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의 핵심 기능인 사람들의 ‘생각’을 ‘숫자’로 만들어내는 과정은 그 자체로 강력한 ‘프레임’ 구실을 한다. 지금처럼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 강화된 상황에서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여론조사 결과는 그 효과가 상당할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를 ‘여론조사 선거’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여론과 민심을 구분해야 한다는 점이다. 여론조사 결과가 사안에 따라 출렁이는 해수면 같은 것이라면, 민심은 미래 4년 군정 최고책임자로 누구를 선택할 것이냐는 근원적 질문에 대한 지표라는 점에서다.

올해는 3월9일 20대 대통령선거뿐 아니라 같은 날 국회의원 재보선에 오는 6월1일 전국동시지방선거까지 크게 세 가지 선거를 치른다. 특히 대선이 40일 앞으로 다가오고 3월20일 군수 및 군의원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지면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관심이 높다. 다만 여론조사 인용보도에도 보도준칙이 있는데 일부 언론사에서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어 독자들에게 혼동을 줄 우려가 있다. 

목포MBC에서 26일부터 28일까지 장흥군수 지지도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30-31일 발표 예정이다. 8명의 장흥군수 입후보예정자자들은 최소한 3위권 진입을 위해 초긴장 상태에서 지지율 올리기에 전력 질주하는 모습이다. 

정종순 현 군수가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으며  더불어민주당은 7명의 입후보예정자들이 4월 중순으로 예상되는 경선을 통하여 최종 공천권을 누가 따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모두 공천을 자신하고 있기에 MBC 여론조사 발표가 기다려지지만 민주당의 후보결정 절차를 예상해보면 7명의 입후보예정자 중에서 1차 컷오프를 거쳐 3명으로 결선투표를 실시하여 최종 공천자를 결정할 것으로 추측된다. 하여 입후보예정자들은 이번 MBC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할 일도 아니다. 지역 메이저 언론기관인 MBC 여론조사는 공정하며 과학적이다. 그러나 정치는 생물이다.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앞으로 남은 4개월이면 역전의 기회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장흥군수 선거는 역사적으로 무소속 강세지역으로 분류된다. 민주당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이 적용되지 않는 지역이다. 현 정종순 장흥군수는 큰 과오 없이 4년의 군정을 이끌어왔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하여 군민들이 3선은 무리지만 재선은 허용하리라는 믿음으로 당선을 자신한다. 그러나 4년 전 당선은 당시 현역 국회의원인 황주홍 의원과 민주당 경선에서 패한 후보지지자들의 묵시적 도움과 준비된 선거전략 성공으로 당선되었지만 작금의 상황은 많이 다르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예상되는 민주당 경선 후유증도 점쳐진다. 원 팀 구성이 어렵다는 것은 강 건너 불 보듯 뻔하다.  또 3월9일 대통령 선거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만약 민주당이 정권창출에 성공한다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겠지만 실패한다면 현 민주당의 속내를 살펴보면 패배책임론 등장으로 6월1일 전국동시지방선거 이전에 분당의 위험성도 예상된다.

지난 2016년 12월 한국기자협회 등 5개 협회가 제정한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 16조(오차범위 내 결과의 보도)를 보면 지지율이 오차범위 안에 있을 경우 순위를 매기거나 서열화하지 않고 “경합” 또는 “오차범위 내에 있다”고 보도하고 ‘오차범위 내에서 1, 2위를 차지했다’거나 ‘오차범위 내에서 조금 앞섰다’ 등의 표현도 사용하지 않도록 했다. 또한 수치만을 나열해 기사제목을 선정하지 않도록 했다. 통계적으로 오차범위 내에 있는 건 ‘앞선다’고 할 수 없고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상태다. 

선거여론조사 보도준칙 제19조(주관적 표현 자제)를 보면 조사결과에 대해 ‘의외의’, ‘예상을 넘는’, ‘기대에 못 미치는’ 등 주관적일 수 있는 표현은 가급적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그 외에도 “여론조사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주관적인 견해나 판단을 보도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장흥신문사에서는 21-22일 양일간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28일 보도 예정 이였으나 선거조기과열 방지차원에서 후보자 의견을 존중하여 연기하였고 공표여론조사의 경우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을 지키면서 공명선거에 언론의 사명을 다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장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