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CBS / 2007-05-15 /김의양 기자

전남 장흥군 관산면 관산초등학교 영성분교 전교생 여섯 명은 스승의 날 학교에 갈 일이 걱정이었다.

매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자신들을 데리러 오시던 위인환 선생님이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스승의 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로 출장을 가신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걱정과는 달리 여느 아침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이름을 부르며 독서시간에 늦겠다고 채근하시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점심 때는 손수 피아노를 치며 자신들과 함께 목청껏 노래를 불러주시고, 수업이 끝난 뒤에도 컴퓨터와 한자, 글씨쓰기 지도를 해주시며, 일일이 집에 태워다 주는 아빠 같은 선생님이 오늘도 변함없이 곁에 계셨기 때문이다.

한때 학생수가 7백여 명이나 됐지만 지금은 전교생이 여섯 명에 불과한 분교로 전락한 사실이 말해주듯 학생의 절반 이상이 조손 또는 결손 가정이다.

그러나 오히려 보통 가정의 어린이들 보다 훨씬 활기차고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것은 바로 위 선생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선생의 제자사랑은 방학 때도 이어져 인근에 있는 학교 결손가정 어린이들까지 학교로 불러 손수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어 점심을 제공하며, 함께 공부하고 놀고, 웃고, 노래하며 보낸다.

교사 경력 39년 가운데 36년을 고향인 장흥에서 재직하고 있는 위 교사인지라 학부모 대부분이 제자고, 함께 일하는 선생님도 제자다.

위 교사의 제자이자 동료 홍성자 교사는 “나도 제자들을 위해 할 만큼 한다고 생각했는데 위 선생님과 함께 근무하면서 자신이 너무나 초라해지고, 어떻게 이렇게까지 희생하며 살수 있을까 새삼 고개가 숙여졌다“고 말한다.

늘 우울해 하는 학생에게는 컴퓨터를 주고, 평생 구두를 신어본 적이 없는 제자에게 올 어린이날 구두를 선물로 전해준 위 교사는 후배 교사들이 제자를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아이들로 여겨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위인환 교사에게서 스승의날 휴업을 해야하는 우리의 교육과는 거리가 먼 참스승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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