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장관 김경한)는 지난 3월 13일 전국 14개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일본으로 강제 징용된 한국인 남편을 따라 해방 후 한국에 입국한 구사마 기미코(79·장흥군 유치면 조양리 1구)씨에게 국적을 부여하는 등 243명에 대한 귀화 증서 수여식을 갖고 교육·문화 행사를 실시했다.

구사마 기미코씨는 13일 오후, 광주 광역시 화정동 광주출입국관리사무소(소장 서유교)대회의실에서 광주·전남 외국인 20명과 함께 귀화증서를 받았다.

장흥군 유치면 조양1구에서 살고있는 구사마 기미코씨는 사실혼 상태(본 부인 있었음)에서 자녀 4명을 낳고 아무런 지원도 없는 상태에서 온갖 노동 등으로 갖은 고난을 겪으며 60여년 세월을 살아오다, 장흥군 유치면 파출소 김재완 경사와 장흥 천주교 남씨의 도움으로 귀화를 신청해, 이번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게 되었다.

김재완경사에 따르면, 지난 해 우연히 길에서 마주친 기미코 할머니로부터 외국인등록증의 유효기간을 넘겼다는 등 어려운 사정 얘기를 듣고(만료된 외국인 등록증을 갱신하려면 40-60만원의 과태료를 부담해야 한다), 김경사가 직접 발벗고 나서게 된다.

김경사는 주민들의 서명을 받은 탄원서를 작성하고 광주출입국관리소측과 연락하고, 일본영사관측과도 연락해서 기미코씨의 외국인등록증의 유효기간을 간신히 연장해주고 여권도 만들어주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영사관이 서울에서 직접 KT열차를 타고 광주까지 내려오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천주교 신자 남씨가 일본영사관, 지역주민들, 유치면장 등의 협조를 받아 귀화를 신청, 기미코씨가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미코 할머니는 20여 년 전 남편이 사망한 이후 홀로 지내고 있으며, 마을의 대소사를 거들며 겨우겨우 살아가고 있다. 자식들 4명 모두 살림살이가 자신들의 생계 유지마저 어려울 정도여서, 기미코씨는 자식들로부터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다. 특히 장남인 큰 아들은 정신장애로 정신과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이 몇 년 전 이런 사연을 알게 된 장흥천주교 성당 교인들이 할머니를 지원해 오고 있다. 교인들은 무너져가던 할머니의 집을 컨테이너 집으로 바꿔주기도 했다.

또 2002년 한국인 남편과 혼인하여 자녀 1명을 출산하고 시어머니를 모시고 성실하게 살아 온 아텔마카가페수모(광주시)씨에게도 국적이 부여됐다.

아텔마카가페수모 씨는 두 번의 뇌종양 수술 후유증으로 앞을 보지 못하는 상태이고, 남편은 정신장애 2급으로 나주병원 정신과에 입원 중이며, 시어머니 역시 백내장 수술에 따른 안면근육 마비 상태로 시각장애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본부장 추규호)는 이번에 귀화증서를 수여받은 귀화인 중 장흥의 구사마 기미코 씨와 광주의 아텔마카가페수모 씨를 '불우 외국인'으로 선정, 금년 3월부터 매월 정기적으로 경제적인 지원을 한다는 방침이다

63년 전인 1945년 한국인 남편을 따라 일본에서 건너왔다 지금까지 ‘불법체류자’생활을 해 오며 4남매 자식까지 둔 구사마 기미코씨는 한국 정부로부터 대한민국 국적을 인정한다는 귀화증서를 받고 "일본인도 한국인도 아닌 무국적자로 로 60여년을 살아왔습니다. 이제 진짜 한국 국민이 됐다고 생각하니 눈을 감아도 이제 여한이 없습니다”며 눈시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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