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는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0~12호로 '의성 전통수리 농업'과 '보성 전통차 농업', '장흥 발효차 청태전 농업'을 각각 지정한다고 29일 밝혔다.

국가중요농업유산은 농업인이 해당 지역의 환경·사회·풍습 등에 적응하면서 오랫동안 형성시켜 온 유·무형의 농업자원 중 보전·전승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해 국가가 지정한 농업유산을 말한다.

지난 8월 말 시·군으로부터 신청받아 3개월 간 농업유산자문위원회 자문회의와 현장조사를 거쳐 최종 결정됐다.

제10호 의성 전통수리 농업은 화산 지역이자 연간 강수량이 적어 물이 귀한 탓에 조문국(경북 의성군 지역에 있었던 삼한시대 초기 부족국가) 시대부터 수리 시설을 축조하는 방식으로 수도작과 한지형마늘(월동 후 이듬해 2월경에 싹이 나는 마늘 품종) 이모작을 해왔다. 특히 벼의 냉해 방지를 위해 따뜻한 상층부의 물이 먼저 논에 공급될 수 있도록 못을 설계하고, 물이 흐르는 관인 수통과 밸브 역할을 하는 못종을 조작해 온 점은 오늘날 관개시스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11호 보성 전통차 농업은 경사지 등고선에 따라 폭 2m 간격과 수평을 맞추는 계단형 차밭 조성 기술과 탁월한 경관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바다 물결을 형상화한 듯 굽이를 이뤄 2013년 미국 CNN의 '세계의 놀라운 풍경 31'에 선정된 바 있다.보성은 전국 차 재배면적의 35%를 차지하는 지역으로, 보성 대원사에 350년된 차나무가 있고 고려시대부터 차를 공납하는 다소(茶所)가 설치되었다는 기록이 세종실록지리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제12호 장흥 발효차 청태전 농업은 오랜 세월 이어져온 독특한 차 친환경 재배농법과 함께 청태전의 8단계 제다법, 굽는 과정이 추가되는 음다법이 농업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청태전 명칭은 김의 주산지인 장흥에서 '청태(靑苔)로 빚어 만든 구멍 뚫린 동전과 같게 만든 돈차'라는 의미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20년대 장흥에서는 김을 청태라 불러왔다. 특히 차나무와 공생하는 상층목의 가지를 정지해 햇빛이 들어오는 양을 조절하는 재배법은 찻잎 수확량과 차의 맛을 좌우한다고 알려져 있다.
장흥 지역 차에 대한 최초 기록은 보림사 보조선사창성탑비, 청태전에 대한 구체적 기록은 이유원(1814~1888)의 '가오고략(嘉梧藁略)' 등에 기술돼 있다.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지역은 농업유산의 보전·활용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유산자원의 조사 및 복원, 주변 환경정비, 관광자원 활용 등에 필요한 예산은 정부 지원을 받는다.
오병석 농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은 "농업유산은 지속가능한 개발에 기여하는 생동하는 자산"이라며 "단순히 발굴·보존·유지 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농촌 공동체 유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장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