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전전하다가
방 한 칸 마련했다니
완행버스 삼백 리 길을
숨차게 오셨을 아버지
기념으로 단감 한 그루
마당에 심었습니다

기대 반 우려 반
그것은 기우였습니다
봄날엔 빨랫줄이 되고
여름엔 그늘이 되었습니다
가을엔 연지 곤지 얼굴들
보기만 해도 배가 불렀습니다

겨울 문턱에서
한 잎 두 잎 지는 잎사귀들
때를 알고
분수를 알아야 한다는
낯익은
당신의 말씀이었습니다

▶백학근 제3시집“그냥 저냥. 2020, 한림출판,92쪽”
장흥군 안양면 기산리, 2010 자유문예 시부문 신인상, 2011 문학춘추 시조부문 신인상, 2013 전남예총예술상, 2018 예총 여수지회 공로상, 2018 무등시조문학상, 한국문인협회전남ㆍ장흥문인협회, 별곡문학동인회 회원, 전남시인협회 회장, 광주 전남 시조시인협회 회장 역임, 2009 여수에서 초등교장 정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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