험일 것이다.

불행히도 이런 행운은 책상머리에서 골똘히 생각한다고 만날 수 있는것도 아니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거나 산책중일 때 종이나 팬이 없을 때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머릿속에서 달아나 버리지나 않을까 애를 먹기 일쑤다.
예외치 않을 때 스트레스만 쌓인다.
코미디의 본질을 풍자, 유머의 핵심은 용기, 라는 익살 철학을 갖고있던, 10여년전 작고한 인기 코미디언 김형곤은 사회지도층의 협량(狹量) 때문에 코미디프로에서 풍자가 사라진 점을 아쉬워 했다.
아직도 그 틀에서 못 벗어나고 있지만 소재가 곤궁한 나머지 억지웃음을 강요하는듯한 유치한 코미디가 횡행하는 것도 그에겐 못 마땅 했을 것이다.

과거에 미국 워싱턴의 중견기자 모임인 석쇠클럽 연례 만찬에서 조지 W 부시대통령이 체니 부통령을 사냥감으로 삼아 좌중을 크게 웃긴 적이있다. 또 정권의 약점을 숨기지 않고 털어놓았다.
“그슬되 태우지 않는다”는 표어처럼 어떤 대상이든 인신공격은 금물이라는 이클럽의 자율성도 돋보인다. 이것은 “진정한 리더쉽이 유머에서 출발한다”는 말과같이 전통적으로 지도자 덕목중 유머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한국은 어떠한가?

우리의 현실은 약간의 흠만 보이면 상대의 약점을 꼬집어 물어뜯고, 심지어 진행과정에 있는 사안들을 놓고 섣불리 결과를 부정적으로 예단하며 덜 마른 장작 희나리까지 태우려 든다.
이같이 유머가 일상화되려면 그 근본은 마음의 여유에서 찾아야 할것같다. 신윤복의 풍속도에서 보듯 한국인의 유머감각은 뿌리가 원래 깊다. 다만, 그후에 각박함과 궁핍, 산업사회의 속도감 등 소용돌이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잃게된 것 뿐이다.

다시 우리 마음속 깉이 숨어있는 유머감각을 끌어내 기쁨과 웃음을 주고 받아야 한다. 집안의 쌀독에서 인심이 나듯 마음의 여유에서 유머가 난다고 본다면, ‘울지 못해 웃는다’ ‘웃음속에 칼이있다’ 는등의 부정적 한국 속담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여 최근 국내유트브 방송채널을 통해 트럼프 미국대통령 코미디 흉내와 몬도가네식 정치풍자에 입맛을 들인 따옴이 TV홍카콜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대칭격인 역발상의 총아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의 팟케스트창이 정치인의 전쟁터로 독자를 끌어 모은것도 유머의 변신이요 발전형태로 보아진다. 아에 기존 총편을 위협하겠다며 으름장을 낸 이들의 속셈은 아이러니다.
허나 그 저간엔 저들의 화려했던 현역시절 몸값에 대한 향수와 다시 야망의 불씨를 지펴보려는 습관적 탐욕이 웅크리고 있으며, 한발 더 잘 정돈된 남의 누에상자 흔들기 오기 일 뿐이다.
오히려 절제력 없는 경박한 표현들은 국민에게 유머를 선사하기는 커녕 위장된 정치 상술로 관심밖의 콧웃음을 자아 내기도 한다. 그럼에도 덩달아 뻥튀김 과다홍보꾼인 언론의 속성 또한 비판의 대상이다. 특히 후배 정치인들까지 이같은 인기성 개멋을 A확점으로 대물림 학습한다면 그만큼 정치는 퇴보하고 사회혼란을 부추기는 바이러스로 작용할 것이다.

유머는 이렇듯 말하는 사람과 듣는사람의 코드와 주파수가 맞아야 하고 국민정서의 시기적 흐름을 무시했다간 부메랑이 되어 화를 자초하기도 한다. 유머는 일방통행이 아니라 마음의 쌍방통행이다. 유머의 토양은 이러한 관계에서만 성숙하며 그런 유머를 지향해야한다.
모처럼 지난 한해동안 삶터에서 시름하며 굳어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풀리면서 다감한 정이 그리운 따뜻한 화롯가 연말연시를 전후하여 그동안 소원했던 내가족 내 이웃들과 덕담을 나누면서 마음 추수리며 올 한해도 우리사회 구석구석마다 싱그러운 유머가 반짝이는 모습들을 희망해 본다.

저작권자 © 장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