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지명 외에 茶로도 연결되는 ‘기묘한 인연’

청태전 관계자들, 육우다원, 병차 현장 견학해야



인구 62만의 장흥현 청사



이번 중국 장흥현 방문은 세번째이다.

처음 방문은 지난해 4월 1일. 당시만 해도 외국에서 장흥현을 찾은 단체 방문단은 우리 팀이 처음이라고 했다.

장흥현은 지리적으로 절강성 북부, 장강 삼각중심의 내지(內地), 절강-강소-안휘 3성의 접경지, 중국 3대호인 태호의 서남안에 위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관광도시권이라 할 수 있는 상해를 비롯 항주, 남경, 소주, 무석 등으로부터 원거리에 위치해 있다.

또 외국과의 관계에선 주로 투자유치나 기업유치에 주력해 중국내 경제, 교육도시로서 큰 경쟁력을 갖추었지만 관광산업 육성에서는 부진, 외국인 관광과는 다소 거리가 먼 지역이었다.

그로부터 불과 1년여 지났을 뿐인데도 이번에 다시 찾아 본 장흥현의 변화는 무서웠다. 관광 산업 육성에서도 크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몇 년 뒤면 관광분야에서도 확연히 입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었다. 이번에 대규모의 육우다원(陸羽茶院) 개원과 제10차 국제차문화세미나 유치가 그 단적인 예였다. 육우다원 하나만으로 내국인은 물론 한국 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도 남을 관광자원 하나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지금 장흥현의 주요 시책 중 하나가 현청에서 자동차로 15여분 거리에 위치한 태호의 대규모 개발이다. 주변농가보상까지 마쳤으며, 실시 설계까지 마쳐놓았다는데, 이곳에 최고최대 규모의 국가 스포츠센터를 비롯 골프장, 다양한 위락시설 등이 조성된다고 한다.

바다와 같은 태호권 관광개발이 완료되는 2011년 후가 되면, 장흥현도 태호 관광 위락지를 중심으로 육우다원(陸羽茶院), 은행나무가 12.5㎞로 늘어선 십리은행장랑(十裏銀杏長廊), 중국에서 유일하게 서식하는 야생양자강악어 보호구역, 신라 때 김교각스님이 출가했던 역사적 연원을 가진 사찰 지장보전(地藏菩殿), 2.5억년 전 지구 역사상 최대의 한차례 생물멸종사건의 기록과 유적을 담고 있는 금정자 등으로 연계되는 관광자원은 세계적인 관광명소로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장흥현 방문은 ‘장흥(長興)’이라는 동일한 지명 외에도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장흥의 ‘청태전’과 중국 유일의 고형차(떡차)라 할 수 있는 ‘자순병차(紫筍餠茶)’ 역시 새삼 그 역사적 근원을 함께하고 있다는 ‘인연’을 확인할 수 있어 의미가 컸다.

■ 장흥군, 청태전 재현ㆍ복원-장흥현도 자순병차 복원

장흥군은 지난 2006년부터 전통차인 청태전(靑苔錢)의 복원ㆍ재현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청태전은 이전에는 다른지방에서는 떡차, 돈차로 불리던 것으로, 장흥군 보림사를 중심으로 장흥지역에서 전승되어 오면서 고유의 '청태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면서 장흥의 전통차가 되었다.

이 청태전의 연원은 1200년전 중국 당나라 때 중국에서 만들던 고형차(固形茶) 즉, 단차(團茶)에서 비롯되고 있다. 그리고 이 청태전은 조선 말엽 서민들이 몸살과 두통 등의 상비약으로 사용하기도 하며 보림사 주변과 장흥 해안지역에서 명맥을 이어오다 한국전쟁 이후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산 정약용이 남긴 보림사의 차에 대한 여러 문헌에도, 다산이 즐겨 마신 차는 찌고 말려 덩이로 지어 작은 떡을 만들었던 떡차였다. 그리고 보림사의 떡차는 바로 다산이 개발해 가르쳐 준 것이었다.(보림사의 죽전차竹田茶는 열 수 정약용이 얻었다. 절의 승려들에게 구증구포의 방법으로 가르쳐 주었다. 그 품질이 보이차에 밑돌지 않는다. 곡우 전에 딴 것을 더욱 귀하게 치니, 이를 일러 우전차雨前茶라 해도 괜찮다. 康津寶林寺竹田茶, 丁洌水若鏞得之. 敎寺僧以九蒸九曝之法-李裕元,1814-1888의 '임하필기林下筆記' 중 '호남사종湖南四種'에서)

여기서 보림사 차를 죽전차라고 한 것은 보림사 대밭에 차가 많이 자라고 있었기 때문이고, 이 차로 만든 것이어서 '죽로차'로 부르기도 했다.

