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7일 검찰은 황주홍 전(前) 국회의원에게 1심과 같은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황주홍 전 의원은 지난해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를 받아 구속기소 됐다. 1심과는 다른 판결을 손꼽아 기다린 이들에게는 착잡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그가 공직에 몸담고 있을 때 심은 성과가 꽃을 피우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보면 볼수록 모든 사람들이 2심에서는 석방되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그의 공직선거법위반은 권좌를 탐하는 행동이 아니라 지역발전을 위하여 한 번 더 일을 하고 싶었던 과욕이 빗어낸 결과였다는 지역을 비롯한 전국적인 여론이다. 작금의 불행한 사태는 선거 때만 되면 나타나는 선거꾼들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한 책임역시 황주홍 전 의원에게 있다. 그러나 유권자의 책임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황주홍 전 의원은 안팎이 인정하는 일벌레였다. 강진 군수 재임 시절부터 일을 향한 그의 열정은 유명했다. 일벌레 황 전 의원의 에피소드는 실로 다양하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황주홍 전 의원과 함께 해외 연수를 다녀온 지역 유지가 들려준 이야기였다. 연수 세부일정을 상의하기 위해 황 전 의원 방에 들어간 관계자는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호텔 책상을 비롯한 침대 옆 작은 탁자에까지 서류 뭉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짧은 기간의 연수였음에도 그는 일 보따리 한 아름을 안고 비행기를 탔다. 여행 가방 안에도 옷이나 세면도구 같은 여행필수품보다 서류가 더 많았다고 하니 그의 열정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에피소드보다 더 확실한 증거도 있다. 2019년 한 인터넷 매체는 전체 재직 국회의원 297명 중 가장 많은 법안을 발의한 의원이 황주홍 전 의원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20대 국회 임기 동안 총 643건의 법안을 발의했으며 통과된 법안만 139건을 기록했다. 국민을 대표해 법률을 제정하는 국회의원의 역할을 그 누구보다 잘 수행했다는 방증이다. 무엇보다도 농어촌 지역인 선거구(장흥, 강진, 보성, 고흥) 발전을 위한 민생법안 발의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으로서의 활동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이 또한 선거구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끊임없이 조사하고 검토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농어촌 지역의 현안 외에도 지역 발전의 균형을 위해 체육인교육센터를 장흥군에 유치하는 등, 황주홍 전 의원의 성과는 실로 방대하다.
이렇듯 “열정”이라는 단어로 대변되었던 황주홍 전 의원의 의정활동과 성과도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과오로 인해 빛을 잃었다. 그러나 그가 심고 키운 열정의 불씨는 아직도 남아있다. 선견지명으로 심고 가꾼 불씨 중 몇몇은 활활 타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수많은 유권자가 불씨의 성장을 목격하고 또 힘을 보태고 있다. 가까운 곳에서 불씨가 한뼘 한뼘 자라나는 모습을 보는 이들이야말로 이번 판결에 시린 마음을 부여잡고 있으리라.

현역 의원이었던 시절 황주홍 전 의원은 특권과 패권을 상대로 하는 전쟁을 하겠다고 외쳤었다. 황 전 의원의 외침은 여전히 유효하다. 형태와 모양만 다른 특권, 패권과의 싸움이야말로 인류의 역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 길고 지난한 전쟁사 속에서 황주홍 전 의원의 재임 기간은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 어쩌면 그는 끝이 보이지 않는 전투 그 한 가운데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선거에 마음이 조급해졌는지도 모른다. 끝을 알 수 없는 전쟁 한 귀퉁이에라도 마침표를 찍고 싶다는 간절함이 평소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쪽으로 고개를 기울게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의 선택을 옹호할 생각은 없다. 다만 잘못된 선택 이전에 그가 이룬 성과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그가 이룬 수많은 작은 승리가 지역 사회 곳곳에서 열매 맺고 있다는 사실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어리석은 과오와 함께 지난날의 노력도 함께 언급되고 또 평가받아야 한다. 그간의 성과 하나하나가 현재 지역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자양분이자 경제의 동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그의 행보야말로 특권, 패권과의 전쟁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더욱 황주홍 전 의원의 석방을 기다리는 이들은 애가 탄다. 지난날 최전방에서 그 누구보다 힘껏 칼을 휘둘렀던 믿음직한 모습을 더는 볼 수 없다 하더라도 전장에서 함께 있어 주길 바랐던 소망이 꺾였기 때문이다. 곁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사람이 있다. 황주홍 전 의원이 바로 그런 존재다. 사회 곳곳에서 계속되는 특권, 패권과의 힘겨운 싸움을 이해하고 조언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닿을 수 있는 곳에 있다는 든든함. 코로나 19로 불안감이 팽배한 요즘, 그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진다.

황주홍 전 의원의 항소심 선고 공판은 오는 7월 8일에 열린다. 코로나 19와 같이 예상치 못했던 재난이 또다시 엄습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지역 경제도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잔뜩 웅크리고 있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듬직한 내 편”이  절실한 시점이다. 그의 석방을 기다리는 우리 모두의 간절한 마음이 법정에 닿아 민심이 바라는 대로 영어의 몸에서 석방되기를 소망하는 우리 모두에게 재판장님께서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은전을 베풀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 드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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