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읍 교촌리는 행정구역이 장흥읍으로 속해 있지만 마치 변방처럼 고적하고 낙후된 마을로 알려져 있다. 경찰서 방향으로 진입하는 길목은 언덕으로 막혀 있으며 남산공원의 자락인 석대의 지형이 전방의 시야를 가리고 있는 형국이다. 더불어 농경지는 작고 생산 시설이나 상업 업체라고는 없는 마을이다.

교촌 마을은 농어촌의 많은 마을들이 겪었던 이농과 도시화의 시대적 추세로 인한 인구감소가 훨씬  가속화되어 지금은 거의 적막한 분위기로 변화 되었다.
이렇듯 빈 집이 늘어나고  주민들은 고령화 되어가는 현상을 극복 하려는 주민들의 각성이 최근 들어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뜻 있는 몇몇의 마을 지도자들이 앞장 서서 “마을 살리기” 운동을 전개 하였다. 그 결과 2015년 “색깔 있는 마을”로 지정 되었고 2016년에는 “창조적 마을 만들기” 사업 공모에 당선되어 5억여원의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문화복지공동체 마을”을 만들기 위한 교촌리 주민들은 그간 30여회동안 현장 포럼, 역량교육, 현지 견학등의 모임을 가졌다. 그 과정들이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고령층이 대부분인 주민들의 생각은 천차만별이었다. 그러나 인내하고 만나서 토론하고 협의하면서 당면한 문제들을 풀어나갔다.
하여 창조적 마을만들기 사업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완료 하였다.  그 여세를 이어가기 위해서 2020년에는 장흥군의 지원을 받아 “마을공동체만들기” 사업을 시작하였다. 지난 7월부터 개강한 마을공동체 만들기 수업은 총 12회를 목표로 하여 “민요건강 춤 교실”과 “한글문화학교”를 개설하였다.
수업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곡절을 겪기도 하였지만 12월 초순까지 목표했던 12회의 수업을 완료 하였다.

코로나19 감염의 추이에 따라 휴강을 반복하기도 하였지만 주민들의 참여가 보기 드물게 열성적이어서 대내외적으로 입소문을 타기도 하였다. 그 입소문 덕분에 지난 12월9일에는 정책tv  방송국인 K-tv 프로그램에 방영되어 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여 주기도 하였다.
마을을 살리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여 상부상조의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주민들은 지난 22일 특별한 노력 봉사를 하였다.

장흥군 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주민들의 손으로 마스크를  제작하여 취약계층에게 배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원센터에서 준비한 재료는 보온성이 있고 비말 차단의 효력이 탁월하며 컬러의 색상으로 시각적으로도 보기 좋은 유려한 원단이었다. 이 원단에 본을 그리고 가위질을 하고 준비한 재봉틀로 안감을 덧대어 꼼꼼히 바느질을 하여 마스크를 만들었다.
오래도록 바느질이라곤  해보지 않아 손속이 무디어진 주민들은 공동체만들기지원 센터의 박영선팀장, 정수진주임과 김혜선 강사의 지도를 받아 한 장 한 장 마스크를 만들었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마스크 한 장이 완성되어 고령의 순서로 배부되고 착용한 모습을 보며 피로를 이기는 즐거운 작업이었다. 코로나19에 대한 예방과 경각심도 높이고 손을 모으는 공동 작업의 재미도 향유하는 30여명의 주민들은 저물어 가는 2020년의 세밑을 훈훈하게 하는 그림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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