그리고 보림사의 이 죽전차는 구중구포로 만든 떡차였다. 이유원의 '호남사종'에는 초의대사로부터 보림사 죽로차를 얻어 마신 적이 있으며, 보림사 차는 둥근 떡을 실로 꿰어 꾸러미로 만든 떡차였으며, 차를 마셔보니, 막힌 가슴이 뻥 뚫리고 잇뿌리에 단맛이 감돌았고 그 효능은 번열과 기름기를 제거해주는 차였으며, 그 자신이 자신이 직접 마셔본 결과 보림사의 죽로차가 결코 중국의 고급 보이차에 못지않은 품질을 지녔고, 해서 그 맛을 기려 후대의 증언을 위해 보림사의 죽로차를 기록으로 남긴다는 내용이 있다.

이 보림사의 떡차가 전승되어오면서 한일합병기 쯤에서 '청태전'으로 불리어지게 되었고, 또한 1940년대 일본인 모로오까다모스(諸岡存)와 이에이리 가즈오(家入一雄)씨가 우리나라에 건너와 현지답사를 통해 기술하고 발간했던 '조선의 茶와 禪'이란 책에서 청태전의 제조과정 등이 구체적으로 소개되며 '청태전'이라는 장흥의 전통차가 세상 앞에 그 진면목을 드러나게 되었던 것이다.

지금 장흥군에서 그동안 몇몇 민간인들 사이에서 전승되어 제다법을 기준으로 재현, 복원한 청태전에 대해, 차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1,200년전 중국 당나라에서 만들었던 것과 똑같이 재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청태전 재현은 (1)주민들이 딴 녹찻 잎을 가마솥에 찌고 (2)적당히 찐 찻잎을 절구에 넣고 잘 으깬 뒤 (3)새알 모양으로 빚어서 대나무 테에 눌러 엽전 모양으로 만든 다음 (4)그늘에서 말려 청태전을 완성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제조과정을 지켜본 조기정 목포대 국제차문화연구소장은 "차를 쪄서 찧고 말리는 과정 등이 육우의 다경에 나온 과정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말하고 "사라져 버린 청태전의 역사성과 가치를 비로소 재발견했다"고 말했다.

지금 장흥군은 이러한 청태전 재현, 복원시업을 통해 한국 차문화 전통을 계승할뿐만 아니라 지역특화사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로 청태전의 재현, 복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중국에서 육우가 살았던 당나라 때의 차의 주류를 이루었던 고형차, 단차는 형태로는 보이차로 전승되어올 뿐 당대 고형차 형태의 단차는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

그런데, 장흥현이 최근 중국 차성(茶聖)으로 불리우는 육우의 온갖 사료들과 차에 대한 역사 유적등을 전시하고 육우와 자순차 등 장흥현 차에 대해 가치 제고를 위해 육유다원을 조성하면서 고형차 재현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이렇게 해서 최근 만들어진 고형차가 바로 ‘자순 병차’이다.<아래 사진 참조>

이 자순병차는 장흥 청태전의 2,3배 크기로 두께가 1.3㎝, 지름이 7.5㎝ 크기이다. 그러나 형태는 장흥의 청태전과 별반 다를 게 없다.

한국에서 1,200년전의 병차, 고형차라 할 수 있는 청태전을 재현, 복원하고 있는 장흥군의 청태전 복원 사업 관계자들이, 역시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1,200년 전의 병차를 복원하고육우다원을 조성하는 등 대대적인 병차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장흥현을 견학해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크기만 조금 다를 뿐, 장흥군의 청태전과 같은 장흥현의 '자순 병차'. 위 사진은 상표가 붙은 병차이고 아래 사진은 상표를 벗겨낸 병차이다.




중국 3대호인 태호. 장흥현은 태호 서북부에 연해 있으며, 장흥현청에서 자동차로 15분 여 거리에 있다. 이 태호는 대대적으로 개발된다.



제10회 국제차문화 축제 공연



식품의약산업 투자 설명회회에서.


우리가 묵었던 호텔 앞에서 기념촬영.


좌에서 김인규 전군수, 장흥현 투자유치국장, 지주상지회장, 최유식 보성군민신문사장, 투자유치국 담당관

저작권자 © 장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