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오후 장흥읍 송산마을은 오랫만에 재현되는 민속놀이로 주민들 모두 들떠 있었다.

이날 오후나절부터 요란한 장구-북소리와 꽹과리, 징소리가 온 마을을 들썩거렸다.

30년 전쯤 송산마을에서는 정월이면 마을 집집마다 돌며 오늘처럼 지신밟기를 하며 새해맞이를 했다.

하지만 송산마을도 다른 여느 마을처럼 새마을운동, 근대화 바람으로 마을에는 어느새 농악놀이가 사라져버렸다. 이제라도 정월에 농악놀이를 재현하고 싶어도 젊은사람들이 없어 불가능하다.

그러나 올 정해년 새해는 달랐다. 마을 한가운데 자리잡은 '오래된 숲'의 장흥문화마당 때문이다.

장흥문화마당은 지난 2005년, 송산마을의 80년 된 한옥 한 채를 양도받아 젊은 문화인들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그 이름도 '오래된 숲'으로 명명했다. 그리고 그들은 낡은 한옥 여기저기를 개보수하고, 사진전이며 학술세미나며 크고 작은 문화행사들을 이곳에서 펼치며, 어느새 이곳을 장흥의 젊은 문화인들의 귀중한 공간으로 만들어 왔다.

이번 정월 보름을 맞아, 지신밟기기와 달집태우기들을 추진하게 된것도 순전히 이들, 장흥 문화마당 덕분이었다.

특히 정월 대보름을 맞아 재현된 송산마을 민속놀이 재현에는 장흥환경연합도 가세했고, 장흥풍물연구소(소장 장태영)도 힘을 합했다.

특히 달집태우기 행사에는 광주에서 국악인 김숙희씨가 참가해, 강강수월래, 아리랄 노래 등에 선소리를 하며 한껏 흥을 돋구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마을 집집마다 돌며 지신밟기를 했고, 오후 6시쯤에는 탐진강변 마을입구에서 달집태우기 행사를 치렀다.


'오래된 숲'의 지신밟기.


탐진강변 마을입구에 세워진 솟대. 장흥문화마당에서 조성했다.



어둠이 내리자 풍물패와 마을 사람들이 강변 마을입구로 나와 달집을 돌며 풍물로 분위기를 돋구고 있다.


달집태우기에 실려보낼 소원을 적는 사람들.



마을주민들의 올 한해 소원들.



드디어 활활 타 오르는 달집. 모든 악귀는 물러가고 불량한 일들도 태워져버리고 만사가 형통하고 만복이 깃드소서!



달집을 태우며 계속 풍물로 흥을 돋구는 마을 주민들.


강강수월래도 광주서 내려온 국악인 김숙희씨 선소리에 더욱 신명이 나고.



환경연합 회원 자격(전 공동대표) 으로 참석한 최경석씨도 북을 들었다. 술과 담론만 좋아한 줄 알았는데, 웬걸 북치는 솜씨도 전문 풍물패 이상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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