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아나키스트’ 발간… 2018년 등단후 첫 작품집
 시 치료사로 활동… “시 쓰기로 우울감 떨칠 수 있어”

장흥 출신 이숨 시인의 시에는 “바다를 품은 바람이 실어오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땀 냄새”가 배어 있다. 시집 출간 소식을 전하는 시인은 가장 먼저 “부모님이 새벽에 김을 뜯고, 만드는 과정을 보면서 삶의 무게와 밥벌이의 숙연함을 봤다”고 말했다.

최근 시인은 시산맥이 주관하는 감성기획시선공모 당선 시집인 ‘구름 아나키스트’를 발간했다. 2018년 ‘착각의 시학’으로 등단해 동대문학상, ‘詩끌리오’ 작품상을 수상한 시인의 첫 번째 작품집이다.

작품집 발간 소식을 전해오는 시인에게선 첫 시집에 대한 설렘이 느껴졌다. 아마도 그 설렘의 기저에는 유년 시절, 빨간 고무통을 밀며 꼬막을 캐던 어머니의 숨결도 드리워져 있을 터였다. 바다의 감성과 고통은 시의 자양분이 되었을 것이다.

이숨 시인은 이번 작품집 전체적인 정서는 ‘슬픔’이라고 얘기했다. “사물을 바라보는 정서가 슬픔”이라 연민과 사랑을 동시적으로 투영했다는 것이다. 흔히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말이 있는데, 시인의 시적 형상화 방식을 이르는 말일 수도 있겠다. 어쩌면 장흥 정남진 바다가 키운 질긴 생명력과 원초적 바다가 주는 우울과 슬픔의 그림자일 수도 있다.

“전체적인 주제어는 ‘전복’입니다. 시집의 제목과 ‘구름의 아나키스트’와 연동되는 부분인데, 발버둥으로 슬픔을 다 쏟은 후에 비로소 전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의미지요.”
시인은 앞으로도 꾸준히 창작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그녀에게 “시는 바다”이자 “어머니의 자궁 속 양수에서 헤엄을 치는 평안의 존재”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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