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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나’ 를 찾아 떠나는 치유 여행(18)칼럼/박일경. 치유상담 아카데미
관리자  |  ch23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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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5  10:4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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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된 내면아이 - 착한 아이 증후군 1.
 

   
 

요즘은  너도나도 하나 아니면 둘만 낳아 키우는 세상이라 아이들이 자기만 알고 고집이 세서 키우기 어렵고다들 하지요. 그래도 아이들은 아이들이라 그들만의 순수함이 있습니다.
언젠가 10월 이맘때 쯤 일이던가요..교회의 식당에서 다 같이 식사를 하는데, 제 앞쪽 테이블에 잘 아는 분의 5살짜리 어린 딸아이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앞에 놓인 식판을 보니 밥은 잔뜩 놓여 있는데, 글쎄 밥 먹기 전에 무언가로 배를 불린 이 녀석이 밥에는 통 관심이 없고 주변에만 이리저리 한 눈을 팔고 있는 겁니다. 부모는 아이가 밥을 안 먹을까봐 성화를 대고 있었구요. 그래서 제가 말했습니다. “아유 우리 공주, 밥도 잘 먹게 생겼네?” 그런데 이게 왠 일 입니까? 제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이가 갑자기 숟가락을 밥에 푹 찔러 넣더니 퍼 올린 밥을 그대로 입에 꾸역꾸역 밀어 넣는 것이 아니겠어요?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놀라 입을 벌리고 있는 사이 연이어 또 한 숟가락, 그리고 또 한 숟가락..말릴 틈도 없이 눈 깜짝 할 새에 아이의 양 볼은  밥으로 터질 듯이 미어졌습니다. 오히려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리고 그 순간 아이의 표정,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는 것’같은 그 표정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어때요? 나 밥 잘 먹지요? 진짜루 착하지요?’..
 문득 오래 전 실내 수영장에 갔다가 겪었던 일이 생각 났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7살쯤되어 보이는 남동생을 데리고 와서 수영복을 갈아입히고 있었습니다. 그날따라 유난히 사람이 바글거렸는데  동생을 책임져야 되는 상황에 짜증이 났는지 누나는 신경질이 머리끝까지 올라 가지고는 연신 동생을 닥달하고 있었지요. ‘야 빨리 옷 안 갈아입어? 양말은 그게 뭐야? 내가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했어, 안했어! 빨리 똑 바로 못해? 아유~~너 땜에 정말....’누나도 어렸지만 동생은 더 어리디 어린데, 어린 두 남매의 옥신각신이 한없이 안스러워 보였습니다. 저러다간 누나도 동생도 물놀이를 즐기기는커녕 하루 종일  짜증섞인 구박만 주고 받다가 집에 돌아갈 것 같더라구요. 보다 못한 제가 말했습니다.’아유 얘 너 몇 학년이니? 뭐? 겨우 4학년인데 벌써 동생을 물놀이에 데려와서 이렇게 엄마처럼 돌봐줘? 너 정말 착한 아이구나? 너희 엄마랑 동생은 참 좋겠다. 이렇게 착한 누나를 두어서..그러자 순간, 이변 중에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저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누나의 목소리와 태도가 180도 콧소리로 돌변한 것이죠..‘다 했니?아직 못했어? 누나가 해줄게 발 좀 이리로 내봐..아이, 괜찮아..(웃음)’어떤 상황이었을지 상상이 되시지요?...
 아이들은 누구나 착한 아이가 되고 싶어 합니다.그래야 사랑을 받으니까요. 어른들도 마찬가지죠 착한 사람, 혹은 좋은 사람, 혹은 괜찮은 사람으로 불리워지고 싶어 합니다. 아이던 어른이던 그 밑면에는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사람,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은 바램이 있는 것이죠. 그리고 그 사랑과 인정을 얻기 위해 매순간 애를 쓰고 상대방의 눈치를 살핍니다. 그런데 이것이.. 병적으로 지나친 것이 문제입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지요.
 착한 아이가 되지 않으면  부모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해하고, 그래서 스스로 ‘착한 아이’를 연기하게 되는 것.. 부모와 정서적으로 편안한 관계를  맺지 못했을 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부모의 지나치게 강한 지배와 통제에 한 번도 제대로 맞서보지 못한 억압된 아이가 이렇게 되기 쉽지요. 이렇게 시작된 착한 아이는 자라면서 ‘착한 어른’이 되기 위해 힘씁니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기 위해, 버림받지 않기 위해 늘 전전긍긍하지요 그러자니 자신의 감정보다는 타인을 먼저 배려하고 자신은 언제나 뒷전입니다. 당연히 모두로부터 칭찬을 받지만 자신의 내면은 피곤하고 공허합니다. 자신의 삶이 아니라 남에 의한 삶을 살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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