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옥선

대한민국 어디를 가나 거의 똑같은 동일한 사각형 모형의 읍ㆍ면ㆍ동 사무소를 본다. 표준 설계도를 모방하여 마치 제품을 공장에서 찍어 내듯이, 설계비를 아끼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어느 건물을 보더라도, 아무 특색도 의미도 없는 사각형 모형의 복제품 같은 건물들이다.

돈 많은 재벌이 아닌 이상 일반 개인이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건물을 건축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기에, 지방자치단체가 고정된 관념에서 벗어나, 생각을 조금만 달리하여 자치단체가 필요로 한 건축물에, 다소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 할지라도, 그 지역의 특색을 살리고 역사성을 가진 색다른 건축물 하나쯤 가지고 있으면, 그 건축물 자체가 바로 관광 상품이 되고, 아름답고 멋진 이미지를 가진 역사적인 고장으로 전국에 홍보가 될 수도 있고, 지방자치단체 나름대로의 자긍심과 자랑이 될 수 있지도 않겠는가. 

세계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한국도 이제는 선진국이 되어 세계의 문화예술을 선도하고 있으며 건축기술도 갈수록 발전되어 오고 있다. 그런데 장흥군의 행정은 아직도 과거의 관행적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공청회를 실시하였는지 알 수도 없지만, 지역주민들의 의견수렴도 전혀 없이, 현 건물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또 다시 옛날식 사각형 모형의 회진면사무소를 막대한 예산을 들여 2022년도에 신축 한다는 소식을 SNS로 접하게 되었다.

그래 장흥군에게 제안한다.
회진면은 1986년도에 대덕읍에서 분면한지 35년 된 역사가 아주 짧은 신생면이지만 정유재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혼과 얼이 묻혀 잠들어 있는 곳이다. 
칠천량 전투에서 조선수군이 왜군에게 거의 전멸 당하였는데 배설 장군은 전선 12척을 회령만호 민정붕과 함께 회령포로 피신하여 회령포에서 전선을 수리하고 대피하여 있었다.
한편 충무공 이순신장군께서는 장흥 회령포(현 회진)에 도착 (1597. 8.18)하여, 배설 장군 으로부터 전선 12척을 인수 받은 뒤, 부족한 군병과 능로군들을 모집하고, 병기들을 정비하고, 또한 전투에 필요한 군량미 등을 확보한 이후, 삼도수군통제사로 취임하여 교서숙배(1957. 8.19) 시 회령포 결의로 충성서약을 한 다음에, 명량(울돌목)으로 출정하여 명량대첩에서 왜군을 물리치는 세계 해전사에 길이 빛나는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참고문헌 난중일기)
이는 정남진 장흥 회령포에서 전투에 필요한 모든 전선과 병기 군량미 등을 사전에 준비하고 전의를 불태워 출정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와 같이 역사적으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혼과 얼이 깃들어 있는 고장 정남진 회령포에서 면사무소를 신축하는데 판옥선 모형의 면사무소를 신축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사실 4~5년 전에 회령포 역사에 관심이 많으신 박형상 변호사께서 저에게 강조한 주장이기도 하다.) 현실적으로 위와 같은 내용들은 건축기획 단계와 공공건축 심의 과정에서 이미 반영하여 결정 되었어야 하는 일들이다.

칠팔년 전에도 "회령포 결의탑" 이 해남 울독목에는 있는데 정작 회령포에는 아무 것도 없다고 지적하여 글을 쓴 적이 있다. 다른 지역은 역사적으로 없는 사실까지 자기 지역 역사로 합리화 시켜 만들고 스토리텔링하고 그러는데, 정작 장흥군은 무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내용이었다. 
그 이후로 회령포 역사에 관심을 갖고있는 관계된 여러분들께서 수 년 간의 관심과 노력으로 전남도에서는 36억원의 사업비로 "이순신 장군 공원화 사업"을 회령진 성내에서 실시할 계획으로 있으며, 2022년도에는 본 사업과 관련하여 1억원의 설계비가 확보되어 있는 것으로 도청관계자로부터 확인 하였다.

회령진성의 보다 근본적인 개선 대책은 현재 도 지정 문화재에서 국가지정 문화재로 승격하여 회령진성을 복원하고, 관청, 객사, 무기고 등 옛 건물들을 복원하는 것이 우리들의 희망이지만, 그래도 "이순신장군 공원화 사업"으로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  이순신장군 동상과 더불어 회령포 결의탑 등 일부가 회령진 성내에서 건립 될 것으로 예상되어진다. 이와 더불어 이순신장군과 연관된 정유재란 그때 당시의 판옥선 모형의 건축물이 회령포에 자리하게 된다면 이 얼마나 값진 관광자원이 될 수 있겠는가?

그래 아무 의미도 없는 사각형 모형의 회진면사무소를 재건축하겠다던 기존 건축계획을 전면 재검토 하고, 지역 주민과 전문가의 의견들을 수렴하여 그래도 국내외에서 건축상을 수상 받은 경력이 있는 전문가에게 설계를 의뢰해서 회령포의 역사를 상징하고, 후세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는 역사적인 건물로 회진면사무소를 신축하고, 모두가 장흥 회령포를 방문하여 구경하고 싶어하는, 대한민국 아니 세계에서 하나 밖에 없는 판옥선 모형의 아름다운 회진면사무소 하나를 신축 하자는 것이다. 난 이 제안이 반드시 이루어지길 간절히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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