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끝자락 남포 정남진, 회진, 신리바닷가

오마이뉴스/글. 사진 조찬현기자


▲아름다운 포구 남포

남포는 한반도의 남녘 끝자락이다. 정남진이다. 서울의 광화문에서 내려오면 정남쪽에 위치한 해변이며 북쪽의 중강진과 일직선상에 있다. 그 좌표점은 장흥군 관산읍 신동리에 표시되어 있다.

남포마을은 경관이 빼어나다. 장흥군 용산면 남포마을은 400여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소등섬 할머니의 당제와 전설이 깃들어 있다. 또 영화 <축제>의 촬영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깨끗한 바다 득량만에서 채취한 석화구이를 맛볼 수 있으며 해안선이 참으로 아름답다. 해돋이의 황홀경은 물론 달맞이까지 할 수 있는 관광명소다.

먹거리와 볼거리가 풍요롭고 아름다운 포구 남포

▲남포앞바다 소등섬

이곳 남포는 1996년에 이청준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 <축제>를 촬영한 곳이다. 할머니의 장례식에 모여든 가족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인간의 모습을 꿰뚫어 본 이 영화는 임권택 감독의 작품이다. 마을 앞 바다에 떠있는 조그만 소나무섬 소등섬이 아름답다.

갯가에는 굴구이 집이 즐비하다. 포구에서 장작불에 구워먹는 굴구이는 자연의 신선함을 그대로 맛볼 수 있다. 장흥은 표고버섯 재배를 아주 많이 한다.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난 폐목을 구이용 장작으로 사용한다. 장작불에 구운 통통하게 살 오른 굴구이에 한잔 술을 기울이면 천하에 부러울 게 없다

남포 초입의 오른편 산자락에는 산책로와 쉼터가 있다. 산책로에는 영화를 소개하는 입간판이 군데군데 심심치 않게 설치되어 있다. 소등섬을 껴안고 있는 푸른 바다는 비단결인양 곱다. 남포바다는 평화와 여유로움을 안겨 준다. 옥빛 바다에는 겨울철새 한 마리가 자맥질을 한다.

관산을 경유해 회진으로 가는 길. 차창을 스쳐가는 마을은 푸근하고 정겹다. 이 길은 호남의 5대명산 도립공원 천관산과 동행을 한다. 기암괴석이 하늘에 면류관을 쓰고 있는 듯하다 하여 천관산이라 이름 지어진 아름다운 산이다. 특히, 가을억새와 단풍이 아름다워 가을 산행지로 인기 있는 곳이다.

소설의 주 무대인 회진포구에 가면 시심이 절로 생겨나


▲회진포구

회진포구에 당도했다. 회진앞 바다는 조용하다. 소설가 이청준의 주요 무대이기도 했던 회진포구는 스치는 바람결마저도 한편의 시가 되고 소설이 된다. 그의 단편 소설 <침몰선> <노송> <돌아온 풍금>의 배경이 된 곳이 바로 회진포구다. 장편 소설 <흰옷>에 등장하는 초등학교 여선생이 오갔던 곳이기도 하다.

대덕 신리 개매기체험장으로 향했다. 개매기는 예부터 전해져오는 고기잡이 방식의 하나이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바다에 그물을 미리 설치하여 밀물 때는 걷어 올리고, 썰물 때는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는다. 이때 도구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맨손으로 잡는다.

▲개매기 체험장 갯벌에는 길이 바다로 끊임없이 이어진다.

▲개매기 체험장이 있는 대덕 신리 앞바다


▲기다림

해마다 7월에서 10월경에 체험행사가 열린다. 이곳에 가면 직접 체험을 할 수 있다. 갯벌 체험장에서 광활한 갯벌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수십 년 묵은 체증까지도 싹 가신다. 스트레스 해소에 아주 그만이다.

마을길이 끝나는 곳, 양식장 부근에는 매생이 손질이 한창이다. 바다는 온통 매생이 양식장이다. 가늘고 부드러운 갈매패목의 녹조류인 매생이는 파래와 유사하게 생겼다. 맛은 매우 달고 향기로우며 겨울철에 주로 채취한다. 요즘 제철인 매생이가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산지에서도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매생이 손질에 바쁜 아낙

나오는 길에 또다시 찾은 신리 개매기 체험장. 바다로 난 시멘트 포장길에는 바다해초인 진지리 풀이 널려있다. 개매기 체험장에는 대나무가 원을 그리며 개펄에 파묻혀있다. 드넓은 갯벌에는 길이 바다로 끝없이 이어진다. 갯바람에 물결이 결을 이루며 밀려간다. 갯내음과 아름다움에 포로가 되어 난 이곳을 쉬 떠나질 못했다.
<오마이뉴스/2007-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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