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2007년 07월 24일/ 유지호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로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2·4분기 국내산 쇠고기, 돼지고기 가격이 8년여만에 처음으로 동반 하락한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이 2003년 수준으로 증가하고, 한·미 FTA 체결에 따른 미국산 돼지고기의 관세 철폐 등으로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농업전문연구기관인 GSnJ가 최근 발표한 '한미FTA 해부: 돼지고기'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로 15%, 한·미 FTA에 따른 돼지고기 관세 철폐로 12~13%, 쇠고기 관세 감축 2% 등 오는 2014∼2017년까지 30%(2006년 대비)의 하락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쇠고기 수입량이 10% 증가하면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이 2.9% 하락하고, 수입 돼지고기 가격이 10% 하락하면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이 6.6% 떨어지는 등 수입 쇠고기·돼지고기와 국내산 돼지고기가 상당한 대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가 시중에 본격 유통되고, 'LA 갈비' 등 뼈를 포함한 미국산 쇠고기까지 수입이 재개될 경우 국내산 쇠고기는 물론 돼지고기 가격의 동반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흥군 용산면에서 돼지 4천두를 사육하고 있는 서모(45)씨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한·미 FTA 타결로, 지금은 피부로 와닫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 지역 유명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산과 국내산의 돼지고기 가격이 100g을 기준으로 했을 때 EU산은 600원대, 미국산 800원대, 국내산 1천500대원로 두배 정도 차이가 난다"며 "외국산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사육단계 원가와 유통 마진을 줄여 1천원대로 맞춰야 된다고 하는데, 걱정부터 앞선다"고 털어놨다.

한편 국내 돼지 사육 두수는 지난 90년 452만8천두에서 지난해 938만2천두로 두배 이상 늘었으며, 현재 전남도내 돼지사육 두수는 1천600농가에 88만7천두로 집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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