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안양면 율산마을 해산토굴에서 작품을 쓰고 있는 한승원 작가의 딸, 소설가 한강(37)씨가 산문집과 함께 음반을 냈다.




산문집에는 한강씨의 자작곡들과 그에 대한 ‘해설’(?)과 함께, 그가 좋아하는 노래들에 얽힌 사연이 담겼다.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부모님이 피아노를 사 주지 않자 종이 건반을 책상에 붙여놓고 연습했던 어린 시절,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씨 덕분에 즐겨 듣게 된 임방울의 <쑥대머리>, 젊은 날의 어머니가 수줍은 가성으로 부르던 <짝사랑>, 그리고 산울림의 <청춘>, 동물원의 <혜화동>, 메르세데스 소사의 <그라시아스 알 라 비다(인생이여 고마워요)>….


그리고 산문집 권말부록으로 끼워져 있는 음반은 자신이 곡을 쓰고 가사를 붙인 열곡의 노래들을 직접 불렀다. 피아노와 어쿠스틱 베이스, 첼로, 오보에, 바순, 퍼커션으로 반주를 꾸민 본격 음반이다.


속삭이며 다독이는 듯한 노래들은 작가의 평소 성정을 보여주는 듯하다. 음유시인처럼 읊조리는 방식이 주를 이루지만, 필요할 때는 내지르기도 한다. 아마추어다운 떨림이 오히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한 번 들으면 곧 따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쉬우면서도 정서적 환기력이 높은 곡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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