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된 내면아이-분노1

억압된 내면아이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무엇일까요? 먼저는,‘분노’입니다. 힘없는 자가 힘 있는 자로부터 눌릴 때 내면에 생기는 감정은 분노거든요. 마치 본능처럼 생겨나는‘두고 보자’, 즉 ‘내가 힘이 없으니 이렇게 당하지 힘만 생기면 그 땐 나도 박차고 일어나리라, 두고 보자’이것입니다. 부모에게 뭔가 앙갚음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힘이 생기면 지금처럼 속절없이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거지요. 특별히 아이를 무자비한 폭력으로 강압하는 일이 반복되어 왔다면 그 결과는 더 분명합니다. 여러분도 그럴 때가 없었나요? 화가 난 아버지나 어머니로부터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고 매를 맞았을 때, 그때 속으로 드는 생각은 무엇이었나요? ‘내가 정말 잘못해서 엄마 아버지를 이렇게 화나게 했구나. 다음부턴 잘 해야지’ 이런 반성이었나요, 아니면 ‘내가 힘이 없어서 맞고만 있구나. 나도 힘이 있었으면..‘하는, 일종의 억울함이었나요? 이런 억울함이나 분노가  너도 나도 겪었음직한 일반적인 정도라면 큰 문제는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도가 지나친 가정에서 도가 지나친 폭력으로 만들어진 억압된 분노가  쌓이고 쌓이면, 그 분노는 자기도 모르게 공격성이 되고, 말도 행동도 공격적인 사람이 됩니다. 어디서 폭발해서 누구를 쓰러뜨릴지 아무도 모릅니다. 같은 말을 해도 이런 사람이 하는 말에는 칼이나 창이 들어 있습니다. 듣는 사람이 아플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지요. 당연히 인간관계는 힘들고 어그러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사람일수록 속으로는 외롭게 마련이어서, 사람을 그리워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싶은데, 의도하지도 않은 자신의 말속에서 튀어나온 칼이나 창 때문에 관계가 깨지고 틀어지니 나중에는 입 벌리기가 무서워 아예 입을 다물거나, 의도적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를 피합니다. 먼발치에서 혼자 노는, 외로운 사람이 되는 거지요. 말만 공격적이면 그나마 다행이게요? 그 공격성이 행동으로 나가면 정말 어디서 어떻게 폭발해서 무엇을 파괴시킬지 아무도 모릅니다.
 극단적인 분노를 키워왔던 아이가 힘이 생긴 후에는, 정말로 겉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엄마보다 키가 커지고 아빠보다 힘이 세지면, 더 이상 맞고만 있지는 않는다는 거지요. 한 대 때리려고 쳐든 엄마나 아빠의 손을 처억 잡아내는 것은 오히려 애교입니다. 물론 이런 경험과 마주치신다면, 그 때는 더 이상 아이를 완력으로 다스릴 때가 아니라는 사실을 빨리 알아 차리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태는 눈덩이처럼 커져 감당할 수 없게 됩니다.
 저는 3,40대 학부모를 위한 대형모임에서, 정기적으로 아들에게 심하게 매를 맞는다는 어느 아버지의 기가 막힌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분명히 반인륜적인 짓을 저지르고 있는 그 아들은, 지금보다 힘이 없던 어린 시절에 어떻게 자라났을까요? 아마,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무자비한 폭력 속에서 자라났을 겁니다. 두 눈이 상한 채 멧돌을 갈았던 삼손처럼, 자기에게 힘이 생길 때만을 기다리면서 말입니다.
 분노는 부정적인 에너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에너지입니다. 태풍을 태풍 그대로 놔두면 세상을 파괴시키지만 잘 붙들어 사용하면 풍력 에너지가 되듯이, 이 에너지를 잘 다스려주면 오히려 능력으로 재탄생 됩니다. 그 다스림이란 바로 ’사랑‘이지요. 사랑이 부족해서 생겨난 이 분노 에너지를 다스릴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사랑뿐 입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기심으로 가득 찬 인간의 내면은 사랑하는 방법조차 모른다는 것, 사랑인줄 알고 했던 것이 오히려 상처만 남기기 일쑤라는 것... 이런 아픈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면 그 아픈 흔적을 지우기 위해, 우리는 사랑을 배워야만 합니다. 그 모든 여정에, 치유 여행이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장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