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한 해가 다가도록 그렇게 누워서만 계시는고장희구 박사(329회) 漢詩 향기품은 번안시조 시조시인
관리자  |  ch2300@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2.01.07  09:57:42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上適翠臺(상적취대)/도와 최남복
칠곡 바위 여울에 푸른 용이 비치는데
어찌하여 인간에게 단비는 오지 않고
한해가 지나가는데 누어서만 계시는가.
七曲婉婉石出灘    蒼龍隱暎水中看
칠곡완완석출탄    창룡은영수중간
胡爲不作人間雨    竟歲無心臥碧寒
호위불작인간우    경세무심와벽한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늘 푸른 돈대墩臺를 향해 오르다는 뜻일 수도 있겠다. 적취대는 구불구불한 바위 위에 솟아 있다고 했으니 바위 위에 난간을 척 버티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난간의 어귀에 오르려면 힘이 들어 무언가 비빔손이나 간곡한 자기 소망을 담고 싶었던 모양이다. 가뭄이 들어 온 대지가 타들어 가고 있을 때 어찌하여 인간에겐 비는 내리지 않고, 태평하게 한 해가 다가도록 누워서 계시는건가 라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한 해가 다가도록 그렇게 누워만서 계시는고(上適翠臺)로 제목을 붙여본 칠언절구다. 작가는 도와(陶窩) 최남복(崔南復:1759~1814)으로 조선 후기의 유학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저서로 <도와 문집>이 전한다. 8권 4책으로, 권 1·2는 시 187수, 권 3·4는 서(書) 80편, 권 5∼8은 잡저, 찬, 상량문, 축문, 제문, 행장 등이 실려 있다. 1900년에 증손 최현상이 간행한 목판본 책이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일곱 구비 꾸불꾸불한 바위 여울에 솟아있고 / 숨어있는 푸른 용이 물 속에서 비치고 있구나 // 어찌하여 인간에겐 이렇게 비는 내리시지 않고 / 한 해가 다가도록 한가하게 누워만 계시는건가]라는 시심이다.
위 시제는 [적취대를 오르면서]로 번역된다. 적취대가 어디에 있는지 장소는 불문명하다. 동내 뒷산에 있는 푸르름이 짙은 누대로 오른 길목은 아니었을까 본다. 거기엔 구불구불한 바위가 여울처럼 솟아있었고, 숨어 있는 푸른 용이 금방이라고 솟아오를 듯 물속에 비치고 있다고 했다. 이 용이 승천하면서 용변을 보아야만 비를 주룩주룩 내릴 수 있을텐데 승천할 궁리는 하지 않고 편하게 누워만 있으니 답답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시적인 상상력에 빠져든다.
시인은 선경의 시상에 잘 어울리는 한 마당을 연출해 보인다. 일곱 구비 꾸불꾸불한 바위 여울이 솟아있고, 숨어있는 푸른 용이 물속에서 훤하게 비치고 있다는 그림 한 폭을 그리고 있다. 취적대가 있는 곳의 산과 물의 정경까지를 여과 없이 쏟아내 보였다.
화자의 심산은 인간을 유리하게 만드는 비를 내리지는 않고 그렇게 한가할 수가 있겠느냐는 푸념어린 한 마디를 쏟아내려고 했겠다. 어찌하여 인간에겐 비는 내리시지 않고, 한 해가 다가도록 그렇게 누워만 계시는가를 묻고 있다. 시제가 보여준 동중정動中靜의 한 경지를 은은하게 펼쳐 보인다.
위 감상적 평설에서 보였던 시상은, ‘일곱 구비 여울 솟고 푸른 용이 비춰오네, 비는 내리시지 않고 한가히 누워만 계셔’라는 시인의 상상력을 통해서 요약문을 유추한다.

【한자와 어구】
七曲: 일곱 번 굽음. 婉婉: 구불구불하다. 石出灘: 바위 여울이 솟다. 蒼龍: 푸른 용. 隱: 숨다. 暎: 비치다. 水中: 물 속. 看: 보이다. // 胡爲: 어찌하여. 不作: 짓지 않다. 내리지 않다. 人間雨: 인간에겐 비를 내리다. 竟歲: 한 해를 마치다. 無心: 무심하게. 臥碧寒: 푸른 하늘에 눕다.
    /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관리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가장 많이 본 기사
여백
여백
여백
톱기사
여백
중요기사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주)장흥신문  |  전남 장흥군 장흥읍 건산리 470-1  |  농협 657-01-073148(장흥신문)  |  문의전화 061-864-3721  |  청소년보호책임자 백광준
Copyright © 2013 (주)장흥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