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역하면 <얼굴은 두텁고, 마음은 검다>라는 뜻 인데 실제로는 <대의명분을 내세워 무서운 얼굴로 상대를 몰아세운다>는 의미로 쓰인다. 요즘 정치가들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랄데 쓰는 말이기도 하다.>그렇기에 면후심흑(面厚心黑)함은 상당히 진중한 성격의 하나이다. 다만 어느 쪽으로 쓰느냐에 따라 좋으냐 나쁘냐로 갈릴 뿐, 큰일을 도모하는 사람이 갖추어야할 필수적인 덕목임을 부정할 수 없다.  

최근 어느 정치인이 누구를 평가하며 "면후심흑"하다고 하여 화제가 된 바 있다. 보통 사람들은 이 말을 원색적인 비난이라 파악하지만, 사실 이 말은 대단한 두려움과 칭찬을 동시에 내포한 말인데, 칭찬적인 부분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이렇게 적어 보았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선 후보를 ‘면후심흑’이란 단어로 직격했다. 자신의 처지를 두고는 ‘갈 길은 멀고 해는 저물고 있다’며 씁쓸한 마음을 토로했다. 홍 의원은 윤 후보에게 서울 종로와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관련해 ‘전략 공천’을 권했으나 선거대책본부에서 ‘불공정하다’는 등의 반발이 터져 나오자 서운함을 표시한 말은 아닌지 느껴진다.

홍 의원은 22일 자신이 만든 정치 플랫폼 ‘청년의꿈’에 ‘일모도원’이라는 제목의 글도 올렸다. 일모도원은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의 사자성어로, 늙고 쇠약해 앞으로 목적한 바를 쉽게 이루지 못하는 처지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는 최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동창생의 이야기를 전하며 “이제 나도 살아온 날보다 훨씬 짧은 살아갈 날이 남았다. 죽음은 한여름 밤의 서늘한 바람처럼 온다고 한다”며 “갈 길은 멀고 해는 저물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청조 말엽의 기인 이종오는 자신이 저술한 ‘후흑학(厚黑學)’이라는 책에서“중국의 역사상 영웅호걸로 불리는 자들이 난세를 평정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두꺼운 낯가죽(면후·面厚)과 시커먼 속마음(심흑·心黑)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설파하고 있다.

요즘 국내외 정세를 보면, 중국은 동북공정 및 북한과의 우호관계를 내세우며 한국을 위협하고 있고 일본은 독도도발로 실리를 챙기려는 형국이다.
하지만 우리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어 궁색한 형편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도 대의나 명분만을 내세워 성난 얼굴로 상대를 몰아세우기보다는 ‘면후심흑’의 묘리를 활용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러나 6월1일 실시되는 장흥군수, 장흥군의원 선거는 ‘면후심흑’의 묘리를 사용하지 말고 정직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근면 성실한 일꾼이 선출되기를 군민은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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