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군 장동면 만년리 시골길을 1km 정도 따라가면 고려시대 안향 선생을 모시는 만수사가 나온다.

만수사 안에 10여 m²(약 5평) 넓이의 또 다른 작은 사당이 있다. 이곳이 바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안중근 의사를 모시는 사당인 해동사다.

매년 음력 3월이면 죽산 안씨들을 중심으로 장흥의 유림들이 제향을 지내고 있어,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과 맞물려 세간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해동사를 지은 죽산 안씨 문중은 28일 “지난해부터 장흥군에 해동사 시설보수 등을 당국에 요청하고 있으나 아직 이렇다 할 답이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해동사 도로 입구에 안내표지판 하나 없는 데다 석축 등 보수가 절실했기 때문이라고.

해동사는, 1955년 장흥읍에 살았던 유림 안홍천(죽산안씨)이 순흥 안씨인 안중근 의사의 후손이 없어 제사를 지내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 이승만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안씨 문중 사람들이 기금을 갹출해 1955년 10월 27일 완공했다. 당시 안 의사 영정 봉안식에는 안 의사의 딸 현생 씨와 당질 춘생 씨(당시 육군 소장)가 참석했다. 현판인 해동명월(海東明月) 이라는 현판은 이승만 대통령이 직접 썼다.사당 내부에는 안중근 의사 영정 2점과 친필유묵 복사본이 보관되어 있으며, 1984년도에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 71호로 지정되어 보존관리 되고 있다.

그러나 해동사가 완공된 지 55년이 지나도록 정부 지원이나 관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장흥군 문화원부원장을 지낸 안종복 씨(72)는 “8년 전 만수사 보수비용을 받아와 해동사를 함께 보수한 적은 있지만 해동사 만을 위한 시설보수 지원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해지기로는, 뒤늦게나마 ‘안중근의사기념관’은 해동사 지원이나 관리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대학생들의 해동사 탐방행사를 갖거나 보훈시설 지정을 장흥군 등에 제안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또 최근들어 장흥군도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 일차적으로 지난 1월 1937년 강제이주 후 연해주에서 떡 장사를 하며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안중근 의사 조카손녀 안라이사(연해주 거주, 74세)씨를 초대하여 위로한 바 있다.

그리고 군 차원에서 노후된 건물을 2006년부터 3개년 간 보수를 하여 외관정비를 모두 마친 상태이며,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이 되는 올 해를 맞아, 안내판 정비, 진입 방향 유도표시 등을 설치하고, 문화재 명칭을 만수사에서 만수사 및 해동사로 명칭변경을 추진하여 역사가 서린 해동사 알리기에 노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안종복씨는 “안 의사의 국내 첫 추모공간인 해동사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역사적 교육현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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