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장흥에서 열린 출간 기념회에서 그는 “내가 살아 왔던 길이 여러 사람들에게 내놓을 만한가를 생각하니 얼굴이 붉어질 뿐이다”고 말하면서도 한편으로 "춤이라도 덩실 추고 싶은 마음"이라면서 뿌듯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또 그는 “글을 써서 알렸던 장흥 천도교당이 전라남도 기념물로, 장흥 석대들 동학전적지는 국가지정문화재(사적)로 지정받아 기쁘다”면서 그동안 지역사회를 위해 일해 온 보람도 숨기지 않았다.
현역 최고령 향토 사학자인 그는‘걸어 다니는 향토사 사전’으로 불리며 장흥에서는 '장흥 근대사 100년을 관통하는 유일무이한 문화인'으로 통한다.




제3~6대 장흥문화원장을 지냈고, 지금도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전국 향토사연구모임에 매 회마다 꼬박꼬박 참석할 정도로 열정적이고 성실하며, 요즘도 매일 두 차례씩 장흥 읍내를 돌아다니며 늙어 쇠진해감을 거부하는 여전히 '청년’이다.
그는 ‘카메라 앵글의 눈을 빌려 향토 역사를 순례하여 찾아 나선 문화기록작가’로도 통한다.


장성 출신인 그는 열다섯 살 무렵 와이엠시에이(YMCA)에서 사진을 배웠다. 결혼한 이듬해인 스물한 살 때부터 장흥으로 이사해 장흥 지역 최초로 사진관을 차렸다. 한국전쟁 때 보도연맹 사건에 연루돼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던 그는 근현대사 궤적을 사진으로 담았다. 1971년부터 장흥문화원에서 활동하면서 그가 95년 펴낸 <사진으로 보는 장흥 100년사>는 전국 최초의 ‘사진 향토사’라는 찬사를 받았다.
지인과 후학들은 지난해 봄 그의 글과 사진을 모아 향토사 연구의 규범으로 활용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번 펴낸 향토학문집은 후학과 지인들이 중심이 되어 강옹의 글과 사진을 집대성하여 향토연구의 규범으로 활용하자는 뜻이 모아져,
윤수옥(위원장) 전 장흥문화원장과 김기홍 현 장흥문화원장이 중심이 되어 지역 향토사 관계자 8명이 ‘청재 강수의선생 향토학문집 간행위원회’를 구성하고 1년여 준비 끝에 마한문화연구원의 지원과 장흥문화원, 향토지리연구소의 협조로 4,6배판 402쪽의 규모로 발간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동안 지역사회의 문화중흥을 위해 헌신해 온 그에 대한 문화사적 조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별 큰 의미 없는 지인과 후학, 가족들의 글이 지나치게 많은 47편이나 게재되는 등 향토학자, 사진작가로서 강수의 옹에 대한 냄새를 거의 없애버렸다는 지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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