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영
더불어민주당전남도당 대변인

정남진 장흥에는 알려지지 않은 사회 각 분야의 숨은 ‘실력자’들이 많다. 현대문학의 거장들을 다수 배출한 장흥은 문학의 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문학 외에도 전통한옥 건축 명장과 호랑이 그림의 대가, 수십년 간 천관산 사진만 전문적으로 찍어온 사진가, 수 십만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요리계의 명장 등 다양한 전문가와 장인들이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짱’들이 많은 장흥의 숨은 실력자들을 발굴해 소개한다.

“뛰어난 난방 효율과 건강증진 효과로 체험객 몰려”

- 전통 구들장과 벽난로 결합한 황토 구들장 ‘인기’
- 이동이 가능해 이사갈 때 옮길 수 있는 장점도

▲김도순/안양면 기산리

따뜻한 ‘아랫목’이 생각나는 추운 날씨다. 
가볍게 인사차 들렀는데 방안 구석구석이 너무 따뜻해서 일어나기 싫다. 원목에서 나오는 피톤치즈 향도 상쾌해서 머리도 한결 맑아진 느낌이다. 결국 카페에서 만나기로 한 후배도 이 곳으로 불러 전통 구들장 위에서 차 한잔을 나누고 보낸 뒤 쥔장에게 하룻밤을 묵고 가겠다고 청했다.
다음날 아침, 피로가 풀리고 몸과 마음이 가벼워짐을 직접 체험했다. 
아파트나 일반 주택의 보일러 온돌과는 전혀 다른 구들장 잠자리는 소싯적 할머니 집의 추억도 소환한다. 이렇게 훌륭한 한국의 전통 유산을 현대화한 구들장 마니아를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뛰어난 열 효율과 건강증진 효과를 지닌 이동이 가능한 황토 구들장을 개발한 주인공은 장흥군 안양면의 ‘비동 이동식 구들’ 대표 김도순씨다.
김 대표의 이동식 구들은 벽난로와 황토구들장을 결합한 독특한 난방장치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전혀 다른 난방방식인 유럽의 벽난로와 우리나라 전통 구들장을 결합한 벽난로 구들장 아이디어를 고안해 실제 제품 개발로 연결시켰다. 손재주가 남달라 ‘마이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그의 구들장을 좀 더 들여다 봤다. 
벽난로가 실내에서 열원을 공급하는 방식이라면 전통 구들장은 바닥난방을 하기 위해 외부 공간인 아궁이에서 불을 피워 열원을 공급하는 장치이다. 
하지만 아궁이의 기능을 벽난로로 대체해 둘을 결합하면 바닥난방도 하고 실내 온도도 한꺼번에 높이는 매우 효율적인 난방이 가능해진다. 벽난로 구들장은 이동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특수설계된 벽난로는 소량의 목재로도 실내 온도는 물론 구들장을 순식간에 높일 수 있다.
벽난로 아궁이는 내열 유리 창을 통해 ‘불멍’을 할 수 있고 고구마, 구이 등 음식물 조리도 가능하다. 뛰어난 밀폐 기능으로 실내 미세먼지도 거의 없는 것이 큰 장점이다. 

김 대표는 장흥 통합의학박람회장 인근에서 황토방 펜션을 운영하면서 10여 전 부터 구들장 연구에 뛰어들었다. 수 많은 시행착오 끝에 지난 해 3월 구들침대형 난방장치로 특허를 획득하고 본격적인 제품 양산에 나섰다. 

한 번 몰입하면 끝장을 보는 기질 때문에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면서 가산을 송두리째 투자해 결국 펜션을 매각해야 하는 아픔도 겪었다. 
하지만 한 번 불을 지피면 이틀 이상을 지속하는 뛰어난 열효율을 지닌 그의 황토 구들장은 주변에 입소문이 나고 보급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체험과 구입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벽난로 구들장은 황토벽돌과 황토 흙, 그리고 소나무와 편백 등의 천연 마감재만을 사용해, 자고 나면 피로가 풀리는 건강증진 효과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체험객들의 한결같은 평이다. 
체험객 정모씨는 “단 몇 시간 자고 일어났는데도 몸이 가벼워지고 개운한 느낌이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허 출원에 앞서 수년 전부터 주변 지인들에게 구들장을 보급하기 시작해 장흥 일원에서 전통 구들장 제조 장인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현재 장흥군 안양면 기산외기길에서 제조공장 겸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이동식 구들장을 대량제조해 제조단가를 낮춰서 전통 구들장을 널리 보급하는 것이 목표다”는 꿈을 밝혔다. 
구들장은 싱글형 사이즈부터 침대 킹 사이즈, 그리고 2~3인용 소파 크기까지 주문제작이 가능하다. 체험장 주소는 장흥군 안양면 기산외기길 2-26. (문의☎ 010-9441-2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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