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군은 민선 4기 군정 슬로건으로 '느린세상 건강한 장흥'을 내세웠다. 여기서 '느린세상'이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면서 친환경농업, 건강휴양촌, 생태체험의 메카를 만들어가는 세상'이라고 김인규 군수가 취임사에서 설명한 바 있다.


이어 장흥군은 얼마 전(9.14)에 호남권 최초로 '대한민국 건강도시 인증'을 받기도 한다. 건강도시 인증은 광주와 전남·북 등 호남권 자치단체로는 최초의 사례였다. 또 이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산과 들, 강과 바다, 호수 등 자연풍광이 어우러졌다는 장흥군이 '사람이 살아가기에는 최적의 고장'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어 민선 4기들어 '건강휴양촌 정남진(장흥)' 또는 '느린세상 건강한 장흥'을 군정 구호로, 장흥의 비전으로 내세우는 장흥군으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일만 했다.


또 그 이전에 장흥군은 건강보건행정을 효율적으로 추진, 지난 2005년 6월, 군 보건소가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한 '한방건강증진 허브보건소 공모사업'에서 전국 최우수(A등급) 한방건강증진시범기관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이 허브 보건소 선정으로 장흥군은 한방생약초 고장으로서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생약초재배, 한방생약초휴양랜드조성 등 한방생약초 사업 추진에 가일층 탄력을 받는 게기가 되었다.


결국 이러한 건강 보건 관련의 군정성과는 장흥군이 김인규 군수 시대에 접어들며, 전략적으로 지속적이고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푸른장흥', 건강휴양촌, 한방생약초, 친환경 생태사업 등 건강관련 사업들 이른바 '건강촌 메카'를 꿈꾸어온 군정의 적잖은 성과로 평가될만했고, 군 당국도 이런 면에서 장흥군을 '건강촌'' 건강한 장흥'등으로 적극 홍보돼 왔다.


그런데 이러한 '건강촌'의 의미와 반대되는 여러 가지 의미 중의 하나가 '자연유산율'이다.

자연유산이란 말 그대로 인공적인 유산이 아니라 건강이 좋지 않아 자연적으로 유산되는 것을 말한다.

최근들어 컴퓨터 단말기를 오랫동안 보는 직장여성들이나 무리한 신체운동을 하는 직업 군인여성들에게 자연유산율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생식능력이 감소하고 유산율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대한산부인과학회에 따르면, 임산부의 자연유산율은 20대에는 10%이지만 45세가 넘어가면 90%까지 높아진다. 이처럼 자연유산율은 임산부의 나이에 따라 증가한다고 한다. 또 얼마 전에는 의령 고성 산청 등 폐광지역 주민들의 자연유산율이 일반지역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결국 자연유산율은 암, 환경성 질환 유병율 등과 함께 대표적인 건강 위해(危害)지표임에 다름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장흥군의 자연유산율 자체는 바로 장흥군의 건강지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장흥군의 그 자연 유산율이 전국에서 최고라고 한다.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한나라당 안명옥의원이 발표한 그 조사결과가 사실이라면, 장흥군의 건강지표는 전국에서 최악의 수준인 것이다. 특히 지난해 유산율은 전남지역의 평균 유산율은 물론 전국 평균 유산율을 4배정도앞지르는 것이어서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이는 보통 불명예스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장흥군의 군정구호가 무엇인가. '건강 휴양촌'이고 '건강한 세상'이 아닌가. 그리고 호남군 최초로 '건강도시 인증'까지 받지 않았던가. 그런데 정작 이러한 보건관련 행정이 결국 모래성에 다름 아닌가.

물론, 보다 구체적이고 실증적이고 과학적인 조사에 의한 결과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장흥군의 건강지표를 좌우하는 자연유산율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분석과 함께 대책마련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또, 이를 계기로 장흥군의 종합적이고 장기적이며 구체적인 인구대책 마련이 있어야 할 것이다. 최근 행자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현황에 따르면, 장흥군의 고령화 비율이 25%(전국 9.25%, 전남 16.1%)로, 장흥군은 청양 진안 청도 봉화군과 와 함께 공동 전국 13위를 기록하고 있다.


고령화 비율이 장흥군을 웃돈 지역은 전국에서 고작 전남 5곳을 비롯 12곳뿐이다. 고령화 비율이 높다는 것은 저출산율이 그만큼 높고 장차는 인구성장 잠재력을 심각하게 위협받는 지역이라는 의미이고 달리 말해 장흥군이 '늙어가고 있는 고을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는 고을'이라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즉, 저출산율, 자연유산율, 고령화율의 증가는 바로 '미래 장흥'을 가장 위협하는 요소인 것이다. 장흥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이라도 장기적이며 종합적이고 실천 가능한 보건-인구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제390호 2006년 10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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