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에 움추렸던 어깨가 펴지고 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오고 있는 것 같은 요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입학시즌이 다가왔다. 입학에 앞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에 이르는 모든 학교들의 졸업식을 보면서 졸업풍경도 예전에 비하여 많이 달라진 것 같다.

6,70년대의 중,고등학교 졸업식에서의 졸업생과 선생님들간의 헤어짐에서 우러나는 애틋한 아쉬움의 감정이나 오랜 친구와 작별해야만 하는 섭섭함으로 눈시울이 붉어지고, 그렇게도 무섭던 호랑이 같던 훈육 선생님도 인자함이 그득한 웃음 깃든 환한 얼굴로 졸업생들을 격려하는 등, 졸업식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그런 모습들이 요즘 졸업식 현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옛 이야기가 되고 있다.

특히 고등학교 졸업에서 지긋지긋했던 검정색 교복이 졸업식장에서는 평상시와는 달리 그 아쉬움이 크고 서로의 다툼과 경쟁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되곤 했던 그 시절이 지금의 졸업식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박물관 같은 이야기로 치부되고 있는 것 같다. 졸업식이 있는 학교 앞에 화원을 방불케 하는 꽃다발이 장사진을 이루고 그 꽃다발로 인해 축하와 기쁨을 더하게 했던 졸업축하 광경도 근래에 들어서는 볼 수 없다.

그 원인을 찾아보면 아마도 졸업생 수가 적고 그에 따라 부모나 친지의 졸업축하 장면도 예전 같이 않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근래에 들어서 10명 미만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현상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농촌교육의 공동화가 가속화 되는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실상이다.

한때 한 해의 졸업생이 150여명에 이를 정도로 시골학교로서 꽤 큰 규모를 자랑하던 타 지역 어느 시골 초등학교도 전교생 39명에 올해 졸업생 3명만을 배출했다는 그 심각성을 받아드리지 않는 둔감한 반응 또한 당연하게 생각하는 현실이 문제가 아닌가 싶다.

올해로 개교 100주년을 맞은 장평면 장평초등학교 입학생이 1명에 불과하다고 하니 인구 감소를 막는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농촌 학교들의 존폐의 심각성이 사회문제가 되지 않나하는 우려가 그대로 현실화 되고 있는 양상이다.

더군다나 농촌지역의 적지 않은 학부모들은 좀 더 교육여건이 좋고 학생 수도 많은 인근 도시의 학교를 선호하고 있는 것도 학생 수 급감의 원인으로 풀이 된다
앞으로 중학교, 고등학교의 입학생의 급감(急減)에 따라 교육환경의 치명적 문제가 우리의 일상의 생활에 초래되는 불행한 사태를 맞이하지 않으리라 누가 장담 할 수 있을까.

또한 이런 농촌교육의 공동화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교육 뿐 아니라 여러 가지 편의 생활의 부재(不在)로 농촌에서의 삶의 의미를 잃은 사람들이 떠남으로 인해 농촌의 학교가 축소 내지 폐교 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계속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 어쩌면 농촌을 찾는 새로운 귀농 귀촌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줌으로써 결국 농촌의 인구 감소는 그 해결점에서 멀리 떨어질 수 밖에 없는 당연한 문제에 봉착하기 마련이다.

기대와 설렘으로 맞이해야 할 입학식이 매년 입학생의 감소로 인하여 학교 존폐위기의 현실을 받아드려야 하는 착잡한 심경은 입학식이 기쁨이 되지 못하고 근심과 걱정이 될 수밖에 없는 오늘의 생각은 농촌 학교의 희망 찾기가 군청의 행정력에만 의존하거나 책임소재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갈수록 심화되는 학생 수의 급감(急減)은 이농(離農)에 따른 시골의 인구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며 출산율 감소와 젊은이들이 농촌을 떠나면서 취학아동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숙지하여 군민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과 해결책에 너나 할 것 없이 연구해야 할 때이며 과제라고 본다.

하지만 이런 추세에도 불구하고 요즘 특성화와 차별화 교육을 실시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다른 지역의 농촌학교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바라기는 우리 지역 농촌교육도 좀 더 노력하고 모범적인 농촌 학교를 벤치 마킹하는 적극적 사고를 펼쳐 나가면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지역 농촌실태를 반영한 특성화한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농촌학교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 구성 등 대책 마련에 필요한 전문 교육자 양성이 절실히 필요할 적기(的期)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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