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낮 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가는 극한의 무더위도 입추가 지나면서 어느덧 한 풀 꺾였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도 계절의 섭리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는 듯 하다.

올 여름 푹푹 찌는 무더위 와 코로나로 인한 ‘집콕’ 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등산과 캠핑, 낚시 등의 여가 활동이 크게 각광을 받았다.
장흥이 어디 붙어있는지도 잘 모르는 외지 캠핑객들이 입소문만으로 물어 물어 회진의 한 바닷가 신생 캠핑장에 몰려오는 것을 보면 캠핑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광주ㆍ전남의 캠핑 마니아들은 물론 전국의 캠핑 동호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이 캠핑장은 장흥군 회진면 선학동 마을에서 삭금항 가는 길 해안가에 위치해 있다. 이 곳은 아직 정식 개장을 하기 전인데도 벌써부터 주말이면 한 달 전에도 예약하기 힘들만큼 ‘핫 플레이스’가 되고 있다. 올해 초 가오픈한 이 캠핑장은 부지면적만 1만 2천평을 넘는다. 인근에 축사와 군부대가 있지만 “바다조망 하나로 다 용서된다”는 사람들의 평판이 이어지져 예약이 폭주하면서 캠핑장측은 인근 부지에 수천 평 규모의 2차 사이트를 추가로 조성 중이다.

인기의 비결은 득량만의 광활한 청정 바다에 점점이 박힌 다도해의 섬들과 밤바다, 그리고 그 섬들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과 밤하늘의 별빛이다. 이 곳을 다녀간 내장객들은 SNS와 개인 블로그 등을 통해 한결같이 바다조망, 일출과 일몰을 같이 즐길 수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이 일품이라고 칭찬하고 있다.

정남진 장흥의 때 묻지 않은 자연경관을 감상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한적한 이 캠핑장으로 몰려오는 걸 보면 장흥의 ‘미래 먹거리’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답’이 나온다.
이 곳은 과거 양식장이있던 부지를 캠핑 사이트로 개조했다. 지난 4월에 처음 가 본 이 곳은 싱그럽고 광활한 바다와 시야가 확 트이는 다도해 조망이 일품이었다. 캠핑장 앞에는 대마리도와 소마리도, 그리고 소대구도와 대대구도 등의 아름다운 무인도들이 줄지어 도열해 있다.

‘별빛 밤바다’ 란 이름처럼 이 캠핑장의 포인트는 ‘별빛’과 ‘밤바다’이다. 아침이면 카라반 침대에 누워 바다 한가운데서 떠오르는 일출을 감상할 수 있고, 바다와 좀 더 가까운 곳에 마련된 사이트에서는 텐트를 치고 야영을 즐길 수 있다. 캠핑장 너머 완도 약산도와 금당도, 평일도 등의 야경과 밤 하늘의 별들이 환상적인 콜라보를 이뤄 눈 호강을 한다. 캠핑객들의 요구로 캠핑장측은 인근 삭금과 회진항의 횟집과 중국음식점, 그리고 치킨집 등과 협의해 배달음식을 시켜먹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캠핑장으로 인한 경제 유발효과가 조금씩 시작되고 있다.

특별히 회진의 토속음식인 ‘된장물회’는 캠핑객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물회는 신선도가 생명이어서 자연산 활어의 산지가 아니면 그 맛을 내기 어렵다. 장흥삼합과 함께 ‘된장물회’는 장흥이 아니면 그 맛을 내기 어려운 토착음식이다. 장흥군이 지역의 대표 음식 브랜드로 적극 육성한다면 장흥을 알릴 수 있는 자랑스러운 관광브랜드 상품이 되기에 충분하다.

‘똘똘한’ 관광지 하나가 지역을 먹여 살릴 수 있다. 인구소멸 위기에 처한 장흥의 미래 비전의 한 축은 ‘해양레저’와 ‘관광’ 이 되어야 한다. 회진은 제주와 거문도ㆍ백도, 추자도는 물론 ‘금당 8경’으로 유명한 완도 금당도로 갈 수 있는 최단거리의 항포구이다.

자치단체가 해내지 못하고 있는 관광객 유치를 회진면의 개인 캠핑장 한 곳이 해내고 있다. 스쳐가는 1회성 관광이 아닌 ‘머무는 관광’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장흥군이 좀 더 분발하고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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