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역사를 대변하는 천안문 광장과 자금성


■ 2007. 2. 23 - 중국 북경으로 가다

2007년 1차 광주 전남지역신문협의회의 해외연수여행의 장소는 중국 북경이다. 2월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 26일 귀국하는 3박4일간의 일정이다.

이번 북경 연수에는, 장흥신문을 비롯, 목포투데이, 영암신문, 해남신문, 영광신문, 나주신문, 화순 군민신문, 보성 다향신문, 곡성신문 등 9개신문사에서 21명이 참가했다. 장흥신문에서는 김선욱 사장 외 2명 등 3명이 참가했다.

북경으로 떠나는 23일은 서울이나 북경 모두 그리 화창하게 개인 날은 아니지만 비교적 맑은 날씨다. 바로 전날인 22일 북경의 날씨는 잔뜩 흐려 북경 관광객들이 하루를 공치고 말았다고 한다.

인천공항은 중국인들이 넘쳐난다. 아마 귀향하는 유학생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더구나 중국인들이 최대 명절로 친다는 춘절(春節·설) 주간이니 당연하리라 싶기도 하다. 올해 춘절은 설날인 2월 18일부터로 25일까지 1주일이어서 우리의 여정은 거의 그 춘절 기간에 맞춰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싶다.

그런데 보통 공식 휴일은 춘절 주간인 1주일이지만, 대부분 2~3주일씩 쉰다고 한다. 중국인의 춘절은 우리의 설 명절과는 비교 안 될 정도로 극성적으로 맞는 명절이라고 한다. 보통 이 기간 동안에 귀향하거나 여행을 떠나는 중국인 수가 21억5천만 명이나 된다고 하니, 가히 중국 전체가 들썩거린다고 해도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이 시끄럽고 어수선한 기간의 중국 여정인 만큼 아무래도 조용히 여행하고 귀국하기는 애당초 틀린 것만 같다.

북경공항에 도착, 입국수속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황산이라는 가이드가 유창한 우리 말로 일행을 반겨준다. 그는 연해주 조선족 출신으로 할아버지의 고향은 경상도 대구라고 한다.

그의 안내로 관광버스에 오른다. 25인승인 중대형버스다. 북경의 첫인상은 서울의 어느 구역이라도 들어선 듯싶은 현대화 된, 그리고 유난히 신축 중인 건물과 고층 아파트들이 즐비하다.

버스는 북경 시내를 지나, 전체 면적이 44만㎡로 동시에 백만 명을 수용할 수 있어 세계에서 가장 큰 광장 중의 하나로 꼽힌다는, ‘천안문 사태’로 유명한 천안문 광장으로 향한다. 천안문 광장의 관광이 첫 코스다.

광장에 들어서자, 인민대회당과 모택동기념관, 중국혁명박물관, 역사박물관이 보이고 광장 한 가운데로 인민영웅기념비가 저립해 있다. 광장 건너편에는 천안문이 보이고 모택동주석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 있다.

광장에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춘절 연휴로 중국 본토의 지방에서 올라온 중국인들과 한국에서 달려온 한국인들이 대부분
인 것 같다.

여기저기서 한국말이 흘려 나온다. 의외로 일본인이 보이지 않는다. 몇 년 전에는 일본인 관광객이 많았다는데, 위안부 문제 등 역사왜곡으로 인해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최근 들어 일본인 관광객은 거의 없다시피 한단다. 역사왜곡에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관계도 썩 좋은 편은 아니다. 그런데도 중국 땅 어딜 가나 한국인이 넘쳐난다. 우리 일행 역시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민족은 자존심도 진작에 내팽개친 듯싶어, 조금은 씁쓸해진 기분이다.


■ 붉은 색 물결이 넘치는 땅

광장에서 볼거리 중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 등 붉은 깃발이 열지어서 나붓기는 모습이다.


오성홍기는 의미 그대로 붉은 바탕에 황색으로 된 큰 별 하나와 작은 별 4개가 왼쪽 윗부분에 박힌 형상이다. 여기서 바탕의 붉은색은 혁명을 상징한다고 한다. 또 큰 별은 중국공산당을 대표하고 4개의 작은 별은 4개의 계급(노동자계급, 농민계급, 도시소자산계급, 민족자산계급)을 대표한다고 하는데, 그 오성의 색깔이 금빛 찬란한 황금색이다.

