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북유적 사적지화 추진

지난 2004년 장흥장동면 북교리 일대에서 우리나라 역사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할만큼 귀중한 사료인 구석기 후기 유적이 대거 발굴됐다.

이 구석기 유적은 조선대학교 박물관(관장 이기길)이 1년여 만에 발굴한 2만2천년 전의 후기 구석기 유적으로, 3만여 점의 갖가지 유물이 출토돼 국내 구석기 유적으로는 가장 규모가 큰 4만여 평으로 추정되었다.

이 유적에 대해 국내는 물론 세계 관련 학자들은, 그 동안 신석기 시대에 널리 쓰인 것으로 알려진 간석기가 한반도의 신북유적에서 확인, 후기 구석기 시대 한반도 전역에서 마제기법이 아주 다양하게 쓰인 것으로 추정했다.

또 학계에서는 신북 구석기 유적은 후기 구석기 시대의 생활상과 문화상을 잘 보여줄 뿐 아니라, 우리나라 후기 구석기유적 중 가장 크고 유물 밀집도도 높은 유적으로 그리고 일본, 중국, 시베리아 등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후기 구석기 문화와의 연관성을 풀 수 있는 귀중한 유적으로서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했다.

이후 장흥에서는 지역민들을 중심으로 지난 2004년 5월 11일, 신북 구석기 유적의 보존과 유적을 세계 학계에 알리고 이를 관광자원화 하기 위한 일환으로 '장흥 신북구석기유적보존위원회’(회장 김광원)를 창립하고, 신북유적지에 유적지 표지석을 세우고 홍보책자를 제작, 배포하는 등 신북유적 보존과 홍보활동에 들어갔다.

또 2004년 6월 22일부터 24일까지 장흥에서는 '동북아시아의 후기구석기문화와 장흥 신북유적'이란 주제로 국내외 저명한 구석기학자들이 참여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 2008년 4월 11일에는 신국 구석기 유적이 전라남도 기념물로 지정(제238호)되기도 했다.
전남도와 장흥군 등은 지난 해 9월, 신북 유적의 국가 지정 유적지 지정을 위해 문화재청에 국가사적지 지정 신청을 해놓은 상태이다.

신북 구석기 유적을 제외한 국내 구석기 유적으로는 ①연천군 전곡리선사유적(동북아에서 처음 발견된 주먹토기 등으로 유명) ②공주 석장리 구석기유적(국내 구석기 시대에 사람이 살았음을 처음으로 알게 해 준 유적) ③파주 가월리-주월리 구석기유적(전곡리 유적과 함께 국내및 동아시아 구석기시대 연구에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 ④단양 수양개 선사유적(후기 구석기시대에서 초기 철기시대에 걸친 유적 발굴) ⑤순천 월평 구석기유적(신북 유적과 함게 국내 후기 구석기시대 유적으로 가장 큰 규모) ⑥제천 점말동굴 유적 (남한지역에서 최초로 확인된 구석기 시대 동굴유적) 등 6곳에 이른다.

이들 6개 구석기 유적 중 제천점말 동굴 유적만 충북 도지정 기념물(충북)이고 나머지 5곳은 모두 국가사적으로 지정돼 있다.

따라서, 장흥 신북유적도 유적 분포지나 발굴된 유물, 그리고 학술적 역사적 가치면에서 충분히 국가 사적으로 지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북유적 주제 축제도 추진 연천 전곡리 유적 답사 실시

장흥군과 유적 보존회는 신북 유적에 대한 국가사적 추진에 이어 지역민 및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신북 유적에 대한 교육 및 홍보를 위해 내년 정남진 물 축제 때 신북 유적을 주제로 한 ‘신북 구석기 축제(가칭)’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신북구석기유적보존회는 이 축제를 위해 곧 축제 전문가 및 지역민을 상대로 신북 구석기 축제준비위원회도 발족, 본격 축제 개최준비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유적보존회는 지난 6일, 구석기 축제를 개최하고 지난 4월 선사유적 박물관을 조성하는 등 구석기 유적의 관광 상품화에 성공한 연천 구석기 유적을 답사했다.

이번 답사에는 유적보존회 김광원 유적보존회장을 비롯, 권상수 장동면번영회장, 안일순 장동면 이장자치회장, 장동면 유상호 청년회장, 장흥신문 김선욱 편집인, 호남대학교 김상원 교수, 재광 장동면향우회 안동주 대표, 조선대학교 박물관 이강희 학예사 등이 참가했고, 장흥군에서는 문화관광과 이경영 문화예술담당과 장모창, 장동면 총무계 백형모 씨 등이 참가했다.
답사팀은 이날 아침 7시에 장동면을 출발, 광주시를 거쳐 경기도 연천으로 달려 거의 6시간 만에 연천에 도착했다.

답사팀은 점심식사 후 전곡리 선사 유적지에 설립된 국내 최대 규모인 선사박물관에 입장, 박물관 학예사로부터 박물관 소개와 함께 전곡리 유적 일원에서 개최해 온 ‘연천 전곡리 구석기 축제’에 대한 이모저모를 화상과 함께 구체적인 설명을 들었다.

연천리 구석기 축제는 지난 1993년 유적관 개관을 계기로 시작 되어 올해로 19회째 맞은 전통 있는 ‘어린이 선사체험’ 축제다.

이 축제는 주로 어린이와 가족을 대상으로 석기제작-사용, 석기복원, 석기 그리기, 석기 모형 만들기, 움집 제작 등을 통해 구석기 문화와 원시적 체험을 프로그램화 하고, 꼬마돼지잡기(수렵체험), 창던지기(수렵체험), 불 피우기, 우리가족 벽화그리기 등 구석기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어린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신기술, 최첨단 자재 등으로 구비돼 2011년 4월 25일 개관한 이 박물관은 7만 2500여 m²의 대지에, 건물면적 5350m²의 규모를 자랑한다. 약 80만 ㎡에 달하는 전곡리 선사유적을 배경으로 한 이 박물관에는 전국에서 출토된 석기 유물들을 중심으로 추가령 지구대의 자연사, 인류의 진화 과정을 보여주는 화석 및 인류 모형, 환경에 대한 적응과 확산, 동굴벽화 재현 등의 주제로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

때 마침, 개관 기념 전시로 ‘한국인의 기원’에 대한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고, 그 중에 구석기 전시에 ‘장흥 신북’이라는 출토지가 표시된 장흥 신북유물 10여점 함께 전시돼 있기도 했다.
이날 선사박물관 답사를 이끈 김광원 유적보존회장은 “전곡 선사유적은 특히 연천군의 관광산업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새삼 확인했다”며 “이러한 전곡 선사유적은 바로 장흥 신북유적의 방향에 대한 표본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 정남진 물축제 때 신북 구석기 축제를 시발로 제2차 신북유적 발굴, 신북유적 박물관 조성 등 신북 유적의 추가 발굴과 유적보존 그리고 신북유적이 장흥군의 관광산업에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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