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이 지난 8월 6일 장흥의 천관산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천관산은 장흥군 관산읍과 대덕읍 경계에 있는 높이 723m의 산이다. 옛 이름은 천풍산(天風山)·지제산(支提山)이다. 가끔 흰 연기와 같은 이상한 기운이 서린다 하여 신산(神山)이라고도 한다. 예로부터 지리산, 내장산, 변산, 월출산과 더불어 호남 5대 명산으로 불려진 명산이다. 
1998년 10월 13일 전남도립공원으로 지정된 바 있다. 웅장한 산세와 기암기석의 자태는 가을에는 능선부의 억새군락지와 조화돼 절경을 이룬다. 연대봉, 구정봉, 환희대 등 산봉우리와 능선에서는 다도해의 경관이 펼쳐지며, 바다 건너 제주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

고려시대까지만 하여도 산이 울창하였으며 천관사, 탑산사, 옥룡사, 보현사 등 89개의 암자가 있었으나, 현재는 절터와 몇 개의 석탑, 석불만이 남아 있다.

장천재의 깊은 계곡과 치솟아 있는 산정 일대의 봉우리는 정말 아름답다. 당암(堂巖), 고암(鼓巖), 사자암(獅子巖), 상적암(上積巖), 사나암(舍那巖), 문주보현암(文珠寶賢巖) 등은 일대 장관을 이룬다. 가을에는 단풍이 깊은 계곡을 아름답게 수놓으며, 겨울에는 푸르른 동백과 함께 주변 경관이 뛰어나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천관산의 빼어난 경승은 옛 선비들의 시문에 담겨져 명성을 떨쳤다. 존재(存齋) 위백규(魏伯珪)선생은  “지제지(支提志)”에 6개 동천(洞天), 89암자를 일일이 소개해 놓았다. 위백규의 아들인 위도급(魏道及)은 부친의 명으로 천관산의 경승을 일일이 탐방하며 96편의 한시를 지어 “지제지”에 부록하였다.

지금부터 30년 전인 1990년 7월에 천관산의 경승과 유래를 기록한 “지제지(支提誌)”를 발굴하여 학계에 처음 소개한 강남대학교 홍순석 교수는 천관산이 국가 명승지로 지정 예고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쁨을 함께 나눈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의견을 보내왔다.
 

“우선, 천관산이 국가 명승지로 지정된다고 하는 사실에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장흥군의 여러 분들이 그동안 천관산을 아끼고 잘 보존해 오신 성과를 평가 받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천관산은 빼어난 경승지라는 사실 외에도 인문학 자산의 보고라는 점에서 주목받는 명산입니다. 천년고찰인 천관사와 탑산사가 있는 불교의 성지입니다. 존재 위백규선생을 비롯하여 호남지역 실학자들의 자취를 살필 수 있는 곳입니다. 장천팔경에 남겨진 암각문에서는 장흥지역 선비들의 정취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명승지의 홍보 이상으로 인문학 자산의 발굴과 콘텐츠 개발이 향후 중요한 과제입니다.”
 

홍순석 교수는 현재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명예교수로 있으면서 해동암각문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다.금년도 2월말에 장흥문화원의 위황량 고문과 위종만 사무국장과 함께 장천팔경을 예비 답사한 바 있다. 이때 장흥문화원에 30년 전에 조사하였던 장흥관련 고문서와 민속자료를 기부하였다. 그리고 6월에는 역사기행한시선집으로 "천관산(天冠山)"을 간행하였다. 이 책에는 천관산에 관련한 한시 2백여 수를 담았다. 천관산을 장흥인 못지않게 사랑하는 학자이다. 향후에도 천관산 연구에 더욱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장흥문화원(고영천 원장)은 코로나로 연기된 장흥전통인문학강좌와 다양한 사업을 통해 명승지 천관산의 숨겨진 문화유산을 알리는 계기로 만들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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