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지방자치단체의 한 해 예산계획이 수립되는 시점이 되면, 어느 예산을 줄이고 늘릴 것인가를 두고 갑론을박 현상이 일어난다. 그러나 어느 지역이든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가장 먼저, 가장 많이 예산 삭감이 이루어지는 항목은 문화예술 관련 예산이라는 것이다.

장흥군의회 행정사무감사 지적에서 드러났듯이 장흥군의 문화 관광예산은 인근 지자체에 비해 열악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문화관광예술이 살아야 지역이 발전한다고 외치면서도 의원들이 정책기능을 살리지 못하다보니 장흥군 문화관광산업의 내일이 걱정되는 것이다.

지역문화산업 진흥의 가장 큰 장애물은, 먹고 사는 일에 바쁜데 무슨 문화고 예술이냐는 편견과 고정관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지역경제의 어려움은 먹고 사는 문제 외에는 사치이고 허영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만든 것이니, 지역민과 지역의 리더들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서 무어라 탓할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많은 지역사회의 리더들이 문화를 말하면서 정작 지역문화의 실체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문화산업의 진흥을 위한 전략과 방법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는 것이다. 장흥군의 문화산업진흥의 길을 지역사회의 리더와 의원들의 심도있는 연구노력이 소멸도시위기의 장흥을 구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혹은 변방의 경계란 늘 소외와 충돌이 일어나는 곳이다. 바로 소외와 홀대, 충돌과 갈등으로부터 창작된 스토리는 가장 드라마틱하고도 매력적인 스토리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바로 그곳이 장흥이다.

 문화산업이 만들어내는 직간접적인 효과와 파급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농업 등 1차 산업은 지역의 전통과 현재를 지켜낼 수는 있겠지만 있던 사람도 이탈시킨다. 제조업 등 2차 산업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세수를 증대시킬 수는 있겠지만 산업화·도시화에 따른 숱한 사회문제를 야기 시킨다. 그렇다고 1차 산업과 2차 산업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고 사회적 진화가 필요하다. 그것은 창의적인 문화산업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다. 다만 교육문제와 더불어 문화산업 진흥이라는 과제가 근본적으로 창의인재를 키우는 데서부터 시작한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인 전략과 뚝심 있는 추진이 필요하고 절실하다는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고대사회 이래로 문화란 과거에 머무르는 산업이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는 산업인 까닭에 현재로부터 늘 한 발짝 앞서가는 본질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현재를 사는 다수의 통념 또는 다수결에 의존해서는 문화예술(산업)은 결코 한 걸음도 진전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메세나 운동과 같이 소수의 리더에 의해 진흥되었던 것이 아니었던가? 

지금은 대중문화의 시대이다. 그렇다고 해서 본질이 바뀌지는 않은 것 같다. 여전히 문화산업의 육성과 진흥은 깨어있는 소수 리더의 시대적 책무이자 소명이다. 그것을 회피해서는 진정한 리더쉽이라고 할 수 없다. “곳간에서 인심이 나온다”는 말이 있다. 그처럼 문화예술이란 배부른 사람들의 사치나 허영쯤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곳간에서 인심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착한(착해지고자 하는) 마음에서부터 기부와 공헌이 나온다고 말해야 한다. 문화예술이란 배부른 사람들의 사치나 허영이 아니라, 언어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본성이고 습관이라고 말해야 한다. 이런 문제들의 근저에는 피폐해진 인간성과 문화적 후진성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문화 융성을 기하고 행복한 경제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시장질서의 올바른 확립과 인간존중의 사회풍토 조성, 윤리경영의 강화, 교육혁신과 신뢰 인프라의 확고한 구축, 사회안전망 확충과 서민경제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장흥군이 문화관광 도시로 발전하려면 지금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4차 산업의 문화관광 장흥의 길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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