七夕(칠석)/燕喜(연희)
은하수에 견우직녀 이별을 하는구나
인간에게 이별에도 이런 날이 없다면
백년에 같이 살면서 떠나지를 않으리.
河橋牛女重逢夕    玉洞郎娘恨別時
하교우녀중봉석    옥동낭낭한별시
若使人間無此日    百年相對不相移
약사인간무차일    백년상대불상이

칠월 칠석을 두고 썼던 시문은 많다. 견우와 직녀성이 일 년 중 제일 가까운 거리에 있는 날이라는 전설에서 그 애환을 찾게 된다.
그 이후로는 아무런 말 한마디 없이 가만히 손을 내밀다가 헤어진다. 사랑했던 연인을 만나지 못하고 다시 이별을 해야 하는 그런 생각을 했던 그날이 칠석으로 본다. 인간이별도 견우성과 직녀성처럼 헤어지는 날이 없게 한다면 좋겠거늘, 백 년 동안 같이 살면서 떠나지 않았을 것이라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옥동의 신랑 신부 한스러운 이별을 나누구나(七夕)로 제목을 붙여본 칠언절구다. 작가는 연희(燕喜:?~?)라는 이름을 갖는 여류시인으로 그 생몰연대와 자세한 행적은 알 수 없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은하수 다리 위에서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저녁이 있으니 / 옥동의 신랑 신부가 한스러운 이별을 나누네 // 인간이별도 이런 날이 없게 한다면 좋겠거늘 / 백 년 동안 같이 살며 떠나지 않을 텐데]라는 시심이다.

위 시제는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칠월 칠석]로 번역된다. 칠월칠석을 시제로 설정한 시가 많다. 가상적인 남성인 견우와 여성인 직녀라는 이름을 붙여 하룻저녁 잠시 만났다가 1년이란 기약의 이별을 고하고 헤어진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이 두 별을 견우성과 직녀성이란 이름을 붙이면서부터 시작된 전설 같은 이야기다.
시인은 견우와 직녀가 애틋하게 만났다가 다시 이별을 시작하는 시적인 상관물을 대비하면서 시상을 일으켰다.
은하수 다리 위에서 견우와 직녀가 얼싸안고 만나는 그날 저녁에 옥동에서 신랑과 신부가 한스러운 이별을 다시 나눈다는 시상의 주머니를 만지작거린다. 상상의 이별이지만 그들은 1년 후에 다시 만자는 기약은 있다. 그렇지만 인간은?
화자는 그들의 이별과 인간의 이별을 대비해 보는 시상의 멋이 한껏 도사리고 있어 보인다. 인간도 이와 같이 이별하는 날이 없게만 된다면, 백 년인 평생을 같이 살면서 떠나지 않을 텐데라는 추측적인 가정을 세우면서 시문의 문을 닫는다. 인간도 이별이 있듯이 그들도 이별이 있다는 대비적은 시상의 한 줄기다.
위 감상적 평설에서 보였던 시상은, ‘견우직녀 만난 저녁 신랑신부 한스런 이별, 인간이별도 없게 하여 백 년 동안 살고지고’라는 시인의 상상력을 통해서 요약문을 유추한다.

【한자와 어구】
河橋: 은하수 다리. 牛女: 견우와 직녀. 重逢夕: 거듭 만나는 저녁. 玉洞: 옥동. 옥으로 만든 동리. 郎娘: 신랑과 신부. 恨別時: 한스럽게 이별할 때에. // 若: 만약. 使人間: 인간으로 하여금. 無此日: 이런 날이 없도록. 百年: 백 년 동안. 相對: 상대하여. 서로 마주하여. 不相移: 서로 떠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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