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출산율이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인구는 꾸준히 줄고 있어 인구 증가와 ‘탈(脫) 전남’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24일 전남도에 따르면 통계청 집계 결과, 지난해 전남지역 합계출산율은 1.64명으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다. 전국 평균(1.29명)을 크게 웃돌고 2011년에 비해 0.07명 늘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이 일생동안(15~49세)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다.

출생아수는 1만7000명으로 2011년보다 2300명 늘었고, 인구 1000명 당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粗)출생률 역시 9.0명으로 전년 8.7명보다 증가했다.

그러나 인구는 2008년 191만9000명에서 지난해말 190만9618명으로 5년새 1만명 가까이 줄었다.

주민등록상 인구는 2006년 194만2925명에서 2007년 192만9836명, 2008년 191만9000명으로 가파르게 줄다가 2009년 191만3004명으로 감소폭이 둔화된 다음 2011년에는 191만4339명으로 증가했으나 지난해 190만명 대로 뒷걸음질쳤다.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고령화 속도다. 초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가파른 인구 감소가 불가피했다.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 지역은 전남 22개 시·군 중 무려 17곳에 이른다. 30%를 넘긴 곳도 3곳이나 된다. 고흥이 32.6%로 가장 높고 보성(30.1%), 함평(30.1%), 곡성(29.9%), 신안(29.3%), 진도(28.9%), 장흥(28.2%) 등이 뒤를 이었다. 목포, 여수, 순천, 광양 등 4개 시(市)도 이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

고령 인구가 많은 탓에 사망률도 높아 전남에서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데드 크로스'(Dead Cross)가 발생했다. 데드 크로스는 일정 지역에서 사망자 숫자가 태어난 아기 숫자를 넘어서는 현상으로, 저출산 고령화의 대표적인 척도로 여겨진다.

실제 전남에서는 6월 말 현재 누적 사망자가 8400명으로, 출생아수 8100명보다 300명이나 많았다.

역외 유출도 문제다. 통계청의 ‘국내 인구이동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남은 올 들어 7월말까지 전출자가 15만명으로 전입자(9만2000명)보다 5만8000명이 많았다. 지난해에도 전입자는 239만명인데 반해 전남을 떠난 전출자는 245만명으로 6만명이나 많았다.

모(母)의 출산 연령도 지난 2008년 처음으로 30세를 넘어선 뒤 2009년 30.2세, 2010년 30.5세, 2011년 30.7세, 지난해 30.9세로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모의 연령별 출산율(해당 연령 여성인구 1000명당)은 30∼34세가 137.5명으로 가장 높았으며, 25∼29세가 113.6명, 35∼39세가 39.8명, 20∼24세가 28.8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같은 추세로라면 전남지역 인구 감소는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남발전연구원 오병기 경제사회연구실장은 "전남 인구감소의 주된 요인은 사회적 이동"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거점별 대규모 의료기관 유치와 교육여건 개선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남 출신 수도권 베이비붐 세대가 5만명에 육박하고 있다”며 “이들을 고향으로 유인하기 위한 행정적, 제도적, 재정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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