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문화원의 회령진성 현장 인문학강좌에서 재조명된 회령진성 

황월연
전장흥군의회의장
장흥문화원수석부회장

●칠천량 해전과 원균 그리고 배설
1592년 8월 정유재란 당시 벌어진 칠천량 해전은 무능한 장수가 보여준 어이없는 패전이었다. 당시의  조선 수군의 전력은 왜군의 전력에 앞서는  막강한 전선戰船과 화포火砲와 병력을 보유 하고 있었다.
특히 최정예 돌격선인 거북선도 수척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러한 전력에도 불구 하고 원균의 전략도 전술도 부재하고 지도력도 없는 참담한 졸전으로 대패를 당하였고 조선 수군은 괴멸 되다싶이 하는 형편에 이르렀다.
충무공이 재건한 전력중 100여척의 판옥선과  거북선이  격참 되거나 나포 당하고 겨우 12척의 군선만 남는 처절한 패배였다.
이 전투의 모든 정황을 가술 할 수는 없거니와 당시 경상우수사 배설은 자신의 휘하 12척의 전함을 이끌고 도주 하였다. 이 12척의 전함이 도피와 수리를 하기 위해서 정박한 곳이 전라도의 회령포였다. 배설은 삼도수군통제사인 원균의 참패에 놀라 전의를 상실하고 도주 하였지만 역사의 아이러니는 오묘한 전개가 있었다. 배설이 지휘하여 회령포로 피신한 12척의 전함이 충무공 이순신의 백의종군 후에 가징 믿을만한 전력이 되어 주었기 때문이다.
●충무공의 전함 열 두척과   회령포의 사람들
1597년 8월 충무공은 삼도수군통제사의 복직 교지를 제수 받는다. 그리고 원균이 괴멸시킨 수군을 재건하기 위해서 경상도로부터 전라도의 전선戰線을 점검 하며 암담한 처지를 실감하고 있었다.
그 해 8월17일 회령포에 도착한 충무공은 배설의 항명 등 악조건을 극복 하고 열두척의 전함을 인수 받는다. 그리고 회령진성에서 회령포결의(삼도수군통제사 취임식)을 갖고 이 난관을 극복 하고자 하는 결의를 다진다.
배설이 도피 시킨 전함들은 덕도의 덕산 마을에서 수리하고 군기를 갖추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당시 회령포와 덕도의 주민 300여명은 밤낮 없이 동원되어 난파 직전의 배를 수리 하는데 진력 하였다. 덕산 마을에 많이 거주 하는 황씨(黃氏) 일문중에는 힘이 세고 목공과 거두쟁이(톱질)이 능숙하여 전함 수리에 큰 공을 세웠다.
덕산 마을에는 당시 수리중인 전함을 숨겨 위장한 고집틀(庫集틀)이라는 지명地名이 남아 있다.
그 열성적인 우국충정의 회령진 사람들의 행적은  40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덕도의 덕산 마을과 황씨 일가에 전설처럼 전해 오고 있어서 가슴이 뿌듯해 지기도 한다. 일설에는 충무공의 전함 수리에 소요 되는 목재를 천관산에서 조달하였고 그래서 천관산은 민둥산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 지고 있다.

●명량 해전의 대승 그 원동력은 회령포 사람들의 지원이었다.
회령포에서 전함을  수리한 충무공은 진도의 벽파진으로 이동하여 전열을 가다듬고 왜적과의 일전을 준비 하고 있었다. 하여 1597년 음력 9월16일 그 유명한 명량해전을 치루게 된다. 당시 충무공의 전력은 회령포에서 수리한 12척, 김억추가 지원한 전함 1척으로 총 13척이었다.
역사에서는  당시 충무공의 휘하 군사와 장수들은 경상우수사의 병력이 주력인 것으로  기술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보급선의 운영과 노무 지원 등 그야말로 백의 종군의 배후 병력은 대거 회령포 사람들이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배설이 도주하다싶이 회령포로 끌고온 12척의 전함 그리고 회령진 사람들의 결사적인 노역과 지원으로 재건된 12척의 전함이 충무공의 든든한 전력이 되어 수 백척의 왜군 전함을 패퇴시킨 원동력이었다.
임진 정유의 왜란의 국난을 극복하려는 민중과 의병들의 결사적인 항전의 역사에서 장흥의 선인들이 보여준 행적은 세월을 두고 조명되고 기록되어야 할 것이다.

●문림의향 장흥의 향맥을 정립 하기 위해서는 회령진성의 철저한 조사와 복원이 시급하다.
지난 18일 오후 2시. 장흥문화원이 주관한 인문학강좌의 주제는“ 이순신장군의 12척 신화~장흥회령진성의 고고학적 성과”였다. 회령진성의 지표조사와 발굴 조사는 기히 4차에 걸쳐 진행 되었지만  금년들어 전남문화재단 전남문화재연구소에서 발굴조사를 실시하였고 이 조사를 주관한 이범기 소장의  현장 강의가 개최 되었다. 코로나19의 사태를 감안하여 야외인 회령진성 현장에서 실시 되었다. 이 현장 강의에는 의외로 많은 문화원 회원들과 회진면의 인사들이 참여하여 열띤 토론이 전개 되는 등 관심이 집중 되었다.
더불어 장흥의 향맥을 정립 하고 전남도의 역점 정책인 “이순신 호국,관광벨트 조성사업”으로 연계하여 장흥의 회령진성을  전남의 대표적인 역사테마 관광 명소로 개발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 되었다.
장흥군의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절실한 사안으로 여겨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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