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서 내 행복을 찾아, 내 인생을 찾아
한우 170두 수도작 350마지로 년 4억원 매출

북풍에 휘말리며 불어 닥치던 거센 바람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날따라 포근하기만 했던 널따란 신리 들녘에는 햇볕의 따스함과 포근한 느낌마저 주고 있는 들판에 보리와 나이그라스가 파릇파릇 솟아올라 봄을 제촉하듯 활기를 띠고 솟아 올라오고 있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하지 않았나요? 조그마한 소농의 아들과 딸로 태어나 수억원 대의 부농으로 살기란 그리  쉽지만은 않다.
“어릴 적 부모님들의 말씀을 기억하면 너희들은 커서 절대 농사짓고 살지말고 부지런히 사회를 익혀서 도시에서 살라며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던 것이 머릿속에 생생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다보니 농부로 살게 되었습니다.

배운 거라곤 농사밖에 없어서요. 그때 당시는 다들 어려웠으니까요 그러나 절대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주인공은 마을에서도 지역사회봉사에 마다하지 않고 대덕읍 신리마을에서 한우 170두 수도작 350마지기를 경작하며 년 4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대장부와 여장부로 소문난 부부가 있다.
남편 김종기(59세)씨는 4-H 농업경영인회, 농촌지도자 천관농협 이사 등을 역임하고 있으며 아내 김명자(56세) 씨는 생활개선회 여성농업경영인으로서 전라남도 농업여성경영인회 회장을 맡고 있다.
“1년 동안의 일상을 뒤돌아보면 빨래할 시간조차도 빠듯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걸 실감하고 있답니다.”
지난 13일 축사에서 만난 김종기, 김명자 부부는 강함과 부드러움을 갖춘 손색없는 농업인이었다.

“농업인하면 왠지 모르게 일반 직업과는 달리 땅을 사랑하고 가축을 사랑하는 마음과 자연의 흐름을 잘 읽어 낼 줄 아는 능력이 타고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거라는 느낌이 든다. 힘든 농사일이나 축사 등에서 손에 흙을 묻히지 않는 날이 없어도 봄에 씨앗을 뿌리면서 새싹이 돋아나길 기다리는 순간과 모내기를 끝내놓고 수확을 거둬올 때 설레이는 것이 농부의  마음이라고 하지 않는가”
농부로서 희망과 자신의 생각을 당당히 밝히는 김종기 씨.

김종기-김명자 부부는 농업인으로서 대농인으로서 2006년 새농민상의 수상자였다.
축사 주변에는 온갖 농기계가 꽉차 있었고 액수로 환산하면 수억 원에 이른다.

“농부로 살면서 후회한 적은 없지만 사실 가지 않는 길에 대한 아쉬움도 있지요. 그게 못 배운 게 한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쫒기는 시간을 쪼개어 대학까지 전공하고 있으며 전공과목도 농축산업에 관하여지요.” 그들은 또 그 길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말했다. 그들은 또 농사와 집안일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하루일과를 마치고 밤이면 여러 모임과 운동 등을 하러갈 수 있다는 생각에 힘이 불끈불끈 솟아 힘든 농사일에도 고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지금의 한우 가격, 쌀 가격은 생산비에 엄두도 못내는 가격하락에 놓여있지만 음메! 음메!하며 어미 소가 젖 빠는 소리와 행여나 하는 설레임에 하루하루가 너무나 짧게만 느껴진답니다.”
“한우를 키우면서 소를 출하할 때마다 두근거리는 가슴 남편은 소앞에 서서 운반트럭에 올리기 위해 소에게 고함을 치고 사정도하며 고삐를 잡아 당기느라 진땀을 빼고 소에 끌릴까 봐 무서움이 드는 저는 뒤에서 소와 남편의 팽팽한 대치에 바라만보고 있을 때 소는 내집을 떠난다는 것을 아는지 우리를 보고 눈물을 뚝뚝 떨칠 때는 마음이 아파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는 그 순간들을 한우 농가들은 누구나 잘 알 것입니다.”

농사는 부지런하고 거름만 주면 성장하지만 소들은 울음소리로 말하지요. 배가 고파 힘없이 우는 것은 밥 달라는 소리, 세상에 나올 때 우렁찬 소리, 젖땔 때 새끼 그리워하는 애절한 소리 몸이 아파 울부짓는 소리가 모두 다르답니다. 울음소리만 들어도 소들의 상태를 알 수 있답니다.
작물도 잘 키워야 충실한 열매가 열리듯 우리들의 인생도 잘 가꿀 때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꾸릴 수 있지요.” 김명자 씨의 말이다. 그녀는 그런 의미에서 “농축산물이 안정되어야 하며 고향과 땅을 지키는 사람도 있지 않겠냐”며 되묻는다.

취미와 운동하나쯤은 각자의 삶을 위한 약속으로 해 나가면 좋겠다고 조언도 했다.
또한 그로인하여 삶이 더 한층 건강해지고 인생이 더욱 맛깔스럽게 익어가는 것을 매일매일 느낄 수 있다며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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