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선조들은 풍류를 즐기며 8정자에서 시를 읊은 문림장흥의 터를 다졌다. 세상풍파를 겪으면서 말과 행동도 변했다. 남을 비난하고 헐뜯는 습성이 장흥에 번지게 되니 세상사 모두가 아름답지 못한 것 같다. 남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삶이란 것을 우리들은 잘 알고 있다. 때로는 남을 비난하고 싶은 유혹의 고통을 이기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인내의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  1년 앞으로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출마예상자들의 활발한 득표활동이 눈에 띈다. 우리들은 이들의 험담을 쉽게 한다. 군수, 군의원, 공무원들의 험담도 확인이나 검증 없이 쉽게 소문을 퍼트려 지역을 혼란스럽게도 한다. 한번 더 생각하고 말하는 습성을 기르고, 타인을 배려한다면 장흥도 발전할 것이다.
말과 행동의 무게를 안다면 모순과 위선을 스스럼없이 자랑처럼 보일 수 있을까? 언제 어디서나 지켜야 할 행위의 근본 원칙에 대한 의무론은 우리들의 이상이다.

 인터넷에서 끊임없이 회자되는 전(前) 영국 총리 마거릿 대처의 명언이 있다. “생각을 조심해라 말이 된다. 말을 조심해라 행동이 된다. 행동을 조심해라 습관이 된다. 습관을 조심해라 성격이 된다. 성격을 조심해라 운명이 된다. 우리는 생각하는 대로 된다.” 문장의 흐름을 따라가면 영국 최초의 여총리로, 최장기 집권을 한 그녀의 말에 수긍하지 않을 수 없다. 다섯 개의 문장으로 나누어지는 그녀의 명언에서 사람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제각각이겠지만 그래도 중요한 부분을 골라 본다면 역시 첫 번째 문장인 “생각을 조심해라 말이 된다”가 아닐까.
 마거릿 대처는 ‘말’이 단순히 ‘말’로 끝나지 않고 삶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 실체를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는 ‘말’이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내가 뱉은 ‘말’이 나를 둘러싼 수많은 것들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부정적인 단어나 문장을 입 밖으로 꺼내고 싶은 마음이 사라질 것이다. 뜻 없이 하는 ‘말’이 생각이 되고 행동이 되며 습관으로 굳어지더니 성격으로 발현해 나의 운명을 바꾼다고 하면, 감정을 입히고 생각을 더한 ‘말’은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 그 결과는 어떠할까?
 
 둘러보면 누군가를 평가하고 비난하는 ‘말’을 듣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텔레비젼을 볼 때, 신문을 읽을 때, 지인의 푸념을 들을 때 우리는 특정 인물을 대상으로 하는 평가를 서슴없이 내뱉는다. 때로는 신랄한 비난의 ‘말’을 하기도 한다. 이런 행위를 쉽게 목격할 수 있고 또 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대상이 눈앞에 없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 단순한 사실 하나가 우리에게 비난과 폄하의 자유를 준다. 누구에게 향한 ‘말’인지 그 내용이 어떤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 사람이 지금 당장 내 옆에 없다는 사실만이 중요하다.

 첫 문단에서 소개한 영국 총리 마거릿 대처의 명언을 다시 이야기하기 전에 “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간다”는 우리의 속담을 언급하고 싶다. 비슷한 내용의 속담으로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도 있다. 둘 다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두 속담은 비밀스럽게 나눈 말이 타인에게 줄 상처까지만 이야기할 뿐, 정작 그 ‘말’을 한 당사자에게 미칠 영향까지는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비밀리에 나눈 이야기가 새어 나가지만 않으면 크게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생각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 바로 마거릿 대처의 명언이다.
타인을 대상으로 한 비난과 폄하는 누군가를 판단하고 평가하는 선에서 끝나지 않는다. 습관적인 비난의 언행은 종국에는 나라는 사람을 정의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누군가를 향한 근거 없는 비방과 폄훼가 단순히 특정 대상에게만 향할 거라는 사고방식은 우둔하고 어리석다. 마거릿 대처 총리의 명언이 오랜 정치 경험에서 비롯된 지혜라면 우리는 그녀의 명언에 주목해야 한다. 타인의 장점을 보기에 앞서 결점만 찾고 곧바로 비난하는 ‘말’의 화살이 다른 사람도 아닌 나에게 향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생각을 조심해라 말이 된다. 말을 조심해라 행동이 된다. 행동을 조심해라 습관이 된다. 습관을 조심해라 성격이 된다. 성격을 조심해라 운명이 된다. 우리는 생각하는 대로 된다.”라는 한 마디를 통해 마거릿 대처가 하고 싶은 말은 명확하고 또 신랄하다. 한 사람을, 그리고 그가 처한 상황을 다각적으로 관찰하지 않고, 곧바로 비난과 비방을 일삼는 언행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을 폄훼하고 낮추는 일이라는 사실이다.
생각을 확장해 보면 비난과 비방은 개인의 차원에서 끝나지 않는 악질적인 언행이다. 나와 주변인들의 관계를 파괴하고 더 나아가서는 지역 사회의 신뢰와 건전함을 해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의 ‘말’이 지닌 무게를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비난과 중상모략의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선인들의 지혜를 다시 한번 떠올리며 쉽게 내뱉은 ‘말’이 가져올 결과를 생각하고 자중해야 할 것이다.
말과 행동이 ‘나’란 그릇을 만들고, 이웃을 만들고, 더불어 사는 우리사회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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