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설치미술가로 인정받고 있는 마종일 작가가 전남 담양의 대나무를 이용, 거대한 설치작품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금년 여름 마종일은 경기도 과천에 소재한 코오롱 본사 사옥의 건물에 “무릎을 꿇고 앉아 한줄기의 엷은 미소를 생각하며”라는 제목의 대나무를 이용한 설치 작품을 선보이며 화단의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9일 관람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 이 작품은 담양군의 대나무 3.5톤이 사용 되었고 길이 30미터 높이 8미터로 작업 시간이 10일이나 소요된 대작으로, 대나무의 띠와 줄기가 합일되고 공간의 드로잉이 바람처럼 채움과 채움으로 연결되는 이 작품은 대나무 원통과 편을 낸 조각에 채색을 하여 직조조각으로 설치되어 관람객들이 환상적이라고 감탄 하는 호응을 얻고 있다.

작품 설치를 마무리한 마종일 작가는 지난 8월 1일부터 이틀간 미국인 아내인 엘리자베스(Elizabeth)와 김선두, 정문경(중앙대 미대 교수)씨와 함께 장흥을 찾았다.

고향길에 오른 마종일은 부모의 선영에 성묘를 하고 평화 마을의 죽림과 보림사, 이청준 소설현장을 답사하며 모처럼의 귀향길에서 장흥의 문화적 예지를 호흡 하는 즐거운 시간을 향유 하였다.

“내 유년의 기억들이 존재 하는 고향 장흥의 서정은 언제 만나도 아름답고 그래서 내 예술의 근원이 되고 있습니다”

고향을 향한 사무치는 애정을 표현한 마종일은 평화 마을의 창연한 죽림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즐거워하면서 고향을 떠나는 아쉬움을 달래었다.

장동면 관호 마을에서 태어난 마종일 씨는 장평중학교 2학년을 마치고 서울로 향한다.

이상을 꿈꾸던 소년은 더 넓고 높은 세계를 향하여 비상의 날개짓을 한 것이다.

그러나 덕수상고를 졸업한 마종일 씨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직장에 몸을 담았고 대우중공업에서 8년 동안 직장생활을 한 후 한겨레신문에서 2년 반 동안 직장인으로 살기도 하였다.
그러나, 소년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향을 떠나온 마종일 씨는 그 열정을 잊지 못하고 30대 초반 미국 유학을 떠나게 되는데, 심연에서 꿈틀거리는 예술의 열정을 실현 하고자 하는 무모한 도전이었다.

낯설고 외로운 뉴욕에서 스쿨오브 비쥬얼 아트를 졸업하고 뉴욕 알파운데이션 신인작가상을 수상 하면서 마종일은 뉴욕의 화단이 주목하는 설치 미술가로 인정받기 시작 한다.

이어서 뉴욕 소크라테스 조각공원 신인 작가상과 뉴욕 한영마트 “올해의 예술가상”을 수상 하면서 기반을 굳히게 된 마종일은 뉴욕 브롬스뮤지언 에임비엔날레. 폴란드 우즈 비엔날레, 록펠러 센터, 브롱스 미술관, 인천 여성 비엔날레에서 등에서 설치 작업을 하면서 국제적인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임종록기자
▼평화 마을의 베롱나무 방죽에서(김석중, 김선두, 정문경, 마종일 엘리자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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