붉은색은 상서로움과 경사로움, 행운을 상징하고 황색은 고귀한 권위를 상징한다고 한다. 특히 빨간색은 중국을 상징하는 색깔이며 그들이 일상에서 가장 선호하는 색이다.

중화민족이 붉은색을 숭상하는 풍습과 심리는 문화 역사적 연원에서 기인된다고 한다. 예로부터 붉은색을 중국인들은 상서로움의 상징으로 여겼다.

이를테면 선량한 효자를 ‘적자’라고 부르고 여성의 아름다운 얼굴을 ‘홍안’이라고 불렀다. 붉은 색이 중국에서 고귀한 색깔로 칭송되기 시작한 것은 주나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후 관리들의 공복제정에 반영되어 당상관인 1, 2, 3품 관리들만 붉은 색 옷을 입었고, 현대 중국 국기인 홍성기(紅星旗)로 계승되어 오고 있다.



붉은 색(陽)의 의미는 귀신, 마귀를 쫓는 색으로도 인식되었다. 해서 경사스러운 혼례식에서 붉은 색이 두드러진다. 신랑과 신부가 모두 붉은 색 옷을 입고(지금은 이런 풍습이 많이 완화됐다), 붉은 색 계통으로 치장이 되어 있는 건물에서 붉은 색 옷을 입고 결혼식을 거행한다. 이때 참여하는 하객들 또한 붉은 봉투에 축하금을 담아 신랑신부를 축하한다. 청첩장, 신부의 구두, 신랑 내복, 예식 주관자들의 의복, 담배마저도 모두 붉은색이다.

이렇듯 붉은색은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고 행운과 복을 가져다 준다는 게 중국의 붉은 색에 대한 전통적인 색채 이미지다.

다만, 경제성장이 높은 지역일수록 세계적인 유행색을 수용하려는 경향이 증가하면서 전통색상에 대한 이미지가 퇴색되는 추세라고 한다.

어쨌든, 붉은 색은 지금도 중국 땅 어딜 가나 싫증날 정도로 볼 수 있다. 특히 우리가 방문한 기간이 마침 춘절 기간이어서, 붉은 색은 욱 자주 눈에 띈다. 눈만 뜨면 마주치는 것이 붉은 색이다. 도로 위에도 붉은 물결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붉은 택시들도 그렇고 건물 광고간판의 색도 붉은색 바탕에 황색이거나 흰색바탕에 붉은 색이 대부분이다.

어딜 가도 온통 붉은색 천지이다. 호텔이나 음식점을 가면 붉은등이 셀 수 없이 걸려 있다. 춘절 이어선지, 관광지마다 요란하게 내걸린 홍등은 인상적이다.

중국의 5대 감독인 장예모 감독의 영화 <홍등>을 비롯, 우리들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은 <붉은 수수밭>, <인생>, <패왕별희> 많은 영화들마저 붉은색과 관련된 영화들이다.

언제인가, 언뜻 '도신 2'라는 영화 한 대목을 티비에서, 스쳐지나가듯 보았는데(우연이 그 한 대목만 볼 수 있었다), 바닷가에서 수백 명이 되고도 남을 도신 후인들이 가지런히 않았고 모두 붉은 옷을 입고 있어, 갑자기 붉은 색으로 치장된 붉은 해변의 정경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붉은 색은 이미 중국인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생활의 일부이자, 그들 자신의 일부가 되어버린 셈이 듯 싶다. 이러한 붉은 색에 대한 집념에서 새삼 그들 민족성의 집요한 세계정복에 대한 집념을 보는 듯해 무서움마저 느낀다.

서북공정으로 티벳을 중국화로 만든 이들은 최근 들어선 동북공정을 통해 한국 역사 속의 고구려, 발해, 만주 그리고 백두산마저 장백산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소유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 그들의 이러한 세계정복의 야망이 바로 그 '붉은색'에 담겨있는 것이리라.




붉은 청첩장과 붉은 담배




붉은색의 점퍼도 흔하게 보이는 중국인들의 의복이다

이화원 앞의 매표소. 전광판의 글자도 모두 은 색 뿐이다.



진주파는 가게 건물이 온통 붉은 색이다



용경험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인상적인 홍등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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