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를 시작으로 냉랭해진 한일관계는 코로나19의 사태를 기점으로 더욱 더 그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자국 내 코로나 감염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비즈니스트랙의 전면중지까지 선언해 현재 한일관계는 거의 단절된 상태라 봐도 무방할 정도다.
 한일 관계가 이런 상황임에도 일본 내에서 K-컬처의 위상은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일본의 10~20대는 한국 대중문화에 열광한다. 그 옛날 일본 중년 여성들이 욘사마(배용준)에 관심과 사랑을 나타냈다면 최근 일본 젊은이들은 K-POP을 중심으로 좀 더 많은 분에서 한국 문화를 즐기고 있다. 아이돌이 광고하는 화장품, 패션 브랜드는 물론이고 코로나로 인해 무료해진 일상을 달래고자 시작된 「달고나 커피 만들기」 열풍도 아이돌의 SNS 계정을 통해 일본에서도 광풍을 일으켰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 내에서 K-컬처는 10~20대를 중심으로 한 K-POP과 중년 여성을 기점으로 한 K-드라마의 양대 산맥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인식되곤 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새로운 즐길 거리를 찾는 일본인들에게 「사랑의 불시착」 과 「이태원 클라쓰」를 필두로 하는 한국 드라마는 꼭 봐야 할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 국내에서는 이들 드라마를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다. 많은 유명인들조차 한국 드라마를 보기 위해 넷플릭스 유료 서비스에 가입했다고 고백할 정도로 일본 넷플릭스는 한국 드라마로 인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지금의 이런 열풍을 주도하는 것이 특정성별이나 연령대가 아니라는 점이다. 일본 내  「이태원 클라쓰」의 인기는 30대 이상의 직장인 남성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이와 같은 상황을 대변한다.
 이렇듯 확장된 K-컬처의 열풍에 K-문학도 새 지평을 열고 있다. 한국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끊임없이 출판되고 있으며 「82년생 김지영」은 일본 국내에서도 일본 여성들이 마주한 차별과 불평등 문제를 마주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아이돌이나 배우의 SNS를 통해 한국의 소설과 시, 에세이를 접하는 일본인들이 늘어나고 요즘, 좀 더 체계적으로 그리고 폭넓게 K-문학을 탐독하고 싶은 이들에게 안성맞춤의 한 권이 일본 내에서 출간됐다.
「한국문학을 여행하는 60장 韓国文学 を旅する60章」은 49명의 집필진이 한국의 소설과 작가를 소개한 책이다. 2014년에 장흥을 방문해 이청준의 문학 현장을 직접 걷고 또 체험했으며 이청준 소설의 일본어 번역에도 도전하고 있는 번역가 이데 슌사쿠의 글도 실려 있다.

이데 슌사쿠의 글은 이청준문학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이 글을 집필한  작가는 언론사의 문화부장으로 논설위원으로 오랜동안 재직 하면서 일본 내에 한국문학을 소개하는데 많은 공헌을 하였다. 특히 남도 문학의 작가들과 그 현장을 주목 하여  장흥에도 3회나 방문 하여 문학기행문을 특집으로 기고 하였고 이청준문학제에도 참관하여 문학의 고장 장흥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승원 작가의 소설을 번역 하여 일본에 소개하는 이력도 있다.

  한국과 일본 양국의 하늘 길과 바닷길이 끊긴 상황이지만 문화 교류는 막을 수 없다. 그렇기에 더더욱 일본의 K-문학 독자들이 이데 슌사쿠의 글을 읽으며 장흥의  문학과 이청준 소설이 그려낸 소설의 마을 장흥을 방문하고자 하는 일본 독자들의 열망이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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