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군 회진면 덕산리 뒷산 한재공원에서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제7회 할미꽃 봄나드리 행사'가 펼쳐졌다.

할미꽃축제가 펼쳐진 한재공원은 득량앞바다와 연해, 청정해역 득량만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보이는 바닷가의 자그마한 언덕이다.

이곳 능선 10여만㎡에 걸쳐 할미꽃 군락지가 자생하고 있다. 가히 전국 최대 할미꽃 군락지라 할만하다.

올해로 7회째 열리는 할미꽃 봄나드리는 정남진 꽃 잔치의 서막을 여는 행사이다. 할미꽃 잔치에 장흥읍 남산공원의 벚꽃잔치, 천관산 동백꽃 잔치, 5월초 제암철쭉 잔치들이 줄을 잇기 때문이다.

백형갑 회진면장은 “올해 행사는 할미꽃 체험장, 할미꽃 화분만들기, 야생화 전시와 (쑥, 불미나리, 냉이, 다래 등 봄나물 판매장이 열려 봄의 기운을 만끽할 수 있었다”고 말하고 “또한 어린 학생들을 위해 문화예술 창작축제인 '당신도 예술가', 연날리기와 투호놀이, 다트게임, 탁본체험 등 다양한 가족 체험행사도 마련돼, 그 어느 때보다 의미깊은 행사가 됐다”고 말했다.
할미꽃은 호박꽃처럼 천시받던 꽃이었다. 산야 양지녘 비탈진 언덕에, 또는 양지녘 무덤가에 하늘도 사람이 부끄러워, 하늘에 큰 죄라도 지은 양 마냥 고개를 떨군 채 외롭게 피어나던 꽃이었다.
실제 할미꽃의 주된 서식처는 무덤 근처와 같이 양지바른 곳이었다(이는 햇볕을 좋아하는 할미꽃의 습성에 기인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할미꽃도 옛날에는 쉽게 볼 수 있었다. 아마 많은 야산들이 벌거벗은 상태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 나무심기 등 산림조성이 한창 추진되고 숲이 우거지면서 할미꽃이 자생할 수 있는 터를 잃어가며 최근에는 쉽게 보기 힘든 귀한 꽃이 되었다고 한다.

할미꽃이 귀해지고, 봄이 대한반도 어느 곳보다 일찍 찾아오는 이곳 정남진의 남해안 회진 연안의 양지녘 언덕에 대규모로 자생하는 한재공원의 할미꽃 군락지가 이른바 '할미꽃 축제'로 귀한 대접을 받게 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특히 할미꽃은 "손녀의 집을 눈앞에 두고 쓰러져 죽은 할머니의 시체를 손녀가 양지 바른 곳에 묻자 다음 해 봄, 그 무덤에서 '할미꽃' 한 송이가 늙고 병들어 힘없이 살던 할머니의 모습처럼 피어났다"는 전설로 인해 요즘 시들어가는 효에 대한 교훈을 일깨우는 의미가 있어 할미꽃 축제에는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도 해마다 열려오고 있다.

한편, 이곳에 할미꽃 군락지가 조성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 이 지역에서 큰 산불이 나며 나무들이 타 죽은 자리에 할미꽃이 피어나기 시작했고, 그 이후 대규모 군락지로 형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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