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학교 한국고전학연구소(소장 변주승)는 지난 9월 30일 오후 1시 JJ 리사이틀홀에서 전북사학회(회장 이재운)와 공동주최로 ‘존재(存齋) 위백규(魏伯珪)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교육과학부 지원으로 전주대학교 한국고전번역원이 30년 동안 추진하는 고전번역 협동사업의 일환으로, 호남권 거점연구소로 지정된 한국고전학연구소가 첫 번째로 번역한 존재 위백규의 문집인 ‘존재집(存齋集)’ 완역을 기념하기 위한 것.

한국고전학연구소측은 “이번 첫 번째 사업으로 번역한 존재 위백규는 조선 영정조 시대, 사람과 땅과 가문이 궁벽한 삼벽 속에서 화려하게 피어났던 호남실학의 대표요 호남 지성사를 대표했던 큰 인물이어서 한국고전학연구소에서 첫 번째 번역 인물로 선정했다”며 그 첫 번째 번역인물로 선정했던 이유를 밝혔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장흥 위씨 종인 및 지역의 문화계 인사 80여 명, 광주와 서울등지에서 향우 20여 명 등 모두 1백여 명이 참가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이재운 교수(전북사학회 회장)의 인사말, 변주승 교수(한국고전학연구소장)의 환영사, 고건 총장을 대신한 부총장 박하섭 부총장과 위두환 회장(장흥 위씨 종중 도문회장)의 축사, 이동환 원장(한국고전번역원), 이성우 선생(청유강학원)의 격려사 등으로 시작됐다.

이어진 2부에서는 ▷존재 위백규의 격물설과 역사 읽기-오항녕(전주대) ▷존재 위백규의 향촌 계몽활동과 그 의미-김건우(전주대) ▷존재 위백규의 폐정개혁론-서종태(전주대) ▷장흥 문화와 존재 위백규-홍성덕(전주대)의 주제발표가 이어졌고 이어진 종합토론은 하태규교수(전북대)사회로 이향배(충남대), 정석태(부산대), 김종수(군산대), 안동교(조선대), 전고필(광주문화재단 문화관광팀장) 등이 토론자로 나와 주제발표자와의 사이에 토론이 진했됐다.

존재 위백규는 조선 후기 여함 신경준, 이재 황윤석과 함께 호남의 3천재로 일컬어지는 실학자의 한 사람으로, 호남 실학 연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연구는 농가시(農家詩) 등 시가문학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며, 유학자로서 실학자로서의 존재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지 않았다.

이날 한국고전번역원 이동환 원장은 “학계에서 성리학과 실학이 너무 대립적 개념으로 사용된 것은 아닌가 한다. 존재 위백규는 성리학의 특성과 함께 존재 특유의 사색과 학문에 공존했다. 조선후기 영정조 시대를 살았던 존재 위백규의 학문적 가치는, 단순히 실학자로 보기보다 이런 연속성 속에서 보아야 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번 학술대회의 의의를 높이 평가했다.

또 전북사학회 이재운회장은 “한국고전학연구소 교수 및 전임연구원이 번역과 함께 연구논문을 발표한다는 것은, 그동안 학계에서 번역하면 논문을 못 쓰고, 논문만 쓰다보면 번역을 못하거나 등한시하는 풍토가 있었던 관행을 일신했다는 점에서 이번 학술대회의 학술사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주제 발표에서 ‘장흥문화와 존재 위백규’를 주제로 발표한 홍성덕 교수는, 이번 발표를 위해 장흥을 이틀간 답사했다고 전제하고, 현재 장흥문화에서 존재선생의 흔적이 거의 없고 존재 생애 및 사상을 지역문화자산으로 활용되고 있지 않는 점에 아쉬움을 토로하고 ▶존재 사상의 지역내 보급 강화-장흥의 정체성의 주어로 활용 ▶방촌전통마을의 천관산 지구로 확대 ▶존재에 대한 문화 콘테츠 개발, 보급 ▶문학에서 역사로, 문화의 깊이를 더하는데 존재 활용 등을 주문, 이날 참석한 장흥사람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이날 학술발표회에 참가한 김기홍 전문화원장은 “2000년대 초반 전남대학교에서 존재 번역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하다가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무산된 적이 있어 큰 아쉬움을 가졌다”고 말하고 “다행이 이번 전주대학교에서 국비지원으로 존재집을 번역, 출간할 수 있게 돼 여간 기쁘지 않다”며 “이번 존재집 번역, 출간을 계기로 존재의 생애 및 사상이 재조명받고, 존재 선생이 지역 문화자원으로 크게 활용되는 계기도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존재집’ 6권을 완역하고 학술세미나를 주최한 전주대학교 한국고전학연구소는 지난 해 '2010년도 권역별 거점연구소 협동번역사업 연차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 연속사업 지원판정을 받았던 곳으로 이번에 첫 번째 사업으로 선정, 완역한 존재집 번역본 6권에 대한 출판비도 전액을 지원받게 된다.

동 연구소는 지난해 ‘호남권 고전번역 거점 연구소’로 선정돼 호남권 미번역 한문고전을 조기에 번역하고, 지역의 한문번역 인재를 양성하는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는 학술 연구소. 특히 동연구소는 호남권 고전번역사업에 대한 30년 장기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며 향후 10년(1단계) 동안 정부로부터 25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한국고전번역원과 협동 번역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한국고전학연구소는 향후 3년간 1단계 1차 사업으로 호남의 대표적 실학자 위백규를 선정, '존재(存齋) 위백규(魏伯珪)‘의 문집 '존재집(存齋集)' 완역을 위해 체계적인 번역과 연구력 확보를 위해 노력해 와 최근 번역을 완료했다.

저작권자 © 장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