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취 당하는 노비들이 ‘주인마님’하는 꼴”
“지도자 말과 행동 다르면 사회가 정신 분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7일 유튜브로 생중계 된 대담에서 친문(親文)지지층을 겨냥해서 “본인도 모르게 정치인의 노예가 됐다”고 했다.
두 사람은 이날 ‘조국사태’ 이후 “지지자들이 정치인의 이익을 위해 대신 싸우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안 대표는 “독일에서 만난 분이 (조국사태와 관련해) ‘정치인이 지지자 이익을 위해 싸우는 것이 정치인데, 한국에서 지지자들이 정치인 이익을 위해 싸우는 반대현상이 벌어지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소개했다.

이어 “조국사태로 벌어진 잘못된 일을 바로잡기는커녕 지지자들이 결집해서 개선될 여지마저 차단시킨 것”이라며 “지지자들이 본인도 모르게 정치인들의 노예가 된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진 전 교수는 “봉건시대 착취당하던 노비들이 ‘주인마님, 대감마님’하면서 위해주는 것 아닌가”라면서 “무조건 지지해주는 층이 있어서 (정권 사람들이) 막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국 지지자들이) 서초동에서 ‘사랑해요’ 외친 바탕에는 과도한 진영논리가 깔려 있다”며 “(집권세력인) 586세대는 민주주의에 대한 학습을 거의 하지 못해서,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도 선악의 싸움이라는 운동권적 사고방식”이라고 했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보다는 진영에 대한 유ㆍ불리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안 대표와 진 전 교수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문 대통령 취임사가 지켜지지 않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진 전 교수는 이를 조국사태에 빗대 “기회는 아빠찬스, 과정은 표창장 위조, 결과는 부정입학”이라고 했다. 이어 “과거 같으면 (조 전 장관이) 잘못했다고 인정이라도 할 텐데, 이번에 조국백서 나온 걸 보니 자기 잘못 아니라 시스템의 잘못이라잖아요”라며 “이 사람들이 들어와서 사회를 지탱하는 기본 규칙인 정의를 무너뜨렸다”고 했다.
안 대표도 “이번 (조국) 사태를 우리 편이냐 아니냐로 모든 것을 바라보는 조폭문화가 생각났다”고 맞장구쳤다.

두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문 대통령이 세월호 방명록에 ‘고맙다’라고 쓴 것을 보고 속내를 들켰다고 해야 할 지, 이 분의 세계관이 좀 이상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까지만 해도 문 대통령이 인의 장막에서 제대로 보고받지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국 전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하는 걸 보고 대통령 자신의 문제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문 대통령은 취임사부터 최근까지도 줄 곳 협치(協治)를 강조하고 있는데, 행동은 너무나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의사출신인 안 대표는 “의과대학 재학시절 정신과에서 배웠다”며 “부모가 아이를 기를 때 말과 행동이 다른 정도가 심하면 그 아이가 커서 정신분열증에 걸릴 수가 있다고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정치도 마찬가지로, 국가 지도자의 말과 행동이 다르다면 사회를 정신분열적 상황으로 몰고 갈 수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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