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 매생이 하면 장흥이라는 등식의 아성이 최근들어 도전받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장흥군의 전년도 생산량은 90ha에서 65만3천 재기를 생산, 17억9천여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올해도 120ha에 79만9천 재기를 생산, 24억2천여만원의 소득을 올린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처럼 장흥의 매생이는 전년도에 비해 그 양식 면적이 30% 정도 늘었지만 소득이 그만큼 따르지 못한 것은 이상기후로 인한 흉작이 겹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흥의 매생이는 겨울철 장흥군의 어가에서 크나큰 효자노릇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우리 군의 매생이가 최근 들어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그것도 우리 지역과 가까운 강진군으로부터다.

최근 강진군은 겨울철 별미식품인 매생이를 사시사철 먹을 수 있는 가공식품으로 개발했다.
강진군에 따르면, 지난 2월 25일 과학기술부 산하 한국식품연구원에 매생이 가공식품 개발을 의뢰한 결과 13개월여만에 시제품을 생산, 시식회를 가졌다.

이날, 한국식품연구원 김영명박사(책임연구원)는 "그동안 매생이는 계절식품으로 저장성이 떨어졌으나 이번에 개발한 매생이 가공식품은 상온에서 1년 이상 유통이 가능해 사시시철 어느 때나 먹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가공식품은 간단히 데워서 먹을 수 있는 '레트르트 매생이탕'과 -15℃로 냉동 저장한 뒤 전자레인지로 조리해 먹는 '냉동 매생이탕', 끓는 물만 부어서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건조매생이탕', 물과 조미스프를 넣고 조리하는 '매생이 해장국'과 '즉석 매생이탕'등 5종류.

강진군과 매생이 가공업체는 이날 발표된 시제품을 모델로 오는 2008년까지 대량생산 체제를 갖춰 본격 시판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부경대 남택정 교수도 최근 대표적인 녹조식물인 매생이에서 혈청지질 개선 및 간 보호 효과를 나타내는 생리 기능성 물질을 확인한 후 기업체에 기술을 이전해 상품화를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호남고속도로상의 정읍 휴게소에는 '고흥산 매생이로 만든 겨울철 별미 매생이탕' 이라는 음식을 만들어 팔고 있는데, 입소문이 났을 정도로 유명하다. 굴을 넣고 끓여낸 미끌미끌한 국물이 시원한 맛을 낸다. 매생이 칼국수와 죽도 있다.
이처럼, 지금 다른 지역에서는 매생이 가공 산업에 눈을 돌이고 있는 판국인데 장흥군은 그렇지 못해 자칫 장흥 매생이의 명성을 타지에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흥군의 매생이 제품화는, 제철인 겨울철 말고도 사시사철 먹을 수 있도록 급속냉동 후 저장 판매하는 식의 안이한 대처뿐이다.

뒤늦게 줄달음치려는 강진 매생이, 강진군청의 수산진흥계에 문의한 결과, 강진군에서는 전년도 매생이 생산량을 도에 보고한 적도 없으며 금년도 생산량도 파악하지 않고 있다는 답변이었다. 결국 강진군은 강진군의 매생이와 상관없이 장흥군이 무관심으로 방치해둔 장흥신 매생이를 상품화해 이익을 보겠다는 계획인 것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우리 군에서는 매생이를 더욱 더 발전시키려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

장흥읍 건신리 김모 주민은 "매생이의 상품화가 타지에 빼앗긴다면 그것은 장흥군민의 수모이며, 자존심을 내팽개치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이제라도 더 이상 우리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노력, 매생이의 상품화를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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